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우회, '한미-OCI 통합' 반대 의견 '불만 고조'

한미 직원 3000명 구성, 한미사이언스 지분 0.33% 보유
임직원 대표 9명 중 7명 '통합 찬성'으로 전체 의견 주장
305명 참여한 'OCI 통합 설문' 반대의견 80% 육박
일방적 의결권 위임 요청 불만 목소리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4-03-27 17:16

한미사이언스가 임직원들에게 의결권을 위임받는 과정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최근 한미사우회가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측 손을 들었다는 발표가 나왔지만, 정작 사우회 구성원인 임직원들은 직원들을 무시하는 제멋대로 결정이라며 불만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지난 24일 한미사우회는 OCI그룹과 통합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결정하고, 사우회가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23만여 주에 대해 이번 주주 총회에서 '통합 찬성'으로 결의한다고 밝혔다.
 
한미사우회는 한미사이언스, 한미약품, 한미정밀화학 등 한미약품그룹 직원 약 3000명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직원들은 월급 중 일부를 떼어 사우회비로 내고 이를 모아 자사주 취득 등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미사우회가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0.33% 가량이다.

그러나 정작 한미 임직원들은 사우회의 급작스러운 발표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기업 내부 인증을 통한 익명 커뮤니티에서 직원 A씨는 "난 동의한 적 없는데, 직원들 의견 반영도 없이 북조선이냐"고 꼬집었다. 직원 B씨는 "일언반구 없이 3000명 의견을 대변한다고 기사 낸 게 아니냐. 한미그룹 3000명 중 의견 내신 분 손 들어달라"고 했고, 직원 C씨는 "난 반대인데 누구 맘대로 찬성이냐 돈(사우회비)만 뜯어가면 다냐"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사우회 결정이 임직원 전체가 아닌 임원 일부가 임시회의를 통해 진행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커지고 있다. 회의에는 임직원 대표 9명이 참석, 1명은 반대, 1명은 기권해 총 7명만 통합에 찬성했다. 이 중 일부는 "직원들 이야기를 들어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했지만 투표가 진행돼 과반수 이상으로 송 회장과 장녀인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측에 표를 던지기로 결정됐다.

회의 이후 밝힌 사우회 입장 역시 실제 타임라인과는 일치하지 않아 내부 안팎의 의구심이 큰 상황이다. 한미사우회는 "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선택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한미가 과거가 아닌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임직원들도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지만, 실제로 신 회장이 입장을 밝힌 것은 사우회 회의(22일 오전) 이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사이언스 개인 최대주주(12.15%)인 신 회장은 22일 오후 통합 반대를 발표하며 형제의 손을 들어줬다.

오히려 직원들 사이에서는 통합 찬성보다는 통합 반대 의견이 우세했다.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OCI 통합 설문'이라는 제목의 자체 설문에서 오후 3시 기준 총 305명이 참여한 가운데 통합 찬성 의견은 17.4%(53명)에 불과했다. 통합 반대는 35.1%(107명)으로 찬성 의견보다 두 배 이상 많았고 '통합이 엎어졌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47.5%에 달해 사실상 통합 반대가 80%대에 육박한 셈이다.

또 블라인드에서는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누구 편을 들 지 투표도 진행중이다. 실시간 현재 형제 쪽이 60%, 모녀쪽이 39%로 형제쪽이 우세한 상황이다.
한편, 사측에선 주먹구구식 사우회 회의에 이어 임직원들에게 의결권 위임도 강요하는 모양새다. 익명 커뮤니티에는 한미 측에서 임직원들에게 등기우편을 보내 위임장 확보를 위한 의결권 위임을 일방적으로 요청한다는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이에 직원 D씨는 "몇 안 되는 표지만 주총 때 전자투표로 형제들에게 잘 투표하겠다"고 작성했다.
 
임종윤,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은 "오랫동안 한미의 미래를 위해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하신 신동국 회장에 이어 사촌들까지 저희 형제 쪽에 힘을 실어주기로 한 상황에서 한미 가족들 역시 원하는 바가 같은 상황이다"라며 "지금은 소액주주분들의 소중한 한 표가 우리나라 대표 제약회사의 미래를 결정짓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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