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성·재발성 자궁내막암서 젬퍼리, 기대여명 획기적 개선"

[인터뷰]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이정윤 교수 
진행성·재발성 자궁내막암은 예후 불량해 미충족 수요 컸던 암  
젬퍼리 중간 결과, dMMR/MSI-H 환자 사망 위험 68% 감소  
dMMR/MSI-H 자궁내막암 1차 치료서 젬퍼리 급여 이뤄져야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4-08-07 05:56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이정윤 교수.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진행성·재발성 자궁내막암은 오랜 기간 미충족 수요의 영역이었다. 자궁내막암 1차 치료는 백금기반 화학요법(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이 오랜 기간 표준 치료로서 활용됐지만, 예후는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재발한 자궁내막암 환자의 항암화학요법 치료에 대한 임상적 유효성과 이점도 불분명해 표준 치료마저 정립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2차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환자의 생존 기간 중앙값은 1년 미만이었다. 

그러다 자궁내막암 2차 치료 환경이 개선된 건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등장부터다. 이어 진행성·재발성 자궁내막암 치료는 2022년 들어 한 차례 더 진전을 이뤘다. GSK PD-1 저해제 '젬퍼리(도스탈리맙)'가 국내에 등장한 덕분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젬퍼리는 지난 4월 치료 영역을 1차로까지 확장했다. 젬퍼리 RUBY 3상 연구 Part1의 2차 중간분석결과, 전체생존기간(OS)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면서다. 이에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의약품청(EMA),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이르기까지 젬퍼리는 자궁내막암 1차 치료로 허가 받은 최초의 면역항암제로 탄생했다.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이정윤 교수는 "RUBY 연구는 면역항암제를 앞단에 쓰면 쓸수록 더 우리가 이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아주 중요한 연구"라면서 "자궁내막암 1차 치료에서도 젬퍼리에 대한 보험 적용이 더 빨리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2015년부터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산부인과학교실 교수로 재직하며, 부인암을 전문적으로 진료하고 있다. 그는 현재 대한부인종양연구회 난소암 분과 위원 및 부인종양학회지(JGO) 편집위원(Editorial Board)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이정윤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Q. 자궁내막암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달라. 

- 자궁내막암은 3대 부인암 중 하나다. 말 그대로 자궁내막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최근 서양에서는 부인암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국내서도 가장 많은 발생 건수가 보고되고 있다. 보통 폐경 후에 발생률이 치솟는 암이다.

Q. 국내 자궁내막암 치료 가이드라인은 어떻게 되는가. 

- 자궁내막암은 초기와 진행성·재발성을 구별해야 한다. 전체 75~80%에 달하는 초기의 경우 수술적 치료나 혹은 수술 후 보조치료만으로 대부분 예후가 좋다. 

초기 자궁내막암은 치료가 잘되는 편인데 약 20%는 이제 진행성·재발성이 된다. 진행성·재발성 자궁내막암 치료가 왜 어렵나 하면, 치료가 끝나도 환자의 약 80%는 재발한다. 그렇기 때문에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높다. 

과거 진행성·재발성 자궁 내막암의 1차 치료는 고식적인 세포독성 항암제인 '파클리탁셀'과 '카보플라틴' 병용 치료다. 하지만 앞서 설명했듯 환자 대부분이 또 재발을 하기 때문에 2차 요법 이상에서는 면역항암제 치료를 한다. 

2017년 종양의 원발 부위와 관계없이 고도 현미부수체 불안정성(MSI-H)/불일치 복구 결핍(dMMR)이 있는 경우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를 쓰는 요법이 FDA 승인이 되면서 국내서도 2차 요법으로 쓸 수 있게 됐다. 또 2020년엔 렌비마와 키트루다를 고빈도-현미부수체 불안정성 또는 불일치 복구 결함 상태가 아닌 자궁내막암 환자서도 사용할 수가 있게 됐다. 

Q. 그러다 젬퍼리가 국내 사용승인 됐다. 그 의미는.

- 2022년 12월 국내 식약처로부터 dMMR/MSI-H 자궁내막암 환자를 대상으로 젬퍼리가 승인이 됐다. 그 이후 GSK의 동정적사용프로그램(Expanded Access Program, EAP)을 통해 국내 많은 환자들이 치료 혜택을 볼 수가 있었다. 

