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에도 국회 역할 묘연…총선에 마비된 복지위

복지위 현역 의원 절반 총선 고배…개최 가능성·동력 상실
野 복지위원장·간사 탈락, 與 총선 전 정치 쟁점화 우려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4-03-19 06:07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의료계와 정부 강대강 대치가 지속·확대되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역할론이 대두됐으나, 실제 개최는 어려울 전망이다. 의료계와 정부가 출구 없는 갈등 구도를 이어가고 있지만, 해법을 제시해야 할 복지위는 총선에 마비된 모양새다.

18일 국회에 따르면 상임위인 복지위가 의정갈등 중재에 나서는 그림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확인된다.

강은미 녹색정의당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의정갈등 봉합을 위한 복지위 개최를 촉구했다. 국민 피해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국회가 의료계 목소리를 듣고 정부와 협상 물꼬를 트는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오는 22일 후보 등록이 마무리되면 후보들이 본격 선거운동에 돌입하는 만큼 개최 시기는 이번 주여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복지위가 열릴 가능성은 낮다는 게 복지위 관계자들 시각이다. 가장 큰 이유는 총선이다. 실제 복지위 현역 위원 24명 가운데 12명, 절반이 22대 총선행 티켓 확보에 실패했다. 현안에 적극 목소리를 낼 동력을 상실한 셈이다.

국민의힘에선 서정숙·최영희 의원이 공천에서 컷오프 됐고, 조명희 의원이 경선에서 탈락하며 고배를 마셨다. 이종성·최연숙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고영인·신동근·전혜숙·정춘숙·최혜영 의원이 경선에서 패하며 고배를 마셨다. 인재근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고, 신현영 의원도 불출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상황이다.

반면 국민의힘 강기윤·김미애·최재형 의원,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긴 김영주 의원은 단수공천을 받았고, 백종헌 의원은 경선에서 승리하며 출마를 확정지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강선우·김민석·한정애 의원이 단수공천을 받고, 김원이·남인순·서영석 의원이 경선에서 승리하며 총선행을 결정했다. 녹색정의당 강은미 의원도 단수공천을 받아 출마를 확정했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복지위 개최를 위해 역할이 필요한 신동근 의원(복지위원장)과 고영인 의원(간사) 모두 고배를 마셨다. 이에 따라 복지위 야당 내부에선 국회 역할 필요성엔 공감하지만 당내 분위기가 좋지 않아 적극적으로 의견을 모으기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제기된다.

조원준 민주당 정책위원회 보건의료 수석전문위원은 상임위 개최 필요성엔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22일 전 개최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국민의힘이 개최에 소극적 입장을 견지하는 상황에서 야당 단독으로 위원회를 열더라도 간사 간 의사일정합의와 위원장 소집공지 등 절차는 필요한데, 총선 여파에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다.

조 수석전문위원은 "민주당은 갈등 해결을 위해 상임위를 개최해야 한다는 원칙이나 기본 입장엔 변함이 없다"면서도 "다만 정치적 상황을 놓고 보면 야당 단독으로 여는 방식도 가능성이 높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역시 복지위 개최에 소극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총선을 앞두고 국회에서 현안질의가 진행되면 총선을 위한 정부·여당 비판으로 정치 쟁점화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강은미 의원실 관계자는 "국민의힘에 일주일 전에도 상임위 개최를 요구했지만 정치쟁점화 우려에 반대했다"며 "반대로 정책 홍보와 설명하는 자리로 만들 수도 있다. 다수 국민이 국회 역할을 지적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은미 의원실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국회를 움직일 수 있는 건 여론뿐이라고 내다봤다. 여론이 형성되면 총선 후폭풍을 맞은 개인 위원들이 아닌 여야 각 당이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것.

강 의원실 관계자는 "기자회견을 진행한 것도 개최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총선 고배를 마신 분들이야 눈치를 볼 필요가 없을 수도 있겠지만, 각 당은 여론이 형성되면 국회를 열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국회가 필요할 때 역할하지 않아서 되겠냐는 여론이 커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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