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배정위 회의록 파기에도 '당당'…현 교육부 '민낯'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4-08-19 05:53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의대증원을 둘러싼 교육점검 연석 청문회에서 배정심사위원회(배정위) 회의록이 파기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료계 분노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청문회에서 받을 유력한 질문에 대한 답변조차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답변을 번복하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청문회가 열린 오전 오 차관은 "배정위 회의록을 회의가 끝날 때마다 파기했다"고 밝혔다가 오후에는 "회의록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고, 회의 관련 자료를 파쇄했다"고 답변했다.

회의록 파쇄의 이유 또한 도마위에 올랐다.

이주호 장관은 배정위 회의록 파쇄의 이유에 대해 "민감한 상황에서 유출될 경우 갈등을 더 고조시킬 수 있는 우려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행동이라고 지탄하기도 했다.

한 의과대학 교수는 메디파나뉴스와의 통화에서 "배정위 회의 자료가 유출될 경우 분열이나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런 얘기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당연한 과정이다. 결정된 사항에 대해 찬성하는 사람도, 반대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는 것이 당연한데 분쟁이 일어날지 말지를 본인이 정할 필요는 없다. 대통령도 잘못하면 비판할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 국가다. 그런데 회의록 자료가 논쟁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파쇄 했다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일어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의대교수 중에는 이 같은 배정위 회의록 파기를 법적으로 강력히 대응하기도 했다. 지난 16일 방재승 서울대의대교수 전 서울대병원 비대위원장과 이병철 변호사(법무법인 찬종)는 이주호 교육부 장관, 오석환 차관,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을 서울지방경찰청에 공공기록물관리법 위반(공공기록물 폐기죄)으로 고발한 것이다.

비판과 법적 대응에도 일시에 2000명을 증원한 의대정원 배정을 둘러싼 논의 과정은 회의록 부재로 여전히 베일에 싸인 상태다. 그럼에도 청문회를 통해 이주호 장관은 "부끄러운 것, 숨길 것 없이 정정당당하게 배정했다"고 밝혔다. 이것이 대한민국 교육부의 민낯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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