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연조직 육종 치료제 '라트루보'‥텔릭스가 불씨 다시 살릴까?

라트루보, 2상 데이터로 신속 승인받으며 시장 출시‥그러나 3상 실패로 퇴출
텔릭스, 올라라투맙의 권리 획득하며 다시 한 번 연조직 육종 치료제에 도전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04-13 06:04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시장에서 철수했던 릴리의 '라트루보(올라라투맙)'가 3년 만에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라트루보는 임상 2상에서 뛰어난 효과를 보이며 FDA로부터 40년 만의 '연조직 육종(Soft Tissue Sarcoma, STS)' 치료제로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임상 3상에서 효과 입증에 실패했고, 결국 퇴출의 과정을 겪었다. 

그런데 호주의 생명공학 기업 텔릭스(Telix)가 '올라라투맙' 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500만 달러에 계약했다. 텔릭스의 성공에 따라 릴리는 추가로 비용을 지급받을 수 있다. 

텔릭스는 올라라투맙으로 또 한 번 연조직 육종 치료제 도전에 나선다. 

올라라투맙은 혈소판 유래 성장인자 수용체 알파(PDGFR-a)와 선택적으로 결합해 수용체의 활성화를 막는 단일클론항체로 개발됐다. PDGFR-a는 연조직 육종을 포함한 여러 종양에서 발현된다. 

텔릭스는 이 점을 이용해 영상용 방사성의약품과 암 표적치료제로 올라라투맙을 발전시킬 예정이다. 

이러한 소식에 업계는 라트루보의 꺼진 불씨를 텔릭스가 다시 살릴 수 있을지 주목하기 시작했다. 

2016년 '라트루보'는 임상 2상 데이터만으로 FDA의 우선 심사(priority review) 대상에 지정됐고, 신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을 받을 수 있었다. 

JGDG 2상 임상에 따르면, 진행성 연조직 육종 환자에서 현행 표준요법인 독소루비신 단독요법 14.7개월 대비 라트루보+독소루비신의 병용으로 전체 생존기간(OS) 26.5개월을 기록했다. 독소루비신 단독보다 11.8개월 연장이라는 획기적인 결과였다. 아울러 무진행 생존기간(PFS)도 6.6개월로 독소루비신 단독 투여 4.1개월보다 2.5개월 유의한 연장을 보였다. 
 
이와 같은 2상 결과로 라트루보는 빠르게 미국 종합암네트워크(NCCN), 유럽 임상종양학회(ESMO) 가이드라인에 합류했다.

하지만 라트루보는 임상 3상에 실패했다.

2019년 발표된 3상 ANNOUNCE 임상에서 라트루보+독소루비신 병용 환자는 독소루비신 단독보다 생존기간을 연장하지 못했다. 

이에 미국과 유럽은 곧바로 어떤 새로운 환자도 라트루보를 투약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라트루보는 시장 출시 후 퇴출되기 전인 2017년~2018년까지 5억 7백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텔릭스가 라트루보의 부활을 예고했다. 텔릭스는 연조직 육종에서 올라라투맙의 효과를 증명할 두 번째 기회를 선언했다. 

텔릭스는 올루라투맙에 대한 동반 진단 프로그램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텔릭스는 방사선을 이용한 표적 치료제 및 진단에 앞서있는 기업이다. 텔릭스는 올라라투맙이 방사성핵종 표적 치료제로써 잠재적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텔릭스는 리트루보가 2상과 3상에서 동일하게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더욱 그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연조직 육종은 모든 악성 종양 중 약 1%를 차지할 정도로 드물게 발생하는 '희귀암'이다. 진단 시 이미 질환이 진행된 경우가 많으며, 원격 전이가 일어난 4기 연조직 육종 환자의 5년 생존율은 10%미만에 불과 할 만큼 위중도가 높다. 
 
연조직 육종은 지방, 근육, 신경, 인대, 혈관, 림프관 등 각 기관을 연결하고 지지하며 감싸는 조직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다양한 하위 유형을 갖고 있다. 단 폐, 간 등의 장기와 몸을 지탱하는 뼈와 피부는 제외된다. 
 
반면 연조직 육종 환자수는 적어 데이터 형성이 어렵고, 증상이나 임상 경과도 상이하다. 연조직 육종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다학제 연구와 협력, 체계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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