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에서 주목받은 '케렌디아'‥'당뇨병' 동반 '신장질환' 대표 주자

광범위한 당뇨병 동반 신장질환 환자에서 혜택‥다양한 환자군에서 일관된 효과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06-09 06:05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2022년 학회에서 주목을 받은 치료제가 있다.

바로 바이엘의 제2형 당뇨병 동반 신장질환(Chronic Kidney Disease with type 2 diabetes) 치료제 '케렌디아(Kerendia, 피네레논)'다.

바이엘은 이 케렌디아를 잠재적인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꼽을 만큼 자신감이 넘쳤다.

그리고 그 자신감은 2022 미국당뇨병협회(American Diabetes Association, ADA)에서 빛을 발했다. ADA 사이언티픽 세션(Scientific Sessions)에서 케렌디아는 보다 광범위한 혜택을 예고했다.

케렌디아는 제2형 당뇨가 있는 만성 신장병 성인 환자에서 추정 사구체 여과율(estimated glomerular filtration rate, eGFR)의 지속적인 감소, 말기 신장병에 도달,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및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의 위험 감소를 위해 사용된다.

케렌디아는 승인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치료제다. 이는 그만큼 케렌디아가 미충족 수요를 제대로 파고들었음을 의미한다.

만성 신장질환(CKD)은 제2형 당뇨병에서 발생하는 매우 흔한 합병증 중 하나다. 당뇨병 환자의 약 40%는 만성 신장질환으로 진행될 정도. 이와 더불어 제2형 당뇨병과 관련된 만성 신장질환은 전 세계 많은 국가에서 신부전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 만성 신장질환은 진행성 질환이지만 말기신부전 직전까지 특이적 증상이 없어 알아차리기가 어렵다. 만약 신장질환이 말기신부전 상태까지 진행되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투석이나 신장 이식이 필요하다. 이는 사회적 경제적으로 부담이 클 뿐만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질 측면에도 악영향을 준다.

따라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신장 손상 및 신장 기능 검사 등을 통해 정기적으로 모니터링을 할 필요가 있으며,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로 신장병의 진행을 늦추고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제2형 당뇨병에서 신장질환을 일으키는 요인으로는 혈역학적 변화, 대사적 이상, 염증 및 섬유화로 세 가지가 지목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주로 혈역학적 요인과 대사적 요인을 표적하는 치료제만 존재했고, 염증과 섬유화를 표적하는 치료제는 부재했다.

그런 점에서 케렌디아는 최초의 무기질 코르티코이드 수용체의 비스테로이드성 선택적 길항제이다. 염증과 섬유화를 표적하는 새로운 기전이다.

무기질코르티코이드 수용체의 과활성화는 염증과 섬유화를 일으킬 수 있는데, 염증과 섬유화는 신장에 영구적인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 그런데 케렌디아는 무기질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과활성화를 억제해 염증과 섬유화를 줄이고 신장 손상을 억제한다.

이 기전으로 케렌디아는 만성 신장질환 및 제2형 당뇨병이 있는 환자에서 신장 및 심혈관 혜택을 입증했다.

전 세계 48개국의 약 5,700명 환자를 대상으로 한 FIDELIO-DKD 연구 결과, 케렌디아는 1차 복합 평가 변수인 말기신장병, 추정 사구체여과율의 40% 이상 지속적 감소, 신장 원인으로 인한 사망을 위약 대비 약 18%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아울러 주요 2차 평가 변수인 심혈관계 원인으로 인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도 약 14% 감소시켰다.

케렌디아는 2021년 7월 FDA로부터 승인됐으며, 국내에서는 올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2022 ADA에서는 FIDELIO와 FIGARO 임상의 세부적인 데이터가 공개됐다. FIDELIO-DKD는 중등증~중증, FIGARO-DKD는 경증 환자를 포함한 당뇨병성 신장질환 환자 대상 위약 대조 연구다.

이 두 가지 임상을 통합 분석한 FIDELITY 연구 결과, 케렌디아는 경증에서 중증에 이르는 폭넓은 당뇨병 동반 신장질환 환자에서 심혈관 사건 및 신장 관련 사건을 감소시켰다.

이러한 케렌디아의 혜택은 HbA1c 레벨과 무관하게 나타났다. FIDELITY 연구에는 총 13,026명의 환자가 분석에 포함됐으며, 평균 HbA1c는 7.7%, 당뇨병 지속 시간은 15.4년이었다.

일반적으로 높은 HbA1c 변동성(HbA1c variability)은 신장 및 심혈관 위험과 관련이 있다.

하지만 ADA에서 공개된 하위 분석 결과에 의하면, 환자의 시작 HbA1c 수준, HbA1c 변동성, 당뇨병을 앓고 있던 시간 등을 고려해도 케렌디아의 신장 및 심혈관 혜택 결과는 어떠한 차이도 없었다.

또한 케렌디아가 제공하는 신장 및 심혈관 혜택은 환자가 GLP-1 수용체를 사용하고 있더라도 영향을 받지 않았다. 총 13,026명의 환자 중 944명(7.2%)이 GLP-1 수용체를 사용했는데, 케렌디아는 환자가 다른 약을 먹고 있어도 그 효과를 유지했다.

여기에 실명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당뇨병성 망막병증(diabetic retinopathy)'을 케렌디아로 예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당뇨병성 망막병증은 당뇨병으로 인해 망막이 장기간 고혈당에 노출돼 손상을 입는 질환이다. 당뇨병 이환 기간이 15년 이상인 경우, 아무리 혈당을 잘 관리해도 망막병증 동반율이 약 80%로 알려져 있다.

비록 탐색적 데이터이지만, FIDELIO와 FIGARO 연구에서 케렌디아 약을 투여받은 134명의 환자 중 단 5명(3.7%)만이 2년 동안 시력을 위협하는 사건을 경험했다. 위약군에서는 110명 중 7명(6.4%)이 보고됐다.

지난 4월에 개최된 2022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회의(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ACC)에서는 케렌디아가 다양한 동반질환을 가진 환자에서도 이점을 보인다는 것이 드러났다.

2형 당뇨병과 신장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높은 확률로 동맥경화성 심장질환(arteri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 ASCVD)을 갖고 있거나 그 위험이 있다. ASCVD는 심장마비나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케렌디아는 ASCVD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모두에서 개선된 결과를 보여줬다.

바이엘은 케렌디아가 심장질환과 신장질환 치료를 위한 주력 제품이 될 것이라 자신했다. 케렌디아는 현재 심부전에서도 연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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