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조후현 기자] 21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마지막 국정감사 화두는 ‘의대정원’으로 좁혀졌다.
25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는 감사 초반부터 후반까지 의대정원 확대 정책에 대한 여야 질의가 이어지면서 관심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비급여나 실손보험, 검체검사 수탁고시 등 의료계 관심이 높은 사안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뤄졌다.
◆의대정원 속도부터 방식까지 여야 관심 집중
이날 의대정원 확대 관련 질의에 나선 의원만 놓고보면, (무순) 서영석, 서정숙, 강은미, 김영주, 전혜숙, 정춘숙, 최연숙, 최재형, 김미애, 김원이, 고영인, 조명희, 강기윤 등 가히 '총출동'이라고 할 만큼 여야 의원 다수가 참여했다.
질의 중에는 지난 19일 발표된 필수의료 혁신전략과 관련해 의대정원 확대 계획이 발표되지 않은 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여러 차례 이뤄졌다.
앞서 수차례 의료계 반대로 지연돼왔던 의대정원 확대가 이번에는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는 필요성도 언급됐다.
특히 야당에서는 하반기에 부각된 의대정원 확대 방침이 연말을 지나 내년 초까지 '총선용 전략'으로 활용되는 것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일부 의원 사이에선 '밀실 협의'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에 보건복지부가 주도적으로 의대정원 확대 방침을 추진하고, 투명한 정보공개와 국민 의견 수렴 절차 등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왔다.
의대정원을 얼마나 확대할지, 늘어난 규모를 어떻게 배분할지, 국립의대·공공의대를 신설할지, 지역의사제를 도입할지 등에 대한 다양한 관심도 확인됐다.
구체적인 규모가 언급된 질의까지 나왔다.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의협이 의약분업 때 감축했던 350명 수준을 마지노선으로 본다더라. 또 정부는 2025년까지 1000명, 현 정부 임기 내에서 최대 3000명까지 늘리는 방안이 고려한다더라. 이것이 사실이면 상당히 차이 나는 것 아닌가"라고 질의키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고영인 의원은 수가나 법적 부담 완화도 필요하지만, 이후 의사의 고귀한 정신에 기대기보다는 지역의사제와 같은 제도적 강제성도 준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별로 개원을 허가하는 독일 개원의 총량제를 예시로 들었다.
같은 당 김민석 의원 역시 지역의사제는 장단점이 공존한다면서 대안을 제시하진 않는 보건복지부 입장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답변에 나선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대정원 확대 규모에 대해선 정해진 것이 없다'는 기존과 동일한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이따금씩 곤혹스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조규홍 장관은 "거시적으로는 수급 동향, OECD 1000명당 의사 수, 또 미시적으로는 지역, 과목 간 특수성도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지난 18년 동안 안 했던 것을 하려다 보니 고려해야 할 점도 많고 신경 써야 할 점도 많다. 협의를 잘 하겠다. 모든 것이 중요하지만 솔직히 쉽지 않은 과제다. 많은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에 의사가 가서 의료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은 분명 필요하지만, 지역의사제는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고 공보의 연장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있다"며 "인센티브를 통해 의료인력이 지역에 가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비급여·실손보험 부작용 '공감대'…검체검사 건보공단-기관 직접 거래 주장도
이날 마지막 종합 국감에서는 대상포진 백신 가격 문제, HPV 국가예방접종(NIP) 적용 문제 등 단골성 사안도 또다시 지적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은 대상포진 환자가 매년 70만명 이상 발생하고, 국민에게 예방접종을 권하는 광고까지 하고 있지만 급여 적용이 되지 않아 국민 부담이 크다는 점을 언급했다.
비급여인 만큼 두 가지 종류 백신은 공급 단가가 9400원부터 시작되지만 접종 비용은 4만원부터 40만원까지 천차만별이라는 점도 짚었다.
이에 따라 급여화와 함께 납품업체 단가 점검, 접종비용 공시제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고, 정부는 가격차 원인을 조사하고 급여화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최영희 의원은 HPV 백신 국가예방접종(NIP) 확대에 속도를 낼 것을 주문했다.
이와 관련 질병청이 1차 연구용역에서 비용 효과가 없다는 결과를 받고 2차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데 대해서도 예산 1억2000만원이 낭비되고 2억원이 추가로 투입된다는 점과 시간이 낭비된다는 점을 질타하기도 했다.
비급여 제도로 인한 부작용도 여러 차례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과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은 최근 조명된 암 전문병원 불법 행태를 들어 비급여 통제 필요성을 제기했다.
일부 자칭 암 전문병원이 암 환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수억원대 선결제를 유도하면서 의학적 근거가 부실한 고액 비급여 치료를 받도록 안내했고, 이후 다수가 사무장병원으로 적발된 사례다.
정춘숙 의원은 정부 차원에서 조치가 필요하며, 사례 근절을 위한 해법으로는 국민건강보험공단 특사경 도입을 제안했다.
이종성 의원은 단순히 사무장병원 문제가 아닌 무분별한 비급여와 보험사가 실손보험을 통해 보전, 어떤 병원이든 이 같은 행위가 가능한 구조 자체를 문제로 지적했다. 비급여 문제를 그대로 두면 필수의료 회복은 불가능하다는 점도 함께 짚었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은 특사경 추진 의지를 재차 피력했고, 복지부는 비급여와 실손보험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장기이식자에 사망자를 추가하는 방안도 다뤄졌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법적 정비 등 사망자 장기기증(DCD) 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고려대안암병원 김동식 장기이식센터장도 "법 해석에 따라서는 지금도 충분히 시행이 가능하다"며 "도입 필요성에 공감대는 높지만 코로나로 한동안 논의가 중단됐다.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국회에서 관심을 갖고 법·제도 마련에 노력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국감 종반에는 의료계 반발이 큰 검체검사 수탁고시 문제도 언급됐다.
더불어민주당 고영인 의원은 건보공단에서 검체검사료를 의료기관을 거치지 않고 검사대행기관으로 직접 주고, 건보공단 차원에서 검사료를 할인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연 5조원에 이르는 검사료 지급을 이 같은 방식으로 개선한다면 검사대행기관은 지금보다 나은 보상을 받을 수 있고, 건보 재정도 안정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조규홍 장관은 "건보공단과 논의해 돈도 아끼고 대행사도 제대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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