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평가 통합·제공법에 醫 "평가 신뢰성 확보부터"

의협 보건의료기본법·의료법 개정안에 우려 의견 제시
"의료기관 서열화·전달체계 왜곡으로 지역의료 붕괴 우려"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4-01-26 06:05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의료기관 의료 질 평가제도를 통합 관리하고 국민에게 종합적으로 제공하자는 법안에 대해 의료계가 우려를 표했다.

신뢰성 있는 평가지표 표준화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평가정보 공개는 의료기관 규모에 따른 줄세우기와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쏠림을 강화할 것이란 우려다.

25일 대한의사협회는 국회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이 대표발의한 보건의료기본법 개정안과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의료기관 의료 질을 평가하는 제도는 상급의료기관 지정 평가부터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 난임시술 의료기관 평가 등 20여 개에 달한다. 그러나 평가제도가 여러 법률에 근거해 시행되고 있어 평가기관이 다양하고 평가정보도 공유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 의원인 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은 의료 질 평가제도 정보를 연계하는 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해 평가자료, 결과 등을 통합·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국민에게 의료기관별 평가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보건의료기본법 개정안은 의료기관에 질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을 유도할 수 있도록 평가 결과 공개와 국민 알 권리를 규정하는 것이 골자다.

의협은 개정안 취지에는 공감하나 실제 의료시스템에 적용하기엔 우려가 앞선다는 입장이다.

평가시스템 합리성과 공정성이 담보나 적정수가 보장이 선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종별 동일한 평가를 진행할 경우, 의료기관 서열화와 의료전달체계 왜곡을 가속화 시킬 우려가 있다는 것. 

실제 현행 의료기관 평가제도는 실효적 평가지표 표준화가 미비해 실질적 의료서비스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평가라기보다 지나치게 전시 행정적 준비를 요하는 평가에 가까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 아래 의료기관 평가결과는 신뢰성이 담보되기 어렵고, 평가결과 공개는 왜곡된 정보 제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의료기관 평가에 대한 지원이나 보상은 부족한 상태에서 과도하고 복잡한 평가 항목으로 인해 많은 비용과 의료자원을 투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도 되짚었다. 결국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대형 의료기관이 아니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고, 왜곡된 지표는 상급종합병원 쏠림을 가속화 시킬 것이란 우려다.

결국 취약지 등 지역의료 붕괴로 이어져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야기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의협은 "개정안 취지를 위해선 현행 평가시스템 합리성과 공정성이 먼저 담보돼야 한다"며 "궁극적 목표인 의료 질 향상을 위해선 평가체계 타당성과 객관화가 확보된 상황에서 신중하게 접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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