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확정, 교수사직 불가피…'강대강'이 몰고 온 의료파국

교육부, 정부 방침 따라 2000명 의대정원 증원 배정결과 발표
의료계 반대에도 방침 강행…의협·의학회 등 의료계 반발 상당
25일 예고 전의교협 사직서 일괄 제출도 맞대응격 추진될 듯
의협-대전협-전의교협, 의기투합 예고…개원가 집단행동 주목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4-03-21 06:09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정부가 끝내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을 2025학년도 학사 일정에 반영하게 됨에 따라, 25일 예고된 의대 교수 사직서 일괄 제출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의대정원 증원 규모가 발표된 이후 본격화된 강대강 대치는 끝내 의료파국이라는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 수순에 놓였다.

20일 정부는 2000명 의대정원 증원분이 반영된 '2025학년도 의대정원 배정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각 대학에서는 배정된 정원을 학칙에 반영하고,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변경하게 된다.

2000명 의대정원 증원 계획을 각 대학에 반영하기 위한 행정적 절차가 본격화된 이상, 2000명 증원 계획이 의료계 바람대로 무산되거나 조정될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0일 교육부 브리핑에 나와 "2000명 증원은 의사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최소한의 숫자다. 여러 요소를 고려할 때 의사 인력 자체를 충원하는 작업 없이는 의료서비스를 충분히 공급하는 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지금은 의료개혁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정책 추진 의지를 재차 확인시켰다.

교육부로부터 의대정원 배정 결과가 발표된 직후 의료계는 들끓었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의료파국을 언급하면서 정부가 대화에 적극 나서지 않을 경우 의대정원 증원으로 야기된 혼란에 대한 책임은 현 정권에 있다고 했고, 대한의학회도 정부는 의료개혁을 하겠다면서 의학교육을 파괴하고 있다며 앞으로 우리 사회가 겪을 고통의 책임은 대화를 거부하는 정부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입장은 오는 25일 사직서 일괄 제출을 예고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도 마찬가지다. 방재승 전의교협 비대위원장은 "증원이 반영된 배정 결과가 발표된다면 대화는 더 이상 불가능할 것이고, 의료파국이 벌어질 것이다. 이는 분명히 정부 잘못이 크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입장대로라면 정부가 배정 결과 발표를 강행한 것에 맞춰 전의교협에서도 오는 25일 사직서 일괄 제출 계획을 이행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의대교수들이 일제히 사직서를 제출할 경우 의료체계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전공의 이탈로 인해 의대 교수들인 전문의를 기반으로 비상진료체계가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의대 교수들까지 현장을 떠나게 되면 가까스로 버티고 있는 국내 의료체계는 붕괴 현상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박민수 중대본 제1총괄조정관은 교수들이 의료현장을 이탈할 경우 국내 중증 의료체계에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전의교협은 일괄 사직 제출 이후에도 사직서가 수리될 때까지는 필요한 진료를 최소한으로 이어가겠다고 한 상태지만, 정부 입장에 변화가 이뤄지지 않는 한 의료체계 붕괴로 이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전의교협 등 3개 단체는 의대정원 배정 결과가 발표되는 것과 관련, 20일 오후 8시에 온라인 방식으로 회의를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들 3개 단체가 공동으로 집단행동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만일 집단행동이 논의된다면, 이제까지 궐기대회 외에 뚜렷하게 집단행동을 벌이지 않았던 의협과 개원가까지 집단행동에 참여하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는 상당하다.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