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개 의대 "정부 향한 학생 요구 정당…2000명 철회해야"

KAMC, 19일 오후 서울의대서 기자회견 마련…성명서 발표
지난해 수요조사 당시 무리한 희망 증원 규모 제출 인정키도
신찬수 이사장 "교육현장 대혼란 초래된 현실에 참담"
사립의대에 대한 정부 지원 부족…숫자만 늘려서는 안 돼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4-02-19 16:31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소속 전국 40개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 원장들이 의대정원 2000명 증원에 대한 재조정을 촉구했다. 정부 방침에 대한 학생 요구는 정당하다면서 지지하기도 했다.

신찬수 KAMC 이사장<사진>은 19일 오후 4시 서울의대 교육관 115호에서 열린 KAMC 기자회견에 나와 성명서를 낭독했다.

신찬수 이사장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한 의과대학 입학정원 2,000명 증원과 이에 항의하며 휴학원 제출 등을 결의한 학생들로 인해 교육현장의 대혼란이 초래된 현실에 참담함을 금치 못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2000명은 전국 의대 교육 여건을 고려할 때 단기간에 수용하기에 불가능한 숫자다. 과도한 증원 등 불합리한 의료정책에 대한 의사표현 방식으로 휴학에 나설 수밖에 없는 학생들의 순수한 마음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KAMC는 지난해 교육부 주관 수요조사 당시 실제 교육여건에 비춰 무리한 희망 증원 규모를 교육당국에 제출했던 점을 인정한다고도 했다.

신찬수 이사장은 "각 대학 사정이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이것이 합산돼서 이렇게 큰 숫자가 되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보다는 그 당시 각 대학 미래나 이상 이런 것들이 우선적으로 고려됐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대학에 따라서는 대학본부 입장까지도 반영됨에 따라 이런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추측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공의 사직과 학생들의 휴학원 제출 등 현 사태 해결과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의 미래 방향을 결정할 정부당국의 지혜로운 결단을 간절한 마음으로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성명서 발표 후 이어진 질의응답 과정에서는 사립의대에 대한 정부 지원이 부족하다는 점도 언급됐다.

신찬수 이사장은 "정부당국에서는 교육에 지원을 하더라도 국립대학에 지원할 수 있지, 사립대학에 대해서는 지원할 수가 없다고 선을 그어왔다"고 토로했고, 이종태 정책연구소장도 "사립대학에 대해서는 전혀 정부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숫자를 늘린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합당한 정부 지원이 먼저 이뤄져야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아래는 이날 발표된 KAMC 성명서 전문이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소속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장 성명서

대학 수요조사 시 과추계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의대 입학정원 연 2,000명 증원을 재조정할 것을 촉구한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한 의과대학 입학정원 2,000명 증원과 이에 항의하며 휴학원 제출 등을 결의한 학생들로 인해 교육현장의 대혼란이 초래된 현실에 참담함을 금치 못합니다. 2,000명이란 수치는 지난 1월 9일 본 협회가 2025학년도 입학에 반영할 증원 규모로 제안했던 350명과 큰 괴리가 있을 뿐 아니라 전국의 40개 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의 교육 여건을 고려할 때 단기간에 수용하기에 불가능한 숫자입니다.

대학입학 이후 전문의로 사회에 진출하기까지 10여 년 걸리는 긴 교육훈련 기간과 급격한 인구감소를 고려하면 인력수급 정책은 20-30년 뒤를 내다보는 장기적이고 과학적인 근거에 기반해 신중하게 이뤄져야 합니다. 정부 원안대로 집행될 경우, 수십 년간의 노력으로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던 우리나라의 의학교육 수준을 다시 후퇴시키는 우를 범하게 될 것입니다.

전국 40개 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장들은 과도한 증원 등 불합리한 의료정책에 대한 의사표현의 방식으로 휴학에 나설 수밖에 없는 학생들의 순수한 마음을 이해합니다. 또한 향후 입학하게 될 신입생들에게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없음은 물론 기존의 재학생들에게까지 부실교육의 여파가 미칠 것을 우려합니다.

KAMC는 의대증원과 관련 가장 책임 있는 기관으로서 40개 의과대학 학(원)장 회의를 거쳐 다음과 같은 입장문을 발표합니다.

첫째, 지난해 교육부 주관의 수요조사 당시 각 대학(원)의 실제 교육여건에 비춰 무리한 희망 증원 규모를 교육당국에 제출했던 점을 인정하고 이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합니다.

둘째, 보건복지부는 의사 수 연 2,000명 증원을 결정한 근거를 지금이라도 제시하고 제시할 수 없다면 2,000명 증원계획의 철회를 요구합니다. 이후 열린 자세로 의료계와 머리를 맞대고 장기적인 의료체계 수립전략 하에서 의사인력 충원 계획을 재조정하고 의료인력 수급을 조정할 법제화된 거버넌스 구축을 요구합니다.

셋째, 의대 입학정원 증원에 앞서 기존에 배출된 필수의료 자원의 효율적 분배와 증원된 인력이 필수의료 분야로 유입될 수 있는 정책이 먼저 제시돼야 합니다.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와 함께 무작정 대규모 증원을 추진할 경우 기대했던 정책효과는 거두지 못할뿐더러 향후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할 것은 자명합니다.

넷째, 국가 보건의료 백년대계를 생각하는 학생들의 순수함과 진지함을 충분히 이해하고 정부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가 정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학생들이 적극적인 의사표현의 수단으로 휴학원을 제출하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의과대학 학(원)장들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제자들이 부당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전공의 사직과 학생들의 휴학원 제출 등 현 사태 해결과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의 미래 방향을 결정할 정부당국의 지혜로운 결단을 간절한 마음으로 촉구합니다.

2024. 2. 19.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사장 신찬수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전용순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정연준 
가톨릭관동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이상엽 
강원대학교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원장 류세민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원장 손인숙 
건양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김영진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권태환 
경상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강윤식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허영범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김희철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편성범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박무인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송일한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박순우 
동국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이관 
동아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강도영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장철훈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김정은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이주흥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백무준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이기명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이은직 
연세원주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공인덕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김성호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김승후 
원광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이문영 
을지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유승민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하은희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최석진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박창신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정영도 
전북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권근상 
제주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허정식 
조선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정중화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김미경 
차의과학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원장 장양수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김정란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김혜영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김동준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고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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