지난해 12월부턴 dMMR/MSI-H 자궁내막암 2차 치료에 급여 적용이 되면서 그야말로 많은 환자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약제에 접근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마련됐다. 특히 젬퍼리는 1차 치료를 위해 표준항암제(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와 병용 치료한 3상 임상(RUBY) 중간 추적 관찰 기간 동안 굉장히 좋은 결과를 보여줘 저로선 매우 고무적이다.

임상 결과, 젬퍼리 병용요법군은 재발성·진행성 자궁내막암 전체 환자의 사망 위험을 대조군 대비 31% 감소시켰다. 특히 dMMR/MSI-H 자궁내막암 환자로만 국한하면 사망 위험을 대조군 대비 68% 감소시켰다. 표준요법인 파클리탁셀과 카보플라틴만 사용했을 때 36개월 시점에 약 절반 이상이 사망한다는 점과 비교하면,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첫 번째는 말 그대로 1차 치료에 기존 항암제와 젬퍼리를 동시에 썼을 때 전체생존율이 개선된다는 의미가 있다. 두 번째는 면역항암제를 1차와 2차 중 언제 써야 임상적 이익을 더 크게 볼 것이냐다. 

Q. dMMR/MSI-H 자궁내막암 1차 치료 단계부터 젬퍼리를 쓰는 게 임상적 이익이 더 크다는 의미인가. 

- 그렇다. 면역항암제는 결국 앞단에 쓰면 쓸수록 더 우리가 이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아주 중요한 연구가 되겠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진행성·재발성 자궁내막암 환자분들의 예후가 굉장히 나쁘고 치료가 힘들다. 

그런 측면에서 1차 치료에서도 젬퍼리에 대한 보험 적용이 더 빨리 됐으면 좋겠다. 환자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원활하게 치료받는 것이 의료진으로서 바람이다. 

Q. 기억에 남은 치료 사례가 있다면. 

- 84세 고령의 여성 환자였다. 자궁경부암인지 내막암인지 조금 혼선이 있는 치료를 외부에서 받았는데, 제가 병리과 선생님과 다시 병리검사를 해보니 자궁내막암이라는 걸 알게 됐다. 

이 환자분은 이미 여러 군데 림프절에 전이가 된 상태였다. 사실 항암제 치료나 이런 걸 하기엔 고령이고, 이전에 이미 실패를 한 경험이 있었다. 다행인 건 마침 젬퍼리 급여 적용이 되는 시점이었다. 그래서 젬퍼리를 3주 간격으로 4사이클을 투여한 결과, 기존 알려졌던 대로 종양은 많이 줄어들었다.  

다행인 건 특별한 부작용도 없었다는 점이다. 아주 경미한 발진 외에는 고식적인 부작용인 미식거림이나 구토, 통증, 머리 빠짐 이런 증상 없이 아주 잘 지내시고, 삶의 질도 높아지셨다. 면역항암제는 일단 반응이 오면 그 반응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약 1년 간 특별한 이벤트가 안 생긴다는 장점이 있다. 아마 이 반응이 잘 지속될 거라 보고 있다. 
이정윤 교수가 젬퍼리를 투여한 84세 자궁내막암 환자의 임상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말은.

- 대부분의 자궁내막암은 치료가 좀 잘되는 편이긴 하지만, 재발돼 정말 치료가 쉽지 않은 케이스로 변한다. 때문에 미충족 수요도 굉장히 많다. 아직까지 치료 옵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우리 환자들도 곤경에 처한다. 

따라서 dMMR/MSI-H인 경우에는 빠르게 급여 적용이 됐으면 좋겠다. 이러한 특성이 있을 때 면역항암제와 화학항암요법 병용치료는 뛰어난 생존율 개선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환자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약재를 선택할 수 있게끔 하는 게 첫 번째 바람이다. 

두 번째는 dMMR/MSI-H인 경우 면역항암제를 사용하면 치료 효과가 있지만, 전체 자궁내막암 환자의 20%에 그친다. 불일치복구 정상(MMRp)과 현미부수체 안정(MSS)에 해당하는 환자는 80%다. 이 대부분에 해당하는 환자는 면역항암제가 효과가 어느 정도 있지만, 아주 만족스러운 정도는 아니다.

이런 환자들의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다양한 약제가 개발되고 있고, 국내서도 여러 가지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MMRp/MSS이라 하더라도 너무 실망하지 말고, 좋은 치료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의료진과 같이 노력해주기를 환자 한 분 한 분께 당부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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