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최저 비급여 진료비, "누구를 위한 명단 공개?"

접근성·환경 등 고려없이 천편일률적 공개 '마녀사냥'…"병원 서비스 왜곡"

조운 기자 (good****@medi****.com)2016-09-22 06:09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최근 상급종합병원의 분야별 비급여 진료비 최고·최저 비용 현황이 공개되면서 병원 간의 지나친 금액 차이가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지난 19일 윤소하 정의당 국회의원은 심평원의 2013~2015년 상급종합병원 비급여 공개 항목을 분석해 1인실 상급병실료의 경우 최고와 최저가 4.9배 차이가 나는 등 국민적 의료비 부담 완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윤 의원의 비급여 진료비 현황 발표로 최고와 최저 상급종합병원의 실 명단이 공개되면서 국민들은 왜 이토록 가격 차이가 크게 나야하는지 특정 병원을 가리켜 울분을 터뜨리는 등 사회적 파장이 만만치 않다.

윤 의원은 비급여 진료비 공개가 "국민들에게 병원 간 정보획득을 통해 의료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하고, 병원들이 다른 병원과의 비교를 통해 합리적 가격 결정을 하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 필요한 제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최고·최저 명단공개가 과연 국민 의료비 부담완화와 국민들의 선택권에 실제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해 적지 않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료 소비자들은 합리적 소비자로 자신들의 필요와 욕구, 개인의 기준에 따라 병원을 취사선택한다.

최근 상급종합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전달체계개선협의체가 진행 중이지만, 소비자 단체 내 에서도 "소비자들은 아무리 비싸도 믿고 맡길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급종합병원을 선호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실제로 누구에게는 의료비용이 또 누구에게는 의료 질이, 또는 부대시설과 주변 환경이 선택의 기준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가격이 높은 병원에 낙인을 찍듯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A 상급병원 관계자는 "비급여 진료비는 이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공개되고 있었다"며 "환자들에게 선택권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비급여진료비 공개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병원마다 의료진, 의료 서비스의 질, 의료기기 및 부대시설 등 투자하는 비용도 다르고 지역별 접근성과 환경이 다른 상황에서 이 같은 고려 없이 천편일률적으로 병원의 비용만을 두고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마녀사냥'과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

즉, 병원 별 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이 같은 최고·최저 명단 공개는 소비자로 하여금 병원들이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주어 오히려 올바른 선택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것 이다.

B 대학병원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서울과 지방은 땅값부터 다른 상황에서 병실료가 같을 수가 없지 않은가"라며 "진짜 소비자를 위한다면 소비자의 선택 기준에 따라 빅5는 빅5끼리 또는 같은 지역은 지역끼리 진료비를 공개해 비교할 수 있는 게 맞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윤소하 의원 본인 스스로도 "비급여 진료비 공개가 병원 의료진 및 의료기기의 수준 등 개별 병원 여건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밝힌 것처럼 비교 기준 없는 무차별적 비급여 진료비 명단 공개의 부작용은 명단이 공개된 병원들에게만 짐이 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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