"한미약품 기술수출 공든탑 무너질라"‥제약업계 `멘붕`

유영·유유제약 등 잇따른 리베이트 사건에 신뢰도 추락…불똥 튈라 `초긴장`

최봉선 기자 (cbs@medipana.com)2016-06-10 06:08

서울종암경찰서가 8일 발표한 유영제약에 대한 45억원대 리베이트 사건에 이어 9일에는 경찰청이 유유제약에 대한 리베이트 정황을 포착하고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연이틀째 터져나온 제약기업들의 리베이트 사건으로 업계가 `멘붕`(멘탈붕괴)에 빠졌다.
 
무엇보다 지난해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기업에 8조원대 기술 수출이라는 성과를 거두면서 청와대까지 나서 제약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관계부처에 지시하는가 하면 이를 `창조경제`의 표본으로 인식하는 등 어렵게 쌓아놓은 신뢰도가 이번 리베이트 사건으로 일시에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팽배해 지고 있다.
 
A제약사 영업직원은 "의약품 리베이트 보도가 나와 같이 TV 앞에 있던 아이들 보기가 곤욕스러웠다"면서 "`리베이트 쌍벌제` 이후 돈쓰는 영업을 중단한 기업들이 적지 않았으나 이번 처럼 연이어 리베이트 적발사건을 접하고 보니 한마디로 `멘붕`이 됐다"고 토로했다.
 
B제약사 임원은 "제약업계는 그동안 협회를 중심으로 리베이트 없는 투명한 영업을 다짐해 왔고, 심지어 무기명 설문조사에서 거명된 회사를 공개하겠다는 방침까지 내걸고 척결에 나선 것이 무색하게 됐다"며 "결국 매출과 실적 앞에서는 누구든 `깨끗한 백조`가 될 수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결국 제약사들간 과열경쟁으로 쏟아붓는 리베이트가 약값의 거품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는 의혹을 받게 됐다"면서 "약값거품은 리베이트의 젖줄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제약업계는 특히 사정당국의 리베이트 수사가 여기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데 우려하고 있다. 아직도 제약사에 따라서는 리베이트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이다.  
 
업계는 `리베이트 약가연동제`에 이어 주는 자와 받는 자 모두를 처벌하는 `리베이트 쌍벌제`가 도입(2010년 11월28일)되면서 많은 제약사들이 리베이트를 중단해 왔으나 여전히 신종 방법을 동원해 리베이트에 의존하는 영업을 해왔다는 것을 방증해 주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초에 진행된 다국적기업 노바티스의 압수수색이나 현재 진행형인 전주 J병원 리베이트 수사결과가 나오면 제약산업 신뢰도는 또다시 추락할 것"이라면서 "제약회사의 의약품 리베이트는 신약개발 등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부분에 사용해야할 기업이윤을 비생산적인 부분으로 낭비하고 있다는 비난에 어떠한 변명의 여지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약업계에 그동안 회자됐던 교훈은 "과거에는 제약기업이 살기위해 리베이트를 할 수 밖에 없었다면, 이제는 살기위해 리베이트를 하지 말아야 하는 시대가 왔다"고 강조해 왔는데 이같은 말들이 또 한번 무색하게 됐다.
 
여전히 음성적 영역에서 공공연하게 행해지고 있는 리베이트로 인해 의사들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는 매번 실추되고 있고, 이를 제공한 제약사 역시 부도덕한 기업으로 치부될 수 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
 
이에 제네릭 의약품 매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제약기업들은 리베이트 규모와 매출이 비례한다는 등식이 성립되면서 손익계산서 계정의 판촉비가 아닌 별도의 판촉비가 과다해지는 악순환의 구조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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