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환자의 급증‥새로운 의료계의 '치료' 고민

새로운 약물도입에 따른 두통치료 패러다임 변화 필요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17-01-23 11:15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매년 환자가 늘어갈만큼, '두통'은 흔하지만 제대로 치료를 받은 경우가 드물다. 심지어 흔하게 쓰이는 진통제가 가장 대표적인 치료제일만큼 특정 적응증을 가진 약조차 드문 상태다.
 
이에 따라 관련 학계에서도 '두통'에 대한 치료가 집중되기 시작했다. 두통은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는 인식개선도 주요 과제로 떠올랐지만, 향후 몇년 내로 등장할 신약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치료방법의 논의가 부지런하게 진행되고 있다. 
 
대한두통학회가 '두통의 날'을 맞아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함께 직장인 905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3명 중 1명에서 만성두통의 위험이 있으나 두통 치료에 대한 인식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두통학회(IHS)의 '국제두통질환분류'에서는 주 2회 이상, 한 달에 8회 이상 두통은 만성두통 위험신호로 보며 한 달에 15회 이상 3개월 지속되면 만성두통으로 진단한다.
 
그런데 이번 설문 조사에 참여한 직장인 905명의 91%(824명)가 '최근 1년간 두통을 경험했다'고 답한 가운데, 두통 빈도를 묻는 질문에 29.3%가 주 '1-3회', 8.2%는 '아픈 날이 더 많다'고 답했다. 즉 직장인 3명 중 1명은 만성두통의 위험이 있으며, 10명 중 1명은 만성두통으로 진단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문제는 이들의 75.8%가 '두통 증상을 의사와 상담한 적이 없다'고 답했음에도 자신의 두통을 편두통(34.8%), 신경성 두통(21.1%), 긴장형 두통(7.8%), 목 디스크(2.1%) 등이라고 정의 내리는 등 자의적 판단으로 병명을 오인하는 경우가 흔했다.
 
학회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너무 흔하고 인식이 낮다보니 제약사들도 개발이 더뎌 치료 패러다임에 큰 변화가 없는 질환 분야가 있다. 두통도 그 중 하나"라며 "두통은 소극적으로 대응할수록 점점 잦아지고 세지는 메커니즘을 가지는 병이므로 혼자 병명을 오인하고 임기응변식 대응을 하면 일상에 더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효과적인 두통 치료를 위해서는 적절한 급성기 약물 요법으로 통증을 완화시키면서 두통의 빈도와 강도, 지속시간을 줄이기 위한 예방요법을 병행한다. 편두통이 발생하면 약물 복용을 통해 최대한 빨리 두통과 동반 증상들을 멈추거나 완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편두통에 대해서는 특이적으로 사용하는 급성기 약물이 많이 처방되고 있다. 이는 미국두통학회에서 1차 처방으로도 권고하는 '트립탄' 제제가 대표적. 트립탄은 세로토닌의 균형을 맞추면서 두통을 완화시키는 원리다. 또한 베타차단제, 항우울제, 항경련제, 리보플라빈 등의 다양한 약물을 단독 혹은 병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만성두통이나 만성편두통 환자 모두 두통 치료제를 과다 복용하고 있음이 드러나면서 문제는 심각해졌다.
 
대한두통학회 주민경 부회장은 "두통이 심해지고 나서 두통약을 복용하면 약물을 과용하게 돼 약물과용두통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올바른 두통약 복용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다행히도 몇년 전부터 두통치료는 조금씩 변화가 시작됐다. 만성두통에서는 '보톡스'가 사용되면서 약물 치료에 대한 부작용이 있거나 효과가 낮은 경우의 치료옵션을 만들어냈다.
 
학회에서도 주요 관심사인 떠오른 'CGRP(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항체'는 두통이 발생할 때 생기는 화학물질에 초점을 맞춰 연구가 시작됐다. 여기엔 암젠, 노바티스, 알더, 테바, 릴리 등 다국적제약사가 적극적으로 임상을 진행중이다.
 
아울러 부작용을 줄인 디탄(ditan)계열의 '라스미디탄'도 새로운 약물로써 주목을 끌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두통은 트립탄 계열, 베타차단제, 항우울제 등을 쓰면서 치료를 해왔다. 그러나 이제 두통도 신약이 필요할 때라고 본다. 곧 등장한 새로운 약물에는 성분 뿐만아니라 복약방식에도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이 치료제들이 도입되면 향후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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