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때와 상황 달라…불법 집단행동 시 단호히 조치"

[Q&A]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의대정원 증원 필요성 강조
정부 일방적 결정 지적에 "동의 못해"…의료계 주장에 반박
불법적 행동에 법과 원칙 따라 대응 강조…타협 여지 없어
주기적 정원 조정 재차 제시…의사 기대소득 평준화도 언급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4-02-07 06:06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의료계 최대 쟁점이었던 2025학년도 의대정원 증원 논란이 끝내 2000명 확대로 최종 결정되면서 끝이 났다. 이번 정부 결정과 방침에 따라 의대정원은 현행 3058명에서 5058명으로 대폭 늘어난다.

정부는 2006년부터 19년 동안 묶여 있던 의대정원을 과감하게 확대함으로써 의료개혁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6일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 브리핑'에서 "19년이라는 오랜 기간 완수되지 못한 과제를 책임감 있게 추진할 수 있게 된 것은 모두 국민 여러분의 높은 관심과지지 덕분"이라며 "정부는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정책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의료계를 향해선 "정부와 의료계는 국민 생명과 건강 보장을 공동 목표로 한데 힘을 모아야 하는 협력자이자 동반자"라며 "지금이 의료개혁의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한 위기의식 아래 새로운 의료체계를 만들어 나가는 데 힘을 보태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같은 당부는 의료계에 닿지 않았다. 의료계는 복지부가 일방적으로 의대정원 증원을 강행했다는 판단 하에 2020년에 이어 또다시 총파업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에 복지부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강경 대응을 예고했고, 양측 간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이와 관련,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사진>은 브리핑 후 질의응답에서 이번 강경 대응 수위가 여느 때완 다를 것이라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더 나아가 앞으로는 아예 의대정원을 조정할 수 있는 제도기전을 만들겠다고도 했다.

Q. 의협은 정부가 9.4 의정합의를 위반하고 일방적으로 결정했다고 주장한다.

그 주장에 동의할 수가 없다. 정부는 의료계를 존중했기 때문에 다른 이해관계자하고는 달리, 별도의 의료현안협의체를 운영해 28차례 논의한 바가 있다. 의료계가 주장하시는 의대정원 확대의 전제조건인 수가 인상, 의료사고 부담 완화, 근무 여건 개선 등도 논의해 지난주에 정책 패키지로 발표한 바 있다. 

지난달 15일 공문으로 의협에 의대정원 적정 규모에 대한 의견을 요청했지만 회신은 없었다. 공식·비공식적으로 적정 규모를 재차 요구했으나 의협은 끝까지 답변하지 않았다. 

의료계 의견은 충분히 듣고자 했다. 다만 국민 생명과 건강이 달려있고 국민 80% 이상이 찬성하시는 문제를 단순히 정부와 의사단체 간의 협상으로 정할 수는 없다. 다른 나라에서도 협상을 통해 의대정원을 결정하는 사례는 없는 걸로 알고 있다. 

이에 오늘 법정기구인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논의를 거쳐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 방안을 확정했다.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 의사단체의 일방적인 주장이다.

Q. 의료계에선 총파업이 예고되고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은.

의료인들께서 환자 곁을 지켜주시기를 바란다. 의료인들께서는 정부와 마찬가지로 국민 생명과 건강권을 지키시는 분들이다. 정부는 그분들께서 환자 곁을 지켜주시기를 바라고 있다.

그렇지만 만에 하나 불법적인 행동을 하게 되신다면, 저희는 법에 부여된 의무에 따라 원칙과 법에 의해서 대응하도록 하겠다. 

Q. 2020년에도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증원은 이뤄지지 않았는데.

그때는 코로나19 감염이 심각해서 일단 국민 건강과 생명 확보가 최우선이라고 판단함에 따라 타협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은, 우선은 의료계가 협조해 주실 거라고 믿는다. 이와 달리 만약 불법 집단행동을 하게 된다면 의료법과 관련법에 따라서 단호한 조치를 취하도록 할 것이다.

Q. 부족한 인력을 충당하게 되면 의대정원을 다시 축소하는 건가.

앞서 정부는 의대정원에 대해 주기적인 조정 기전을 도입하겠다고 말씀을 드린 바 있다. 현재도 급속한 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주기적인 검토를 통해서 필요하면 늘리고 감축하는 것을 제도적으로 추진하도록 하겠다.
Q. 의대정원 확대가 이공계 인재까지 빨아들인다는 우려에 대한 생각은.

의대정원이 확대되면 단기적으로는 의대 쏠림이 계속되고 심화될 우려가 있다. 이는 의사라고 하는 직업이 갖는 안전성과 사회적인 평가 등에 기인한다고 생각된다.

단 장기적으로 보면, 의대 쏠림은 크게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의사 인력에 대한 추가 수요가 해소되면서 타 분야와 비교할 때 균형 잡힌 기대소득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그렇게 되면 다시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생각된다. 

Q. 이전에는 2035년까지 1만5000명이 부족하다고 했지만, 이번 의대정원 확대는 1만명 추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여러 전문가께서 2035년에는 의사 인력이 1만명 정도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을 많이 내놓고 계신다. 또 의료 취약지 평균 의사 수를 전국 평균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한 5000명 정도가 필요하다. 

2025년에 입학한 의대생이 졸업하는 것은 2031년이다. 이에 2035년까지 해마다 2000명씩 1만명을 일단 충원한다.

이어 나머지 5000명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수요 관리, 시니어의사제 등을 활용해서 보충하도록 하겠다. 

Q. 늘어난 의대정원 분배 계획은.

이번 증원 핵심은 의대정원을 비수도권 의과대학을 중심으로 집중 배정한다는 원칙에 있으므로, 해당 원칙하에 배정 계획을 만들 계획이다.

Q. 배정 계획은 언제쯤 발표되나.

(전병왕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 오늘 증원 규모를 교육부에 통보하게 되면, 교육부가 구체적인 작업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 오늘 의대정원 증원 규모가 확정됐기 때문에, 교육부에서 공식적으로 통보받으면 단기 내에 각 대학별 정원 배분을 논의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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