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이 없으면 '치료제' 급여도 힘들다‥학회들 한 목소리

비만, 두통 등 만성질환에 대해서는 '신약' 급여 상대적으로 소외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07-04 12:00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만성질환'은 신약이 나와도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기 힘들다.

환자 수가 많고, 당장 생사를 오고 가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우선순위가 뒤로 밀려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삶의 질'를 고려했을 때, 만성질환에도 '신약'과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최근 여러 학회들이 기존 치료제보다 획기적인 효과를 입증한 만성질환 신약에 대해 국가적 관심을 촉구했다.

대한비만학회는 비만 치료제에 대한 '급여'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서구화된 식사 및 생활습관으로 인해 비만 환자가 소아부터 성인까지 성별을 불문하고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비만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이유는 명백히 드러나 있다. 비만은 지금 당장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은 아니지만, 각종 암, 고혈압, 제2형 당뇨병, 뇌졸중, 관상동맥질환 등을 동반할 수 있다.

그동안 비만과 관련한 치료제가 거듭 출시돼 왔다.

대뇌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는 약물과 위장관에서 지방 흡수를 억제하는 약물 등 20여 년 전보다 비만 약물 치료 여건은 크게 개선된 편이다. 동시에 장기간 효과를 확인한 신약의 의학적 근거도 쌓이고 있다.

그런데 이 비만에서 급여가 된 치료제는 없다. 현재 비만 치료제는 비급여이기에 각 지역별 가격이 모두 다르다. 정해지지 않은 환자부담금에 따라 과도한 의료비 지출이 문제가 되고 있다.

한 예로 노보 노디스크의 GLP-1 유사체 '삭센다(리라글루티드 3mg)'의 경우, 성인 환자에서 ▲BMI 30 이상(BMI ≥30 kg/m2) 또는 ▲체중 관련 동반 질환(고혈압, 제2형 당뇨병, 당뇨병 전단계, 이상지질혈증 등)을 최소 하나 이상 보유한 BMI 27 이상(BMI ≥27 kg/m2)의 체중 관리에 저칼로리 식이 및 운동의 보조요법으로 허가받았다.

지난해 12월에는 BMI가 성인의 30 kg/m2 이상에 해당하고 60kg을 초과하는 만 12세 이상 만 18세 미만 청소년 환자에 적응증이 확대됐다.

이 삭센다는 진짜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뛰어난 체중 감소를 보여줬으나, 국내에서는 '미용' 목적과 혼동돼 일부 개원가의 홍보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대한비만학회는 비만도 만성질환과 같이 지속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의사들은 비만 치료제가 급여가 되면 '진짜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선별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대한비만학회 이재혁 언론·홍보위원회 이사는 "비만은 치료 과정이 상담, 약물 처방 뿐만 아니라 영양, 운동, 행동 등 다각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그러므로 비만 치료 관련 급여화가 이뤄져 환자들이 지속적이고 효과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두통학회도 높은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한 두통 신약에 대해 강조했다.

'질환의 위중도'를 따지자면 편두통은 '암'처럼 생명의 존속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지만 '삶의 질' 적인 면으로 따지자면 편두통 환자 역시 암환자와 비슷한 수준으로 고통을 받는다. WHO(세계보건기구)에서는 50세 미만 질병부담순위 1위로 편두통을 선정할 만큼, 환자 삶의 질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다고 꼽았다.

편두통 예방 치료에는 여러 미충족 수요가 존재했다. 편두통 예방 치료만을 위해 개발된 약이 없어 환자들은 항우울제나 고혈압 치료제 등을 복용했으며, 이러한 약제들의 예방 기전 또한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예방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의 만족도와 순응도가 낮은 상황이었다.

이와 관련해 'CGRP(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칼시토닌유전자관련펩타이드) 항체'는 편두통 치료에 있어 높은 편의성과 장기적 효과로 시장을 섭렵해 가고 있다.

국내에는 릴리의 '앰겔러티(갈카네주맙)'와 테바의 '아조비(프레마네주맙)'가 허가돼 있다.

두통학회는 2022 춘계학술대회에서 '만성 편두통(Chronic Migraine, CM)' 또는 '삽화성 편두통(Episodic Migraine, EM)' 등 다양한 두통 유형에서 CGRP 항체가 효과적임을 발표했다. 치료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던 '외상후 두통'에서도 항 CGRP 표적 치료제의 효과를 확인했다.

그러나 CGRP 항체 역시 국내에서 오래도록 비급여 상태다.

지난 5월, 2019년 국내 허가된 앰겔러티가 약제급여평가위원회로부터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았으나 아직 약가 협상이 끝나지 않았다.

의료계 관계자는 "두통은 트립탄 계열, 베타차단제, 항우울제 등을 쓰면서 치료를 해왔다. 이제 두통도 신약이 필요할 때라고 본다. 허가를 받거나 이미 받은 새로운 약물은 성분 뿐만 아니라 복약 방식에도 변화를 제공했다. 이 치료제들이 향후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