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백신→ HPV 백신… 의사들이 나선 인식 개선

HPV, 남녀 모두에게 감염 및 전파될 수 있는 바이러스
관련 학회별 남녀 구분없이 HPV 예방 접종 중요성 알려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11-29 06:04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최근 개원가에 가면 눈에 띄는 문구가 하나 있다.

"남녀 모두 HPV 백신 접종 가능"

인유두종 바이러스(HPV)는 성매개 질환으로 남녀 모두에게 감염 및 전파될 수 있는 바이러스다. 성인 인구의 70%가 일생 동안 적어도 한번의 생식기 HPV 감염을 경험한다고 조사된다.

HPV에 지속적으로 감염되는 경우 여성 뿐 아니라 남성에서도 생식기 사마귀, 항문 상피내 종양, 항문암 등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남녀 모두에게 HPV 백신 접종을 통한 질환 예방이 권장된다.

실제로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여러 국가에서는 남녀 모두에게 HPV 백신을 권고하고 있으며, 대한감염학회에서도 지난 2019년부터 HPV 백신 접종 권고 대상에 남성을 추가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HPV 백신이 남녀 모두에게 접종 가능하다는 인식이 부족하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HPV 백신은 자궁경부암 백신으로 알려져, 더욱 여성에게만 편중돼 있다.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 민승기 보험부회장은 "HPV 백신은 자궁경부암 예방 접종으로 인식돼 있다. 이에 인유두종 바이러스 예방 접종으로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의사들은 남성도 HPV 예방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는 패러다임 전환에 직접 나서기 시작했다.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를 비롯해 다양한 학회들은 HPV 예방 접종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한 예로 HPV가 다양한 질환을 유발시킨다는 사실을 각 학회가 알리고 있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에 따르면, HPV 관련 구인두암은 국내에서도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다. 국내 구인두암 환자 80%가 HPV 감염과 연관돼 있는 것으로 보고될 정도.

대한요로생식기감염학회도 HPV는 여성에게 자궁경부암, 남성에게는 음경암, 남녀 모두에게 항문암과 두경부암 등 질환을 유발한다고 알리고 있다.

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 김용우 홍보부회장은 "HPV가 불임을 유발한다는 연구도 있다. 젊은 남성들에게 HPV 백신 접종은 불임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저출산과 난임률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HPV 백신을 적극 권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약사도 HPV 백신이 '남녀' 모두에게 중요함을 알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MSD는 가다실9의 광고 모델로 남자 배우를 택했다.

앞서 MSD는 배우 서강준을 인간 HPV 백신으로 내세웠고, 가다실9이 40대 중년 여성과 남성, 젊은 남녀에게 접종 가능함을 유쾌하게 풀어냈다.

최근에는 배우 여진구를 광고 모델로 선정해 남녀 모두 연령에 관계없이 접종 가능한 HPV 백신 정보 제공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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