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로봇 '에이비아' 심장 스텐트 시술 첫 성공

서울아산병원 팀 개발···식약처 승인 완료, 상용화 추진
​​​​​​​의료진 술기 보조, 방사선 노출량도 감소 장점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3-11-15 10:27


국내 의료진이 개발한 관상동맥중재술 보조로봇 '에이비아(AVIAR)'가 협심증 환자 심장 스텐트 시술에 성공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이승환·김태오 교수팀은 지난달 협심증을 앓고 있던 50세 남성 지 씨를 로봇을 이용한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로 안전하게 치료했다고 15일 밝혔다. 지 씨는 합병증 없이 시술 후 하루 만에 퇴원했다.

이번 시술은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외국산에 의존하던 로봇 시장에서 국내 의료진이 개발한 국산 관상동맥중재술 1호 로봇을 이용한 시술이다.

에이비아는 서울아산병원 의공학연구소 최재순·심장내과 김영학 교수팀이 개발한 관상동맥중재술 보조로봇이다.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고 엘엔로보틱스를 통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아산병원, 은평성모병원에서 실증임상연구를 위한 실제 시술에 활용되고 있으며, 미국, 유럽 등 해외진출도 추진 중이다.

에이비아는 의사의 손에 해당하는 핸들 부분과 컴퓨터로 구성돼 있다. 조이스틱과 같은 핸들로 관상동맥중재술 보조로봇을 조종해 환자의 관상동맥 내 목표 병변까지 유도 철사를 넣은 뒤, 혈관 확장을 위한 풍선과 스텐트를 진입시킨다. 핸들은 한 번 움직일 때마다 1mm씩 오차 없이 이동한다. 핸들에는 햅틱기능이 장착돼 있어 시술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미세한 감각을 실제 손으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컴퓨터 부분에는 인공지능 기반으로 시술에 필요한 각종 데이터를 표시해 의료진이 정확하게 시술 상황을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시술 도중 환자의 혈관 커브를 분석하고 이상 징후가 있는지 등을 보여준다.

기존에는 숙련된 의료진 노하우에 의존해 시술이 진행되었지만, 관상동맥중재술 보조로봇을 이용하면 로봇을 이용한 미세조정이 가능해 더욱 정확하고 정교하게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관상동맥중재술 보조로봇을 이용하면 의료진은 시술 때 사용되는 엑스레이 기계가 있는 곳과 떨어진 곳에서 시술할 수 있고, 시술 시간이 단축돼 의료진과 환자 모두의 방사선 노출량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기존 해외 관상동맥중재술 보조로봇은 유도 철사와 시술도구를 한 번에 한 개씩만 이용할 수 있었다면, 국산 관상동맥중재술 보조로봇은 시술도구를 최대 4개까지 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보다 간편한 시술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승환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로봇을 이용한 미세조정을 통해 환자의 병변에 오차 없이 스텐트를 정확하게 삽입했고 환자도 합병증 없이 건강하게 퇴원했다"며 "관상동맥중재술 보조로봇을 이용하면 보다 정교하게 시술할 수 있어 관상동맥 병변이 복잡하거나 어려운 고위험 환자분들도 더욱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재순 서울아산병원 의공학연구소 교수는 "관상동맥중재술 보조로봇을 이용하면 앞으로 응급 환자를 위한 원격중재시술이나 감염이 우려되는 환자를 위한 비대면 중재시술이 가능하며, 원격 의료를 통해 의료 낙후 지역의 의료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로봇을 더욱 발전시켜 관상동맥은 물론 다양한 뇌혈관·말초혈관시술까지 적용시킬 수 있도록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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