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 표적치료제, 급여 쉽지 않네"‥가브레토·레테브모, 모두 '멈춤'

레테브모, 약평위 통과했으나 공단과 약가 협상 결국 결렬‥아쉬움 남아
가브레토, 약평위에서 급여 적정성 인정 못받아‥로슈도 판권 포기한 상태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9-27 06:02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RET(REarranged during Transfection) 유전자 변이' 표적치료제가 국내에서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한국릴리의 '레테브모(셀퍼카티닙)'와 한국로슈의 '가브레토(프랄세티닙)' 모두 급여에서 빈번히 탈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RET 변이암'에 대한 치료적 갈증은 상당히 컸다.

RET는 모든 사람 세포에 존재하는 유전자 종류로 암을 유발하는 주요 이머징 바이오마커다. RET은 정상적인 기관 형성과 신경, 신경 내분비, 조혈 및 남성 생식 세포를 포함한 여러 조직 유형의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융합 변이(fusion) 또는 점 돌연변이(point mutation) 등 RET 유전자 변이로 RET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면 악성 종양을 발생시킨다.

RET 유전자 변이는 폐암, 유방암, 대장암, 식도암, 갑상선암, 난소암 등 다양한 암의 원인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주로 비소세포폐암, 갑상선암, 갑상선 수질암에서 발견된다.

레테브모는 2022년 3월 ▲전이성 RET 융합-양성 비소세포폐암 성인 환자 ▲전신요법을 요하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RET-변이 갑상선 수질암이 있는 성인 및 만 12세 이상 소아 환자 ▲방사선 요오드에 불응하고, 이전 소라페닙 및/또는 렌바티닙의 치료 경험이 있으며 전신요법을 요하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RET 융합-양성 갑상선암 성인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승인됐다.

가브레토도 같은 시기에 ▲RET 융합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RET 변이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갑상선 수질암에 허가를 받았다.

다만 두 치료제는 다른 길을 걸어갔다.

레테브모는 올해 5월, 제5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았고 가브레토는 7월 제7차 약평위에서 비급여 판정을 받았다.

가브레토의 경우 한국로슈가 급여를 위해 다시 힘쓸 가능성이 매우 낮다. 로슈가 원개발사인 블루프린트와의 공동 판권 계약을 파기하면서 가브레토의 판매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브레토는 내년 2월 로슈의 손을 완전히 떠나게 된다.

약평위에서 가브레토가 비급여로 결정된 이유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확인받을 수 있었다.

한국로슈는 가브레토가 경제성평가 자료 제출 생략 가능 약제라고 주장했고, 위함분담 총액제한형 및 환급형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약평위는 가브레토가 대체약제와 직접 비교 임상시험이 없고, 대체약제 대비 상대적으로 임상적 유용성이 불분명하다고 판단했다.

폐암 1차에서는 '페메트렉시드+플래티넘±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이, 2차 이상에서는 '도세탁셀 단독요법'이, 갑상선암에서는 '반데타닙 단독요법' 등이 대체약제로 선정됐다.

특히 가브레토의 폐암 ARROW 연구에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을 받지 못하는 취약한 환자가 다수 포함돼 현재의 1차 치료와 비교하는 것이 무리였다. 그러므로 현재 진행 중인 1차 치료제로써 가브레토와 펨브롤리주맙+페메트렉시드+카보플라틴을 비교하는 3상 연구의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고 언급됐다.

게다가 최근 가브레토는 미국에서 갑상선 수질암 치료 적응증도 자진취하한 상태다. 로슈는 임상시험이 정식 품목허가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 만큼 진행되지 못해 FDA와 논의 끝에 해당 적응증을 철회하기로 합의했다.

반면 약평위를 통과한 레테브모는 무난하게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약가협상을 끝낼 것이라 전망됐으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약가 협상이 결렬된 것.

레테브모는 NCCN 가이드라인에서 RET 융합-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1차 치료제로 권고되고 있다. 그리고 RET 변이 갑상선 수질암은 예후가 좋지 않고 생존율도 낮다. 이 상황에서 레테브모는 RET 변이 환자가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제였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레테브모 허가의 기반이 된 LIBRETTO-001 연구는 RET 유전자 변이 암 환자를 대상으로 전 세계 12개국에서 진행된 최대 규모의 오픈라벨(open-label) 1, 2상 임상시험이다. 레테브모는 RET 융합-양성 비소세포폐암, RET 융합-양성 갑상선암 환자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RET 유전자 변이 암환자를 위한 새로운 정밀의료의 시대가 열렸다고 생각했지만 급여에 실패하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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