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비대면진료 수가, 대면보다 높은 나라 극소수"

현재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수가 130%…호주·프랑스 등과 차이
노조 "의료 질 낮은데 의료비 높은 상황, 어처구니없는 수준"
의협 50~100% 수가 가산 요구에도 문제제기…비용평가 요구
국회 향해선 비대면진료 의료법 개정안 졸속 심의 중단 촉구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3-08-03 12:01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보건의료노조가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수가를 문제 삼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3일 '의료민영화 교두보. 비대면진료 법제화 시도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으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냈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수가는 기존 진찰료 100%와 시범사업 관리료 30%로 구성돼 일반 진찰료 대비 130%로 책정돼있다.

이는 해외와 비교할 때 차이가 있다.

호주의 경우 비대면진료의 수가는 대면진료의 50% 수준이며, 프랑스는 팬데믹과 같은 위기 상황 시 국가에서 100%를 보장하고, 일반적 상황에서는 70%를 적용하고 있다.

노조는 "제공되는 의료의 질은 더 낮은데도, 책정된 의료비가 더 높은 상황은 해외와 비교해도 어처구니없는 수준"이라며 "비대면진료에 더 높은 수가를 제공하는 국가는 거의 없으며, 대부분 대면진료보다 낮은 진찰료를 책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비대면진료가 본격 시행되면 현행 가산수가가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라며 "의협이 50~100% 수가 가산을 요구하고 정부가 이에 수긍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수가가산이 건강보험재정에 미칠 제대로 된 영향평가가 이뤄지지 않았고, 비대면진료 전면 허용 시 늘어날 수 있는 의료행위량과 낭비적인 비용지출에 대한 분석과 평가도 진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130%의 수가는 공단부담금도 늘리지만 동시에 본인부담금도 30% 늘어나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며 "보험료 납부는 능력별 차등이 있지만, 진료에 있어서는 누구나 동일한 혜택을 받는 보편적 건강보험이었으나, 이제는 돈을 더 내야 비대면진료를 이용할 수 있는 선별적인 특성이 도입돼 매우 우려스럽다"고 진단했다.

또 "영리 플랫폼 업체들이 환자와 의료기관, 약국 등을 중개하도록 제도화하는 것은 의료시장에 기업 진출을 허용하는 것이며, 사실상 영리병원을 도입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의료상업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비대면진료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졸속 심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비대면진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이달 중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국회는 건강보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의료법 개정안을 졸속으로 다뤄서는 안 된다. 졸속으로 심의하고 있는 의료법개정안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의약품 오남용, 의료의 질적 수준 저하, 의료상업화를 부추기는 위험 등이 확인됐음에도 초진이냐 재진이냐 등 부차적 내용들만 심으면서 법안통과절차를 밟고 있다"면서 "비대면진료는 건강보험재정에 위협을 줄 우려가 큰 점을 문제로 삼아야한다. 공공의료 확충, 간호인력 확대 등을 해결하는 일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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