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라바토, 한국인 효과 입증 필요성 제기…얀센·중앙약심 '이견'

중국인·일본인 대상 효과 증명 미비…임상서 위약 대비 유의미 차이 입증 실패
얀센, 스프라바토 의료진 가치 인정…3상 수준 대규모 한국인 모집 어려워
중앙약심, 허가 취소 등 즉각적 조치 필요성 일축…임상 3상 수준 자료 제출 결정

정윤식 기자 (ysjung@medipana.com)2024-02-07 06:01


[메디파나뉴스 = 정윤식 기자] 중앙약사 심의위원회(이하 중앙약심) 회의에서 '스프라바토(Spravato, 성분명 에스케타민)'의 한국인 대상 효과 입증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를 두고 중앙약심과 얀센 간의 이견이 나타났다.

지난 5일 중앙약심은 '의료용 마약류 품목허가(판매) 유지 및 추가 유효성 입증 필요성 자문'을 안건으로 진행된 회의록을 공개했다. 해당 회의는 얀센의 스프라바토를 대상으로 지난해 5월 10일 진행됐다.

스프라바토는 비강스프레이 형태의 '치료 저항성 우울증(Treatment-Resistant Depression, TRD)' 치료제이며, 지난 2019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다. 이후 2020년에는 '주요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 MDD)' 성인 환자의 우울 증상 치료를 위해 경구용 항우울제와 투여하는 용도로 승인받은 바 있다. 

아울러 국내에서는 지난 2020년 6월 앞선 TRD 치료제 승인에 이어, 같은 해 12월 경구용 항우울제 병용 투여 목적으로도 승인받았다.

앞선 안건 상정의 배경으로는 스프라바토의 중국인과 일본인에 대한 효과 증명 미비에 따른 것으로서, 업계에 따르면 해당 약물은 중국인·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위약 병용 대조군과 비교해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먼저 위원장은 스프라바토의 한국인 대상으로 임상시험 관련 자료를 제출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 약을 직접 사용하시는 분이나 업체 의견을 들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위원들은 급성 자살 생각 또는 행동이 있는 주요 우울 장애에 대한 중국인 및 일본인 관련 결과를 물었고, 식약처는 자살 충동에 대한 중국, 일본의 시험 결과는 없다고 답했다.

또한 위원장은 ▲스프라바토에 대한 허가 취소나 판매 금지 같은 조치 여부 ▲판매 금지를 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한국인 대상 유효성 입증 여부 ▲유효성 입증에 대한 수준의 여부를 해당 회의의 논의 사항으로 들었다. 

그 외에도 얀센에 ▲약을 사용하는 의사·학회 의견을 비롯한 임상 현장에서의 상황 ▲중국과 일본에서 유지기 임상에 대한 자료가 있는지 ▲추가적인 임상시험 디자인을 고려하기 위해 최초의 글로벌 임상시험이 어떤 수준으로 진행되었는지를 문의했다.

얀센 측은 "스프라바토에 대한 임상적 가치는 학회를 통해 의견 전달이 가능하다"며 "이 약물은 메커니즘적으로도 장점이 있으므로, 의료진도 충분히 가치를 인정해주고 있다고"고 전했다.

이어 유지기 임상에 대해서는 "자료가 있는지 원개발사 확인이 필요하다"며 "한국지사의 자료는 제출된 것이 전부"라고 했다.

또 최초 글로벌 임상시험 수준으로는 "최초 임상 설계 관련해 한국은 허가 시 자국민 데이터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었으므로, 한국인이 포함되지 않았다. 최초 허가 때 제출한 글로벌 임상시험에 추가적으로 유지기 장기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으며, 여기서는 한국인이 포함돼 있다"고 답했다.

그에 위원장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유효성 입증을 최초 허가 시에 진행한 임상 3상 수준으로 가능할지를 물었고, 얀센은 피험자의 수가 약 200명~300명이기에 한국인만으로는 모집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현재 PMS(Post Market Surveillance, 시판 후 조사)를 열심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위원장은 유효성에 대한 결론으로 PMS는 부족해 보인다고 반박했다.

결과적으로 위원장은 "당장 국내에서 스프라바토가 유효하지 않다는 결과도 없기에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지는 않다"고 했다. 다만 "추가적으로 스프라바토의 유효성을 입증할 필요가 있으며, 임상 3상 수준의 자료를 제출할 것을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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