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흑자에도 건보 국고지원은 불확실‥"재정 건전화" 총력

경기침체, 저출산·고령화, 부과체계 2단계 개편 영향으로 향후 수입 기반 약화
코로나19 안정화에 따라 의료수요 회복, 안정적인 재정 환경 낙관 어려워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4-05 06:02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국민건강보험 재정은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 지원금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지난 4일 전문기자협의회 간담회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 현재룡 기획상임이사(이사장 직무대행)는 "재정 건전화를 위해 총력할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2년 건강보험 재정(현금흐름기준)은 총수입 88조 7,773억 원, 총지출 85조 1,482억 원으로 당기수지는 3조 6,291억 원 흑자, 누적 적립금은 23조 8,701억 원(3.4개월분)을 보유하게 됐다.

전년 대비 수입(8.3조 원)과 지출(7.5조 원) 모두 증가했으나, 지출증가폭보다 수입증가폭이 높아 재정 수지가 개선됐다. 덕분에 2년 연속 당기수지가 흑자인 상황이다.

지출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개인 위생의 철저한 관리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7.5조 원(9.6%)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기간인 2020년, 2021년을 제외한 최근 10년간 평균 지출 증가율(8.6%)보다 높았다.

특히 2022년 상반기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동네 병·의원 검사 치료 체계 전환으로 코로나19 검사·치료비 지원이 4.1조 원으로 확대됐다.

암·뇌혈관 등 필수적 진료가 필요한 중증질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해 적절한 진료가 제공됐으며, 경증질환(특히 호흡기 질환)도 방역 체계의 단계적 완화로 의료이용이 크게 증가했다.

수입은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에도 불구하고, 취업자 수가 2000년 이후 22년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무엇보다 매월 상용근로자의 꾸준한 증가로 직장가입자 수가 증가했다.

이밖에도 2021년도 경제 성장과 대기업의 역대급 성과급 지급 및 연봉 인상 등 명목임금(명목임금상승률(5인이상))이 크게 증가해 직장보수월액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전년도(2022년 5월) 연말정산 보험료 또한 크게 올라갔다.

현 기획상임이사는 "공단은 다각적인 징수 노력으로 전년 대비 0.3조 원을 추가 징수했고, 불안정한 금융시장에도 적립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해 기준 수익률(Bench Mark 1.66%)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공단은 매년 '재정건전화추진단'을 구성 운영해, 재정건전화 과제를 발굴하고 있다. 약제비 위험분담제 확대, 직장가입자 정산관리 및 소득월액 부과, 분리과세 소득 부과기반 강화 등 그 예다. 이를 지출효율화 및 재정 절감을 위해 전사적으로 추진하는 등 수지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2년 연속 당기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침체,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지속적인 생산인구 감소, 부과체계 2단계 개편 영향으로 보험료 수입 기반이 약화될 우려가 남아있다.

아울러 코로나19 상황 안정화에 따라 의료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돼, 안정적인 재정 환경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정부는 지난 12월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및 필수의료 지원 대책(안)' 공청회를 개최한 후 '필수의료 지원 대책('23.1.31)' 발표 및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방안('23.2.28)을 확정했다. 이에 발맞춰 공단도 재정 관리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현 기획상임이사는 "건강보험 재정 누수 요인을 종합 점검하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재정 효율화를 추진하는 등 철저한 재정 관리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절감된 재정은 국민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와 국민 부담이 큰 재난적 의료비 지원 등에 투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공단은 수입 확충을 위해 소득 중심의 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을 굳건히 한다는 방침이다. 공단은 정부지원금 과소·한시 지원을 해소하기 위한 관련 법령이 개정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다만 건강보험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필수의료 강화, 지출구조 조정 등 재정 효율화를 통한 재정건전성 확보가 수반돼야 한다.

이와 관련 지난 2022년 8월 23일 복지부, 공단, 심평원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건강보험 재정개혁 추진단'이 발족돼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방안('22.12.8 공청회)'을 발표한 바 있다. 해당 대책은 재정누수요인 관리를 위한 관리·운영 중심의 재정 효율화 대책에 중점을 두고 있다.
 

공단은 급격한 고령화 등의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관리·운영 체계 개선과 더불어 건강보험제도 및 구조에 대한 근본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건강보험 재정 제도·구조에 대한 개편을 담은 중장기 과제는 2023년 하반기 수립 예정인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24~28)에 반영된다.

현 기획상임이사는 "공단은 복지부 등 관련 부처와 구체적 논의를 진행해 합리적인 개편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공단 자체적으로도 추가적인 재정 절감을 위해 고민 중이다.

2022년 10월부터는 건강보험과 장기요양을 통합한 '중기 재정건전화 계획('22~'26)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이는 총 6개 방향으로 ①합리적 지출 통제, ②사전예방 관리 강화, ③장기요양 재정안정화, ④보험료 수입 확대, ⑤서비스 및 경영 효율화, ⑥전략적 재정관리 강화로 정리됐다.

현 기획상임이사는 "향후 공단은 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필수의료 지원 대책, 재정 효율화 대책,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 등 구체적 실행 방안이 발표되면, 건강보험 사업의 수행기관으로써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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