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부터 치매 예측까지"…지금 의료전시회는 AI가 주인공

AI로 응급이송·진단·관리…AI기반 응급의료 네트워크 부스 북적  
의료AI, 영상의학 전문의 대상 학술대회장에서도 관심 폭증   
업계 "AI, 데이터 고도화로 정확도 향상…활용 사례 더욱 늘어날 것"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4-10-05 05:59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인공지능 기반의 응급의료 네트워크 시스템 구축이 놀라웠습니다. 의료 인프라가 비교적 낙후된 우리 지역이야말로 꼭 필요한 시스템인 것 같아요."

4일 '국제 병원 및 헬스테크 박람회(KHF 2024)'에서 만난 전라북도 내 2차병원 관계자 A씨는 AI기반 응급의료 네트워크를 두고 이같이 평가했다. 

이번 KHF 2024에는 예년보다 디지털 헬스케어가 화두로 떠올랐다. 환자 중심의 헬스케어 패러다임 전환을 실행하기 위한 도구로써 특히 AI가 그 중심에 선 것. 

그중에서도 참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AI기반 응급의료 네트워크였다. 이 시스템은 지난 7월부터 경기 서북부 의료 서비스 개선을 목적으로 가동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과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 포천병원, 의정부병원을 연결하는 AI 기반 응급의료 네트워크 시스템이다. 

가령 관내 심혈관 질환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관련 전문의가 있는 응급실로 AI앰뷸런스를 통해 즉시 이송한다. AI앰뷸런스는 이송 중에도 끊김없이 환자 모니터링을 해당 응급실로 전송한다. 

응급실은 이송환자의 실시간 위치파악을 통해 도착 즉시 치료를 시작한다. 치료 역시 의료AI 솔루션을 이용한다. 루닛과 제이엘케이 솔루션을 통해 영상검사의 신속한 판독을 지원하고, 중증도 예측 AI 솔루션인 에이아이트릭스 '바이탈케어'로 최적의 중환자실 병상운영도 가능하다. 
부스 내 일산병원 관계자는 "응급환자 의뢰의 경우에도 클라우드 병원정보시스템을 사용해 단 한 번의 클릭만으로 의뢰가 가능하다"며 "의뢰된 환자의 모든 정보는 의료진 간 실시간 공유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디지털 헬스케어 특별관에 마련된 '닥터앤서 2.0' 체험존도 참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닥터앤서 2.0은 국내 의료진과 AI 전문가들이 함께 개발한 맞춤형 의료 진단 소프트웨어 사업을 말한다. 암이나 당뇨, 우울증 등 12개 질환에서 24개 의료AI 소프트웨어가 상용화 될 예정이다. 

그중 간질환 SW 2종을 출품한 코어아이티는 '헤파B 케어(HepaB Care)'와 '딜리 케어(DILI Care)'를 선보였다. 헤파B 케어는 B형 간염 환자의 약물 복용 정보를 기반으로 항바이러스제 복용 후 신기능 저하를 예측해 제시하는 AI 기반 소프트웨어다. 

딜리 케어는 환자 임상 정보와 약제 정보를 기반으로 항생제에 의해 발생되는 간 기능 손상을 예측해 제시하는 AI 기반 소프트웨어다.   

코어아이티 관계자는 "항바이러스제나 항생제 처방에 있어 의료진이 최적의 치료 결정을 할 수 있다"며 "둘 중 하나는 임상시험이 끝나 결과 보고서를 작성 중에 있고, 나머지 하나는 확증임상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열풍은 비단 KHF 2024에서만 포착된 게 아니었다. 병원 및 의료 소비자가 주요 참관객이었던 KHF 2024뿐만 아니라 국내외 영상의학 전문의들이 모인 학술대회장에서도 디지털 헬스는 주요 '아젠다(Agenda)'로 자리 잡았다.

같은 날 코엑스 3층에서 열린 '제80회 대한영상의학회 학술대회(KCR 2024)'에는 의료AI 업체뿐만 아니라 영상진단장비 제조업체까지 AI 기술을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의료AI 솔루션에 대한 의료현장 진입 사례가 늘어나면서 업계와 전문의 모두 관련 기술 알리기 및 고도화에 더욱 집중하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루닛 역시 흉부 X-ray 영상 분석 AI 솔루션인 '루닛 인사이트 CXR'과 유방촬영술 영상 분석 AI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를 각각 들고 나왔다. 이들 두 제품은 각각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와 신의료기술 평가 유예를 받아 비급여로 의료현장 진입이 가능한 제품들이다. 

루닛 부스 관계자는 "첫 날과 둘째 날 각각 약 500명, 400명 정도가 우리 부스를 방문했다"면서 "유방 쪽에서는 유일하게 우리만 비급여가 되기 때문에 유독 관심이 많았다. 해외 의료진 중에서도 판매 문의가 제법 있었다"고 말했다.  
뇌 질환 영상 AI 솔루션 전문기업인 뉴로핏도 영상의학 전문의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뉴로핏은 뇌신경 퇴화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뉴로핏 아쿠아(Neurophet AQUA)'와 PET 자동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뉴로핏 스케일 펫(Neurophet SCALE PET)' 등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이들 제품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 MRI(자기공명영상)에서 발견되는 뇌 위축 및 혈관 퇴화로 인한 백질 변성을 분석하거나, PET(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 영상을 활용해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뇌 세부 영역별 침착 정도를 정량적 수치로 제공한다.

뉴로핏 부스 관계자는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경과 관찰용이나 예방 차원에서 우리 솔루션의 의료현장 활용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특히 다른 회사엔 없는 검진 보고서를 통해 뇌가 얼마나 위축이 됐는지 100분위 단위로 나타내준다. 초기 상태를 환자에게 정량화해서 설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의료현장에서의 AI 활용 사례는 더욱 활발해질 거라 예측했다. 딥러닝 기술이 산업 전반에 걸쳐 활용되고 있는 만큼, 의료산업 역시 이 같은 대세를 거스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 산업 태동기였던 2010년대와 달리 의료 데이터 가공 과정이 고도화되며, 정확도와 예측도 면에서 실제 의사결정을 보조하는 수준으로까지 올라왔다는 것. 

현장에서 만나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불필요한 데이터까지 훈련시키는 바람에 AI의 위양성률을 높였지만, 지금은 업계 모두가 데이터 가공 과정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면서 "이에 추출된 데이터들을 AI가 학습해 특이도와 민감도를 더욱 높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3년 전까지만 해도 AI라면 손부터 저었던 선생님들이 지금은 어떤 AI가 진료현장에서 워크플로우 개선에 도움이 될까 고민하는 단계까지 온 것 같다"면서 "과거와 비교하면 호의적인 시각으로 변한 것이 느껴진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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