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차기 이사장, '의사 vs 내부 출신'‥노조도 예의 주시

의사 출신 정기석 교수, 장성인 교수‥건보공단 전(前) 김필권, 김덕수 기획이사
굵직한 현안 고려해 5월 중순 임명 예상‥의사 출신 후보에 노조 '중립성' 우려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4-25 12:09

왼쪽부터 정기석 교수, 장성인 교수, 건보공단 김필권 전(前) 기획이사, 김덕수 전(前) 기획이사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차기 이사장 자리에 총 6명이 공모에 참여했다.

후보는 크게 의사와 공단 출신 내부 인사로 나뉜다.

과거 성상철 전 이사장(2014∼2017) 등의 전례가 있듯이 이번에도 의사 출신 이사장이 탄생할지, 최초로 내부 출신이 이사장으로 임명될지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이사장 후보에는 전(前) 질병관리본부장 및 한림대성심병원장을 지낸 정기석 교수, 한국사회보장학회 이사와 연세대 의료원 보건정책 및 관리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장성인 교수, 전(前) 건보공단 기획이사를 지낸 김필권, 김덕수 이사 외 2명 등이 있다.

건보공단 이사장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업무 총괄 및 소속직원의 지휘·감독을 맡는다. 이사장의 임기는 임명일부터 3년이며, 경영실적 평가 결과에 따라 1년 단위 연임이 가능하다.

건보공단 이사장의 지원 자격은 초빙 공고에서 아주 명쾌하게 명시돼 있다.

▲최고 경영자로서의 리더십과 비전 제시 능력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등 사회보장·사회복지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과 경험 ▲조직관리 및 경영능력 ▲청렴성과 도덕성 등 건전한 윤리의식을 갖춘 사람이다. 더불어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34조, '국민건강보험법' 제23조 및 '정관' 제13조에서 정한 임원의 결격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야 한다.

이 가운데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등 사회보장·사회복지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과 경험'에 있어서는 후보자들 모두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정기석 교수는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한림대학교 의료원장으로 일하며 의료계에서 굵직한 업적을 남겼다.

이후 2016년에는 질본관리본부장에 취임해 2년간 메르스·지카바이러스 등 해외 감염병에 철저하게 대응해 국가방역체계 토대를 구축했다.

지난해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코로나19 특별대응단 단장 겸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다.

후보자들 중에서 가장 젊은 40대 연세의대 예방의학과 장성인 교수는 전공의 시절 전공의협의회장을 맡으며 정책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후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 등의 주요 연구를 주도했고, 한국보건행정학회 이사, 한국사회보장학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장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 후보 시절에는 선거대책본부와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다.

전(前) 건보공단 기획상임이사를 지낸 두 명의 인물도 마찬가지다.

건보공단의 기획상임이사는 기획조정실, 법무지원실, 재정관리실 및 국민소통실 업무를 총괄한다.

김필권 전 기획이사의 경우 이사장 도전만 세 번째다.

그는 1987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입사해 본부 주요부서 부장, 경북북부지사장, 자격징수실장, 대전지역본부장 등 건보공단과 역사가 깊은 인물이다. 그는 2015년 기획상임이사로 임명됐다.

김덕수 전 기획이사는 1987년 직장조합에 입사하여 일선 지사장과 경영지원실장, 인재개발원장, 기획조정실본부장, 경인지역본부장, 서울강원지역본부장 등 주요보직을 두루 역임했다. 그는 2020년 기획상임이사로 임명됐다.

나머지 ▲최고 경영자로서의 리더십과 비전 제시 능력 ▲조직관리 및 경영능력 ▲청렴성과 도덕성 등 건전한 윤리의식을 갖춘 사람 등의 조건은 조만간 있을 공모자 면접 심사에서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다.

건보공단 이사장은 임원추천위원회가 복수의 후보를 추천하면, 보건복지부 장관이 1명을 제청하고 대통령 재가를 받아 임명된다. 

심사 방법은 1차 서류심사와 2차 면접심사로 이뤄지며, 통상적으로 이사장 공식 임명까지 약 2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다.

하지만 여러 가지 현안을 고려해 차기 이사장 임명은 5월 중순이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임명될 신임 이사장은 건보공단의 산적한 정책 과제들을 처리해야 한다. 지난해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건강보험재정 안정화와 공공기관 혁신이 사회적 이슈가 된 상황.

이와 관련해 공단은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재정 지출 증가, 기금화 등의 외부통제 강화 요구, 지속적인 건강보험의 개혁과 관리체계 혁신 요구 등 시급한 현안을 갖고 있다.

더불어 필수의료에 대한 보장성 강화와 본인부담상한제와 재난적의료비 등 의료비 부담 경감을 지속 추진하면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에 포함된 재정누수 요인 점검, 비급여 관리, 불법행위 엄단, 재정지킴이 운영 등을 이끌어 가야 한다.

당장 다음 달에는 2024년 수가 협상도 앞두고 있다.

다만 건보공단의 노동조합이 공개된 후보들을 상대로 상당한 우려를 내놓고 있다.

공공기관은 정부의 공공사업을 위탁받아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관이다. 그러므로 노조는 공공기관 임원들은 높은 책임감과 도덕성은 물론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노조는 이사장 후보 중 의사가 포함돼 있다는 것을 경계했다.

노조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가입자인 국민을 대신하는 보험자의 수장이다. 그런데 공급자인 의사들이 공모에 참여한 점이 우려스럽다. 의료영리화·민영화 정책에 동조하며 비젼 없는 무리한 정책들을 밀어붙이는 인물이 공단 이사장으로 선임된다면 건강보험 공적 기능은 무너지고 제도의 근간이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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