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ADHD 치료제' 오남용 문제‥강남 마약 음료수와도 밀접

매년 ADHD 치료제의 오남용 문제 발생‥학생, 수험생 중심으로 불법 판매
대국민 홍보 및 인식 개선, 불법 사이트 근절 등 대대적인 조치 필요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4-19 11:50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최근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마약 음료수 사건이 발생해 큰 논란이 일고 있다.

기억력을 강화시키는 음료라고 건넨 제품에는 '메가 ADHD'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러나 정작 음료수에는 필로폰과 엑시터시 등 마약 성분이 담겨 있었다.

학원가에서 마약 음료수가 유통됐다는 것 자체도 충격이지만, 이전부터 ADHD 약이 '집중력 강화'를 목적으로 오남용돼 왔다는 점도 큰 문제다.

ADHD(Attention-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치료제는 주로 '메틸페니데이트' 계열이다. 

이 약은 아주 오래도록 '공부 잘 하는 약', '머리가 좋아지는 약'으로 암암리에 사용돼 왔다.

ADHD는 지속적으로 주의력이 부족해 산만하고 과다활동, 충동성 등을 보이는 상태다. 그런데 약물 치료를 받으면 집중력, 기억력, 학습능력 등이 전반적으로 좋아지고 주의 산만함, 과잉 활동과 충동성은 감소되는 효과가 있다.

이 때문에 ADHD 약을 먹으면 집중력이 좋아진다는 오해가 커졌고, 학원가 혹은 수험생을 대상으로 이 약이 불법적으로 판매돼 왔다.

우리나라는 의료용 마약류 처방 관리·감독 강도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오남용이 심각한 수준이다. 이는 매년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되고 있다.

2019년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메틸페니데이트 처방 건수는 최근 5년간(2014∼2019년 상반기) 320만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처방 건수를 보면 2014년 59만 4,212건에서 2015년 52만 6,584건, 2016년 50만 9,649건으로 감소했지만, 2017년에는 56만 2,063건으로 증가했고 2018년에는 64만 447건이었다.

연령대별 처방 현황을 보면 19세 미만이 235만 4천여 건으로 전체의 73.6%를 차지했다.

특히 메틸페니데이트 제제의 청구 금액은 수능을 몇 달 앞두고 급격하게 올라가는 양상을 보였다.

또한 ADHD 약물의 처방률은 유독 학원가에서 높았다.

2022년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ADHD 약물 처방자 거주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교육열이 높은 강남 3구와 노원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ADHD 약물을 가장 많이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ADHD 약물을 처방받은 인원은 7만 9,037명으로 지난 2017년 3만 7,308명에 비해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송파구가 6,403명으로 8.8%, 강남구는 6,324명으로 8.7%, 노원구는 4,661명으로 6.4%, 서초구는 4,345명으로 6% 순이었다.

가장 적은 자치구는 금천구와 중구로, 1,000명 내외만 처방받아 송파구와 7.8배가량 차이를 보였다.

따라서 ADHD 약물 처방 증가가 과도한 교육열과 약물 오남용 결과가 아닌지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의사들은 정상인이 ADHD 약을 먹을 경우 나타나는 부작용을 우려했다.

메틸페니데이트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 있다. 이 약을 오남용할 경우 신경과민, 불면증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매년 학생들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ADHD 치료제의 오남용 문제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의료계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집중력 강화 약은 없다는 것을 강조했다. 더군다나 학업 능력을 높이기 위해 전문의약품을 오남용하는 것은 상당히 많은 위험성이 내포돼 있다는 의견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ADHD 불법 판매를 막기 위한 대국민 홍보 및 인식 개선, 불법 사이트 근절 등을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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