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수급 불안정 사태‥'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 역할론

"심평원, 훌륭한 시스템 갖고 있음에도 제대로 활용 안하고 있어"
수급 불안정 의약품, 사전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신속한 대처 요구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10-20 06:04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의약품의 '수급 불안정' 문제가 자주 거론되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운영하는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의 역할론이 제기됐다.

훌륭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심평원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심평원은 의약품 유통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생산에서 사용까지 현황 정보를 관리하는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제약사와 유통사들은 이 센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유통 보고를 하고 있다.
 
한정애 의원이 공개한 SNS 글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한 약사가 올린 SNS 글을 공유했다.

해당 약사는 세프포독심프록세틸 동일 성분의 모든 용량, 모든 제형이 품절인 상황을 언급하며 '약이 없어요'라고 사진을 한 장 올렸다.

한정애 의원은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에 해당 글의 의약품 공급 내역을 요청했다.

한 의원은 "제약사에서 만든 것, 수입사가 공급했던 현황, 그리고 도매상이 실질적으로 공급한 양을 살펴봤다. 2022년, 2023년 상반기까지 문제가 없다가 이후 공급이 조금씩 줄기 시작한다. 도매상에서 공급해 약국과 의료기관으로 가는 유통량이 88% 정도로 나왔다. 약을 만들지 않아 공급 부족도 있지만 도매상에서 시중에 유통을 하지 않는 것으로도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 의원은 센터로부터 이 자료를 받기까지 반나절도 걸리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심평원이 의약품 데이터 관리와 분석을 잘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의약품관리센터가 특정 약의 수급 불균형 및 품절 사태를 빨리 대처할 수 있다는 점도 보여준다"고 말했다.

지난 7월 개최된 '의약품 수급불안정 대응 민관협의체'에서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가 제출한 자료만 살펴봐도 얼마나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지 알 수 있다.

의약품관리센터는 수급 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해열제, 항생제, 거담제 등 25개 의약품에 대해 자료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생산량, 공급량, 적정량 등을 파악해 어디서 문제가 생겼는지 알 수 있었다.

한 의원은 "심평원은 의약품 수급 불안정에 미리 대처할 수 있었다. 의약품관리센터가 문제되는 부분을 확인해 사전에 조정할 수 있었음에도 이러한 사태가 지속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응급실 뺑뺑이도 모자라 '의약품 뺑뺑이'가 발생하는 현실이라고.

서 의원이 수급이 불안정한 주요 의약품 11개 성분, 21개 품목을 분석한 결과 그 중 1/3은 제네릭이 없는 의약품이었다. 

지난 6월 대한아동병원협회가 44개 아동 병원을 대상으로 필수의약품 수급을 조사한 결과, 뇌전증 발작 억제 유지약, 성조숙증 필수 진단 시약 등 중증질환 약품을 비롯한 141개에 달하는 소아청소년 필수의약품이 품절됐다. 그리고 중증질환 필수의약품도 9개가 수급이 불안정한 상태였다.

서 의원은 "심평원이 센터를 통해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민원도 있었는데 단순 민원 처리로 넘어간 것으로 확인했다. 센터를 왜 운영하고 있는지 의심할 정도다"고 비판했다.

서 의원은 다빈도 의약품의 품절도 문제이지만, 소아청소년 의약품의 품절이 더욱 우려된다고 꼽았다.

그는 "출산율이 저조해지면 생산 단계에서부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생산, 공급 단계에서 관리가 되지 않으면 재앙 수준의 일이 닥칠지 모른다. 수급 불안정 지표를 개발하고 생산 단계부터 관리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 의원은 "의약품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체조제가 가능하도록 폭넓게 보장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은 의약품 품절 사태의 여러 원인 중 하나가 '약가가 맞지 않아 이익이 남지 않는 점'이라고 정리했다.

전 의원은 "해열제의 경우 약가를 올려주면서 시럽제의 경우 약가를 올려주지 않아 어린이 해열제 시럽의 품귀 현상이 발생했다. 심평원이 적절하게 조치를 해 의약품 품절 대란을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통적으로 의원들은 심평원이 의약품 수급 불안정 데이터를 신속하게 분석해, 품절 기간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의원들의 말을 경청한 강중구 심평원장은 "의약품 수급 불안정과 관련해 면밀하게 살펴보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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