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앞 '투쟁' 외친 의사들…예상 상회한 열기

의대 증원·필수의료 패키지 정책 철회 후 원점 재논의 촉구
"전공의 떠나면 대학병원 2주 못 버텨…원점에서 논의해야"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4-02-15 21:57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의대정원 2000명 증원에 대한 의료계 분노가 예상을 상회하는 모습이다.

15일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서울 지역 궐기대회에는 의사 500여 명이 모였다.

당초 이날 회의는 서울시의사회 임원 등 의료계 대표자들이 모일 것으로 계획해 집회 신고를 100명으로 했으나 전공의와 의대생을 비롯한 개원의, 교수 등 일반 회원 참석 요청이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궐기대회 현장엔 500여 명 이상 의사들이 모였다. 서울시의사회 관계자는 "참여 인원이 진행 중에도 지속 늘어나 500명까지 집계한 뒤로는 정확히 집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25일 의대 증원 규모와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이 발표되기 전 같은 장소에서 개최한 규탄 집회에 의료계 대표자 수십 명만 모였던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서울시의사회 박명하 회장, 김성근 부회장

대회사에 나선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은 투쟁 동력 결집에 주력했다.

박 회장은 정부가 집단행동 금지와 집단 사직서 수리 금지를 명령하고 전공의 전화번호를 수집하며 이날 집회에는 캡사이신 분사 가능성도 언급됐지만, 투쟁은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을 되짚었다. 의대생들은 동맹휴학을 선언하고 있고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집행부 총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했으며 전공의들은 개별 사직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

박 서울시의사회장은 "박단 전공의협의회장은 오는 20일 사직서를 내고 3월 20일 회장을 사퇴한다"며 "디데이(D-DAY)는 정해졌다. 서울시의사회는 전공의, 봉직의, 개원의와 함께 디데이를 준비해달라"고 말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의대 증원 저지 비상대책위원장도 비대위가 앞장설 테니 함께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참석한 여러분 마음을 한 곳으로 모아 기필코 의대 증원 저지를 위해 앞장서겠다"며 "대한민국 13만 의사가 동시에 면허취소되는 환경을 만들어야 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함께해 달라"고 강조했다.

가톨릭 의대 외과 교수로 재직 중인 김성근 서울시의사회 부회장은 근거가 부족한 정책 강행으로 제자들이 병원을 떠나는 현상에 참담함을 표했다.

김 부회장은 "전국 의대생이 자발적 휴학을 결의하고 전공의들, 인턴 선생님들이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벗어나고 있다"며 "스승으로서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친구들이 떠나면 저희가 대학병원을 지켜도 2주를 버틸 수 없다. 제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길 간곡히 기원한다"며 "원점에서 이성적으로 근거를 갖고 협상 테이블에 앉아 토론하면서 대한민국 미래를 만들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 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오는 4월 총선을 겨냥해 투표함에 '의대 정원 증원 OUT', '필수의료 패키지 OUT' 등이 적힌 투표용지를 넣는 퍼포먼스를 진행한 뒤 의대정원 확대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철회하고 원점 재논의 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시의사회는 "정부가 잘못된 대국민 선동을 반복해 정책을 밀어붙인다면 더 이상 가만히 지켜보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건강을 지키고 의료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 결연히 항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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