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직척추염' 치료 의사들‥'생물학적 제제' 개선 필요성 언급

EULAR, 강직척추염 1차 생물학적 제제로 IL-17A 억제제·TNF 저해제·JAK 억제제 권고
국내는 1종 이상의 TNF 저해제 치료 중단한 환자에게만 타 생물학적 제제 사용 가능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08-23 11:55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국내 '강직척추염' 치료가 글로벌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강직척추염은 염증이 생겨 진행성 강직을 일으키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적절한 치료가 지연될 경우 척추가 불가역적으로 변형될 수 있다. 척추가 변형되면 환자의 신체적 기능을 제한하고 삶의 질과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한창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20-30대의 젊은 층에서 강직척추염의 발병률이 높은 편이다. 따라서 강직척추염 치료 시 가장 중점을 둬야 하는 부분은 척추 변형이다. 척추의 영구적인 손상을 막기 위해서는 조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요구된다.

강직척추염의 초기 약물 치료는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NSAIDs)의 사용이다. 염증을 가라 앉히는 용도로 주로 처방된다.

만약 NSAIDs에도 질환이 계속 진행된다면 '생물학제제'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내에는 2006년 TNF 저해제가 강직척추염의 첫 생물학적 제제로 출시됐고, 2016년 인터루킨-17A 억제제, 2021년 JAK 억제제가 허가를 받았다.

새롭게 등장한 생물학적 제제들의 임상적 근거가 축적됨에 따라, 올해 6월 유럽류마티스학회(EULAR)는 가이드라인 개정을 통해 강직척추염의 1차 생물학적 제제 권고사항을 업데이트했다.

개정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강직척추염 1차 생물학적 제제로 TNF 저해제, 인터루킨-17A 억제제, JAK 억제제가 권고됐다. 다만 학회는 현재 관행으로는 인터루킨-17A 억제제와 TNF 저해제로 치료를 먼저 시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학회는 건선을 동반한 환자에서는 인터루킨-17A 억제제를 우선적으로 권고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 가이드라인을 그대로 따를 수 없다.

국내에서 강직척추염에 허가받은 인터루킨-17A 억제제는 1종 이상의 TNF 저해제에 반응이 불충분하거나, 부작용, 금기 등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에서만 급여가 적용된다.

그동안 기존의 1차 생물학적 제제로는 효과가 불충분한 환자들이 있어, 치료에 대한 미충족수요(unmet needs)가 있어 왔다.

TNF 저해제는 최근까지의 연구를 종합해 봤을 때, 척추의 강직을 억제하지 못하고 강직 진행을 완화하는 데 그쳤다. 이는 결국 척추 변형 억제라는 치료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노바티스의 인터루킨-17A 억제제 '코센틱스(세쿠키누맙)'의 경우, MEASURE 1 연장 연구에서 투여군의 약 80%가 4년간 척추의 구조적 변형이 진행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TNF 저해제는 결핵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활동성 결핵이나 잠복 결핵이 있는 환자는 TNF 저해제 투여를 중단하고 결핵 치료를 먼저 받아야 한다.

그런데 코센틱스는 28개 연구의 최대 5년 follow up 결과에서 활동성 결핵 혹은 잠복 결핵 재활성화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이밖에도 강직척추염 환자들 중 건선, 건선성 관절염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다. 건선을 동반한 강직척추염 환자를 TNF 저해제로 치료했을 때 도리어 질환이 악화된 사례가 보고되기도 한다.

그러나 인터루킨-17A 억제제의 경우 이미 건선과 건선성 관절염에 적응증을 갖고 있으므로, 이러한 동반질환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코센틱스는 20건 이상의 건선 관련 연구 중 FIXTURE 연구를 통해 관절 외 증상인 건선에 대해서도 TNF 저해제(에타너셉트) 대비 우수한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의사들은 강직척추염의 치료 목표인 척추 변형을 초기에 억제하기 위해서라도, 생물학적 제제의 급여 기준을 완화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단일 계열만 1차 생물학적 제제로 사용할 수 있는 현 국내 급여 상황은 강직척추염 환자들의 치료 중단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대한류마티스학회 홍승재 보험이사(경희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는 "인터루킨-17A 억제제의 가장 큰 장점은 척추 변형 진행을 막아준다는 점이다. TNF 억제제는 장기 연구에서 이 부분이 미흡했다. 또한 건선과 건선성 관절염을 갖고 있는 강직척추염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장기 연구를 통해 안전성도 입증된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홍 보험이사는 "조기에 인터루킨-17A 억제제로 척추 변형을 막는 것은, 척추가 변형된 뒤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이익이다. 충분한 근거가 마련된 만큼 국내 급여 기준에도 반영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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