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범죄 목격 트라우마, 한 달 지속되면 병원 상담해야

두근거림·메스꺼움·비현실감…자율신경계 과활성 인한 신체 반응
대부분 시간 지나면 회복, SNS 자제하고 가족·친구에 털어놓는 것 도움 돼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3-08-10 10:40


최근 불특정인을 대상으로 벌어진 묻지마 흉기 범죄에 많은 사람들이 공포와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벌어진 사건의 경우, 직접 목격한 이들의 수도 상당하다. 이러한 충격이 현장에 있던 사람들에게 또다른 정신적 트라우마가 되지는 않을까.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상훈 교수에게 범죄 목격으로 인한 트라우마에 대해 의학적 소견을 들어봤다.

◆범죄 목격으로 정신적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을까

트라우마의 정의는 '스트레스 사건 중에서 가장 충격적이고 압도적인 경험'을 말한다. 흔히 범죄, 전쟁, 폭행 등과 같이 목숨을 잃을 뻔 하는 것, 심한 부상을 당하는 것, 사망 사건에 노출되는 것 혹은 성폭행과 같은 충격적인 경험을 하거나 이와 연관된 상황에 노출되는 것이 트라우마다.

트라우마는 직접 경험할 수도 있지만, 그 사건이 다른 사람에게 일어난 것을 생생하게 목격하는 것도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최근 신림동이나 서현역 흉기 난동과 같은 사건을 직접 목격한 경우도 트라우마를 경험한 것이 된다.

◆트라우마 반응은 어떻게 나타날까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목격한 장면이 반복적으로 떠올라서 괴롭거나 신체적 반응으로 두근거림, 숨 가쁨, 목이나 가슴이 조이는 느낌, 소화불량 및 메스꺼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불면, 과다각성, 우울, 멍함, 비현실감 등도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자율신경계 과활성 등의 스트레스 반응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목격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흉기 난동과 같은, 혹은 이처럼 충격적인 사건을 목격한 누구라도 트라우마 반응을 보일 수 있다. 다만, 이는 비정상적인 환경에 대한 정상적인 우리 몸과 마음의 반응이다. 시간이 지나면 대개는 회복된다.
 
하지만 이러한 트라우마 반응이 너무 심해 일상생활이 어렵거나 1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정신건강 전문가 도움을 꼭 받아야 한다. 트라우마 이후 나타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정신과적 질환은 PTSD(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이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오상훈<사진> 교수는 충격적인 사건을 목격한 후 몸과 마음이 힘들다면 다음과 같은 정신건강 수칙을 실천해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1. 감정을 너무 억누르려 하지 말고, 자신을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해본다.
2. 친한 사람들과 함께 지내고, 물리적으로 너무 고립되지 않도록 한다.
3. 적절한 휴식, 운동, 균형 있는 식사로 몸을 돌본다.
4. 음악, 목욕, 명상 등으로 긴장을 푸는 시간을 갖는다.
5. 이사나 이직 같은 큰 결정은 뒤로 미룬다.
6. 미디어와 SNS 노출을 줄인다. 뉴스 등을 통해 유사한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운 기억을 유발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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