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주사제는 늘어나는데‥환자 '거부감' 큰 숙제

해외에 비해 주사제 처방 낮은 한국‥좋은 약 나와도 무의미?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17-02-18 06:09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신규 주사제가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이는 특히 경구제에 의존적이던 당뇨, 정신질환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신규 주사제는 말 그대로 한번 맞으면 효과가 오래 지속되는 '롱 액팅(long-acting)'으로 변화를 시작했다. 사회활동을 해야하는 이들이나, 시간에 맞춰 약을 먹기 힘든 환자군에게는 이러한 장기지속형 주사제가 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이어졌다.
 
그러나 우리나라 의사들이 걱정하는 것은 대부분의 환자가 갖고 있는 주사제에 대한 '거부감'이다. 해외에 비해 이러한 주사제의 사용이 현저히 떨어지는 우리나라는 '주사제' 사용에 대한 인식개선이 급선무로 보여진다.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는 'GLP-1 유사체'는 의사들이 점차 안전성과 효과를 인정하는 분위기이다. 현재까지는 주 1회만 투여하는 제품이 대거 등장한 상태인데, 릴리의 '트루리시티'와 아스트라제네카의 '바이듀리언', GSK의 '이페르잔'이 그 주인공이다.
 
미국내분비학회의 2016 AACE/ACE 가이드라인에서도 당뇨병치료제는 GLP-1 유사체 > SGLT-2 억제제 > DPP-4억제제 순으로 권고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DPP-4억제제 > SGLT-2 억제제 > TZD 계열순이다. 주사제인 GLP-1 유사체는 우리나라 문화 특성상 사용률도 높지않고 환자들이 사용하기 꺼려하는 면이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당뇨병은 계속해서 주사제형의 신약들이 등장할 예정이다. 효과가 좋다고 알려진 GLP-1 유사체와 기저인슐린을 합진 복합제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FDA 승인을 받은 '트레시바'+'빅토자'를 합친노보 노디스크의 Xultophy'와 '란투스'+'릭수미아'를 합친 사노피의 'Soliqua'가 그것. 각 제제의 단점을 보완해 만들어진 제품이기에 효과적인 혈당 조절이 기대된다.
 
하지만 효과가 좋은 약이 나왔다고 한들, 국내에서는 그것이 '주사제'라면 말이 달라진다.
 
K대학병원 내과 교수는 "해외에서는 당뇨병 환자가 질병 초기부터 주사제를 이용한치료를 시행하곤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주사제라는 막연한 불안감과 거부감으로 이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먹는 약만 고집하다 혈당 조절에 실패하는 사례가 외국보다 훨씬 많다. 우리나라 환자는 인슐린 주사를 말기 당뇨병 치료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초기에도 필요하면 사용할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현병치료제도 경구제에서 주사제로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 최근 얀센의  월 1회 투여 제형인 '인베가서스티나', 그 업그레이드 버전인 연 4회의 '인베가트린자'. 그리고 월 1회 한국오츠카제약의 '아빌리파이 메인테나'가 출시됐다.
 
이러한 장기지속형 치료제 역시 보다 효율적인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마찬가지로 주사제에 대한 인식 개선이 우선시 돼야한다는 의견이 강하다.
 
S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정신질환자의 경우 약 복용을 쉽게 잊을 수 있고,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으면 치료효과는 급격히 떨어진다. 조현병 환자에게 약물 순응도를 높이는 것이 치료의 관건이라고 꼽는 이유가 이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흔히 장기적으로 약을 투여해야하는 환자의 경우, 정신적·체력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주사제형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 최근에는 주사제형에서 경구제 개발로 스위치되는 경우도 있다. 장기지속형은 그만큼 순응도를 높일수 있지만 그것은 환자들이 받아들이는 마음가짐과 국내 여건이 마련됐을 때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의사들은 무조건 환자들이 주사제를 싫어할 것이란 편견을 갖기보다는, 주사제에 대한 편의성과 효율성 등을 긍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태도가 요구됐다.
 
S교수는 "막상 주사제에 거부감을 갖고 있어도 장기지속형 주사제 투여를 받아 본 환자들은 경구제보다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처음이 어렵지 막상 접해보면 이점이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장점과 이점에 대해 환자에게 어떤 확신을 주느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태도나 선택도 달라진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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