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 감염병 첨병' 이비인후과 위기… "정책 배려 절실"

강처치 수가 신설·소아진료 가산 등 '이비인후과 살리기' 정책 촉구
"이비인후과는 대국민 감염관리 필수과… 전향적 대책 필요"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3-02-06 06:08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코로나19 등 호흡기 감염병 일선에서 진료에 앞장선 이비인후과가 존폐위기를 호소하며 정부에 전향적 정책 배려를 촉구했다.

낮은 방문당 진료비를 상대적으로 많은 환자수로 메우고 있었지만 코로나19 안정화 추세로 환자가 줄면서 이마저도 한계에 도달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급여에 의존하는 진료과지만 의료수가 인상률은 물가나 인건비 상승률에 미치지 못해 이중고가 더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강처치 수가 신설과 소아진료 수가 가산 등 정책 지원이 필요다하는 지적이다.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는 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비인후과 살리기'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황찬호 이비인후과의사회장은 먼저 이비인후과가 제2 펜데믹 사태를 대비한 필수 진료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급성 호흡기 감염 환자는 가장 먼저 이비인후과를 찾고, 이비인후과 의사는 두경부에 대한 해부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호흡기 감염병 환자 검사와 치료에 가장 적합한 진료과라는 설명이다.

코로나 첨병 역할을 수행하면서 직격타를 맞기도 했다. 내원일당 진료비가 소아청소년과, 가정의학과에 이어 세 번째로 낮다 보니 가능한 많은 환자를 보면서 유지하고 있었으나, 코로나19로 환자수가 전년 대비 65% 수준까지 감소하며 경영악화를 맞았다는 것이다.

황 회장은 "2020년과 2021년 이비인후과 매출과 환자수가 격감해 폐업이나 지역이전, 병원 유지를 위한 대출 등이 이어졌다"고 부연했다.

지난해에는 신속항원검사를 통한 코로나19 확진이 이뤄지며 환자가 많아져 매출이 회복되기도 했지만, 최근 코로나19 안정화 추세로 환자가 줄어 다시 존폐위기를 맞았다는 설명이다. 코로나 기간동안 물가와 인건비는 상승했지만,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의료수가 인상률로 이중고까지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비인후과 유지를 위해서는 강처치 수가 신설, 소아진료 수가 가산 등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먼저 강처치 수가는 코, 귀, 목구멍 등 이물질을 제거하는 것으로, 이비인후과에서 흔히 이뤄지는 치료행위다. 환자 불편감 감소와 질병 호전을 위해 시행되지만 수가로 인정받지 못해 신설 논의가 이뤄졌지만, 여전히 건강보험정책심의위훤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황 회장은 "강처치에는 의료진 시간과 노력, 기구 사용과 소독이 필수적이며 감염 노출 위험도 크지만 보상은 받지 못하고 있다"며 "강처치 건정심 통과가 하루빨리 이뤄져 감염관리 필수과인 이비인후과 의원을 유지 가능하게 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소아진료 특성을 고려한 수가 가산도 촉구했다. 소아환자는 협조를 구하기 힘든 데다 보호자에 대한 설명과 교육도 필요해 성인환자 2배가 넘는 시간과 노력이 든다.

검사나 처치 도중 다칠 가능성도 항상 존재한다. 실제 소아 귀지 제거 중 생긴 상처로 2000만 원에 달하는 손해보상 청구소송을 당한 예는 이 같은 어려움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이는 결국 의료계에도 소아를 기피하는 '노키즈존' 선호로 이어지며, 사회 전반에는 출산율 저하와 양육 어려움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이비인후과의사회는 소아진료 수가 가산 수준을 최소 5배에서 10배로 하는 전향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분만할 병원이 없다는 문제가 30년 전 제기돼 저출산 대책과 재정이 쏟아졌음에도 여전히 분만할 병원은 찾을 수가 없다"며 "30년 전 나온 이야기가 분만 수가가 반려견 분만 수가보다 싸다는 이야기였다. 10배라는 수치가 황당해 보일 수 있지만, 당시 10배를 올려줬다면 지금 같은 현상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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