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국민들이 바라는 의료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의사수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는 '의사수 추계 연구 공모' 결과가 내년 2월 공개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 결과를 정부가 받아들인다고 해도 의대정원 반영은 2026년부터나 가능하다. 때문에 전공의 복귀는 미지수로 남는다.
이에 전공의가 복귀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진료가 가능한 의료체계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3일 한국프레스센터 서울클럽에서 열린 '의료개혁 국민이 말하다' 출판 기념회에서 서울의대비대위는 '의사수 추계 연구 공모 진행 현황'을 공유하며,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이 공모는 당초 전공의·의대생이 정부가 비과학적 근거로 의대정원 증원을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에 떠났다고 보고, 지난 4월 24일 2기 비대위 종료시점에서 제안한 것이다. 이후 강희경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3기 비대위 밑에 별도의 서울의대 의료개혁 TF를 통해 연구 공모를 이어가고 있다.
공모를 통해 과학적 의사수 추계가 도출됐을 때 정부에서 이를 받아줄지 묻는 질문에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비대위) 강희경 위원장
<사진>은 "선택은 정책결정권자의 몫이다"라고 답했다.
강희경 위원장은 "정부에서 계속 얘기하는 것은 단일안을 가지고 오라는 것이다. 단일안을 의사들이 제시하기는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수 추계 연구공모를 통해 소비자단체 등과 함께 심사해서 논문들을 선정할 것이다. 그것이 10개가 될 수도 있고, 100개가 될 수도 있다. 그런 모델에서 몇 명이, 몇 년도에 필요할 것인지가 나오면, 메타 애널리틱스(Meta-Analytics), 다시 통합할 수 있는 연구가 또 있다. 이것을 통해 아마도 단일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현재 대한의학회에서도 연구를 하고 있고, 정부에서도 의사추계기구를 만든다고 해서 다양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이를 통해 뭔가 컨센서스(consensus)가 이루어진다면 제일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사실은 할 수 없는 문제다. 우리는 제안을 할 뿐이고 결정은 정책결정권자가 해야 한다. 합리적인 결정을 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 전공의 복귀할 때까지 지속 가능한 진료체계로 변화 촉구
또 이날 '의료개혁 국민이 말하다' 출판 기념회에서는 전공의 미복귀가 1년 가량 지속될 경우, 환자진료를 유지하기 위한 병원 자체적인 방안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서울의대비대위 하은진 교수는 "현재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못하고 있고, 이 같은 상황은 쉽게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교수들의 업무량 확대로 인해 진료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은진 교수는 "대학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전문의 인력이 일하는 시간 자체도 평균적으로 주당 60~80시간 정도는 이미 일하고 있다. 이 사태 이전에도 그 이상을 일했고, 지금도 계속 당직을 서면서도 다음날 추가로 일을 하면서 버티고 있다"고 현재 업무량에 대해 말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이 길어지게 되면, 추가적인 전문의 인력 보충이나 다른 방식의 진료 형태를 가져가지 않고서는 진료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하은진 교수는 "통계를 보면, 지난 10년간 서울대병원에 내원한 외래 환자수는 99% 정도 늘었다고 한다. 노령인구가 늘었지만 실제로 그 정도의 중증환자가 늘어냐면, 그렇치는 않을 것이다. 대학병원으로 오는 경증 환자들이 계속 있고, 입원환자 중에도 경증 환자들이 상당히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중증과 희귀질환 등 서울대병원에서 반드시 진료받아야 하는 환자들 위주로 진료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진료 축소를 임의로 하거나, 전체적인 환자 휴진을 한다든지, 그런 형태가 아니라 지속 가능하면서 꼭 필요한 치료는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전공의들이 돌아오기까지 교수들이 유지할 수 있는 진료형태일 것 같고, 장기적으로 미래 의료전달체계도 그렇게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 의사수 추계 연구 공모, 2025년 2월 6일 공개 토론회서 심사 및 시상 진행
이날 행사에서는 의사수 추계 연구 공모 로드맵이 제시되기도 했다. 지난 4월 24일 국민이 원하는 의료개혁 시나리오를 반영한 필요 의사수 추계 연구를 제안한 이후 정부 기관으로부터 데이터를 요청해서 받고, 이를 공개해 환자와 국민이 원하는 시나리오 공모를 바탕으로 국제 논문에 게재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연구논문의 신뢰성을 검증 받고 서울의대비대위가 추진하는 연구공모에 응시하면, 이후 2025년 2월 6일 공개 토론회서 심사 및 시상을 진행하게 된다.
곽재건 교수(서울대어린이병원, 사진)는 이번 행사에서 '의사수 추계 연구공모 현황'에 대해 발표하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보건복지부, 통계청 등에 요청해서 자료를 받고 있다"며 이번주 또는 다음주까지 완료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6월 13일 1차로 데이터 요청 공문을 발송한 이후, 추가로 제안한 데이터 변수가 있어서 이에 대한 검토 후 관련 기관에 자료 요청을 진행할 예정이다. 추가로 받게 되는 데이터는 순차적으로 표준 데이터셋에 공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7월 10일 표준데이터셋의 기본 분포를 공개하고, 공인된 공개 데이터셋을 활용한 연구자들의 경쟁적, 독립적 분석 및 국제학술지에 투고하도록 요청할 예정으로, 주요 보건정책 국제학술지 패스트 트랙 심사 요청도 진행하겠다"며 "공모 상금과는 별도로 출판하는모든 연구에 대해 논문 게재료를 전액 지급하겠다"고 했다.
출판 논문 공모 마감일은 1월 31일까지며, 제출방법은 서울의대비대위 홈페이지에 회원가입한 후 '우리가 원하는 의료' 게시판에 '글쓰기'를 등록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행사를 통해 공개한 신간 '의료개혁 국민이 말하다'는 서울의대비대위가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한국소비자연맹과 함께 한국의 올바른 의료서비스를 찾기 위한 시민공모를 통해 선정된 원고를 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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