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전 우위 점하는 정부…"국민 이해 구하고 의료개혁 완수"

한덕수 국무총리, 18일 이례적 대국민 담화…"절박한 마음"
소아과 오픈런, 수도권 원정치료 등 현 의료체계 문제 거론
의료계엔 소통 제시…이면에선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겠다'
'정부에 책임 있다'는 의협엔 '의협 투쟁 결정 유감' 반박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4-02-19 06:09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의료계 집단행동, 이른바 총파업 국면을 앞둔 마지막까지도 정부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여론전을 펼치면서 의료계 집단행동 명분을 약화시키는 데 주력했다. 의료계로선 집단행동에 대외적 명분을 얻기 위한 노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18일 오후에 열린 의사 집단행동 관련 브리핑에는 이례적으로 한덕수 국무총리가 직접 나섰다. 이날 진행된 국무총리 대국민 담화는 본래 예정에 없다가 17일에 긴급히 공지되기도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까지 나선 이상, 현재 가동되고 있는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조만간 총리가 주재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격상될 가능성이 있다.

대국민 담화에 나선 한덕수 국무총리는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참으로 절박한 마음으로 의료개혁에 대한 정부 입장을 말씀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면서 "이 자리를 통해 의료개혁 방향에 대한 정부 입장을 분명히 하고 국민 여러분의 이해를 구하고자 한다"고 운을 뗐다.

대국민 담화문에서는 소아과 오픈런, 중증응급환자 사망, 수도권 원정치료, 의료진 밤샘근무, 의료소송 불안감 등 '의료체계 위기'에 놓여있음을 제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젊은 시절, 사람을 살리겠다는 꿈을 갖고 심장내과를 택한 의사가 자녀 졸업식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며 한탄하시는 말씀에 마음이 무거워지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 여러분, 우리는 지금 의료개혁을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만 하는 순간에 와있다.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의료개혁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밝혔다.

의료계와의 소통 필요성을 제시하면서도 문제가 되고 있는 의대정원 증원에 대해서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의료개혁과 관련해 정부는 언제든지 대화하고 소통할 준비가 돼있다. 집단행동이 아닌 합리적인 토론과 대화를 통해 이견을 좁혀 나가야 한다고 간곡히 당부드린다. 정부는 열린 자세로 의사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더 좋은 대안이 있다면 적극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의대정원 확대와 4대 필수의료 패키지는 우리 아이들에게 더 건강한 대한민국을 물려주기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이다. 정부는 오로지 국민 여러분만 바라보며 흔들림 없이 의료개혁을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질의응답에서는 복지부가 '이번 사태 책임이 정부에게 있다'는 의협 입장에 대해 의료계 책임으로 응수하기도 했다.

이날 브리핑에 동석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어제 의협 비상총회에서 대화가 아닌 투쟁 방식을 결정한 것에 대해서 유감으로 생각한다. 정부는 그럼에도 의료계와 대화를 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겠다. 전공의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저희가 법률에 규정된 원칙에 따라서 대응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복지부는 16일 18시 기준으로 전공의 수 상위 100개 수련병원 중 23개 병원에서 715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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