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DTx 만든 에임메드, 왜 삼성전자와 손을 잡았나?

정부 DTx 급여 신설에도…솜즈, 비급여·비처방 영역서 판매 
기대 못 미친 수가 원인…갤워치 결합 통한 치료 순응도 향상 기대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3-09-19 06:09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국내 1호 디지털치료기기(DTx) '솜즈(Somzz)'를 개발한 에임메드가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선 가운데, 선별급여 대신 비급여 시장 진출을 택해 주목된다.

그러면서 회사는 웨어러블 기기와 결합한 웰니스 형태의 앱(App) 출시를 통해 비처방 영역 확장에도 나선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임메드 솜즈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근거창출전문위원회 심의를 마친 오는 11월 의료기관에서 실제 처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에임메드 정경호 본부장은 최근 한국약제학회 제제기술 워크숍에서 "오는 11월부터 6개 기관에서 처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아울러 더 많은 환자들이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고민 끝에 비급여를 선택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갤럭시 워치 연동한 비처방용 '솜즈' 개발

에임메드는 비처방용 시장 진출을 위해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와 손을 잡고 갤럭시 워치 전용 솜즈를 개발한다.  

이를 위해 회사는 최근 삼성전자와 '웨어러블 디바이스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개발 및 사업협력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양사는 서비스 사용자 동의하에 갤럭시 워치에서 수집되는 수면, 운동 등 데이터를 솜즈와 연동한다. 

수집된 데이터는 기반의 개인화된 맞춤형 서비스의 제공, 개인 수면예측 모델 개발, 나아가서는 갤럭시 워치 전용 솜즈 개발 협력 및 출시하기로 했다.

또한 향후 에임메드에서 개발되는 디지털치료기기와 갤럭시 워치 간 지속적 협업모델을 개발, 'EAP(임직원 건강관리 서비스)', '시니어 헬스케어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政, 디지털치료기기 급여 신설했지만…

솜즈는 불면증 증상개선을 목적으로 불면증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의 하나인 불면증 인지행동치료(CBT)를 모바일 앱으로 구현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다. 

이 CBT 프로토콜에 따라 자극조절법, 수면제한법, 수면습관교육법, 이완요법, 인지치료법 등을 앱으로 구현한다.

솜즈는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 심사에 따라 국내 1호 디지털 치료기기로 승인됐다. 

회사가 진행한 국내 임상시험 결과에서 제품 사용 전 보다 사용 후 불면증 증상이 유의미하게 개선됨을 확인하면서다. 

또 국내 디지털치료기기는 솜즈에 이어 지난 4월 2호 디지털치료기기인 '웰트-I'까지 식약처 품목허가를 받은 상황. 

이에 정부도 새 치료기술 등장에 디지털치료기기를 제도권 안으로 품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7월 열린 제13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DTx 건강보험 적용 가이드라인 제정(안)’을 의결하면서다.  

제정(안)에 따르면 디지털치료기기에 대해 3년간 건강보험 임시등재를 추진하지만, 수가체계는 급여와 비급여 '투 트랙'으로 나눴다. 개발사는 급여와 비급여 중 원하는 트랙을 선택할 수 있다. 

급여의 경우 기준금액(기기료) 대비 보험자 부담은 10%, 환자본인부담이 90%다. 비급여는 환자본인부담 100%에 요양기관이 산정한 금액이 추가로 부과된다. 
기대 못 미친 수가 속…美 DTx 산업도 비처방으로 선회 

에임메드가 비급여 트랙과 비처방 시장으로 눈을 돌린 까닭도 여기에 있다. 급여등재 시 수가 보상은 업계 기대와 달리 턱 없이 적다는 것. 그 중 기기에 대한 원가 산정 방식도 업계로서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심평원이 DTx 원가 산정을 위한 가이드라인으로 'SW사업 대가산정 가이드'를 적용 중에 있다. 이는 국가기관에서 소프트웨어 관련 사업을 추진할 때 기준으로 삼는 가이드라인이다. 

여기에 국내개발신약 개발원가 산출기준을 그대로 준용해 연구개발비에 따른 가중치를 부여한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S/W 개발 트렌드와는 맞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SW사업 대가산정 가이드는 기능이나 페이지가 복잡할수록 원가가 올라가는 방식"이라면서 "웹 페이지를 간소화하는 지금 SW 개발 트렌드와는 전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즉, 디지털치료기기를 내놨더라도 현행 보험제도 상으론 제대로 된 보상을 받기 힘들다는 것.

미국 디지털치료기기 제조사들의 최근 행보도 눈여겨 봤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DTx 기업 아킬리 인터랙티브(Akili Interactive)는 지난 6월 자사 비디오 게임 방식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개선 DTx '엔데버(Endeavour)'를 처방전 없이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아킬리는 8세부터 12세 아동 ADHD 치료를 적응증으로 2020년 '엔데버Rx'를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승인 받은 바 있다.   

회사는 앱 다운로드를 통해 처방 제한 없이 일반인에게도 DTx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자 수익은 반등했다. 

엔데버OTC 출시 후 첫 3개월 동안 매출 34만1000달러를 기록하면서다. 2022년 아킬리 연매출인 32만3000달러를 단숨에 뛰어넘은 셈이다. 

“디지털 기기 연동해야 진정한 DTx 가치 실현” 

에임메드가 비처방 영역 확장을 시도하는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개인화 작업이다. 

생체신호를 탐색하는 개인화 작업을 진행하려면 디바이스 연계가 불가피하다는 것.

즉, 갤럭시 워치에 솜즈가 임베디드 되면, 워치 센서를 통해 훨씬 많은 양의 개인 수면 데이터를 자동으로 쌓을 수 있을 거란 판단이다.  

이에 대해 정 본부장은 지난 2월 메디파나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디지털치료기기 개발사로서는 미국 최초로 FDA 승인을 받은 페어 테라퓨틱스가 고전한 이유도 개인화 실패에 있다"고 설명했다. 

인지행동치료를 위해서는 수면기록 등을 사용자가 앱에 직접 입력해야 됐기 때문에 치료 순응도는 낮을 수 밖에 없었다는 것. 

따라서 갤럭시 워치를 통해 사용자 생체신호가 솜즈 앱에 자동으로 입력된다면, 치료 효율은 더욱 올라갈 거라 봤다. 

정 본부장은 "다양한 분야에서 연동과 조합이 이뤄져야 디지털치료기기의 가치가 형성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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