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디지털 기술과 다양한 플랫폼 기술의 발전과 활용이 맞춤형 환자 관리를 위한 적절한 도구로 진화하고 있다.
17일 서울시 마포구 서울창업허브 대강당에서는 '약국의 발전을 향한 도전의 발자취 50년 : 열정으로부터 열매로'를 주제로 '2024년도 대한약국학회 정기총회 및 정기학술대회'가 개최됐다.
이날 2부 정기학술대회 시간에는 ▲디지털약물안전카드를 이용한 약물 부작용 정보 공유 ▲디지털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지역사회 건강관리 활용 실례와 약료관리 적용 가능성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약국의 지역사회 만성질환자, 노약자 원격케어 활용 가능성 등 디지털 기술을 중심으로 한 3건이 발표됐다. 연자들은 발전한 디지털 기술들을 다양하게 활용하면 맞춤형 환자 관리를 더욱 효율적으로 이뤄낼 수 있다는 데 입을 모았다.
◆ 약물안전카드, 표준화 체계 및 디지털 시스템 구축 진행 중
아영미 영남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사진>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 부작용 관리를 위한 환자 중심의 능동적 기반 마련 추진', '환자 중심의 능동적 의약품 부작용 관리체계 마련' 연구결과를 토대로 '디지털약물안전카드를 이용한 약물 부작용 정보 공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약물안전카드가 등장하게 된 배경은 흔히 부작용이라고 이야기하는 '약물이상반응(ADRs)'이 환자들에게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인구 고령화, 의료의 복잡성 증가, 다중이환 및 다약제 등의 요인은 약물이상반응에 취약하게 만들기 때문에, 이에 해당하는 환자들에 대한 약물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
아영미 교수는 "약물이상반응은 예방이 가장 핵심이다. 모든 반응을 예방할 수는 없겠지만, 1/3에서 절반까지는 잠재적 예방이 가능한 이상사례인 것으로 나타난다"면서 "따라서 환자의 약물이상반응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부작용 이력을 잘 관리하고, 정보 공유가 빠지지 않고 이뤄져야 향후 같은 일이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약물이상반응 예방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예방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체계 중 하나가 환자의 약물이상반응을 기록하는 약물안전카드다. 그러나 해당 카드를 발급하는 병원이 제한적이고, 의료기관별 발급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활용에 제한이 있다. 카드의 물리적 크기로 인해 정보 제공이 제한적일 수 있으며, 카드를 휴대하지 않으면 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가졌다.
실제로 지난 5월, 약물안전카드를 병원에 가져오지 못하고 진료를 받았다가 약물이상반응이 있는 약을 투여받게 돼 결국 입원치료를 받은 케이스가 알려진 바 있다.
아 교수는 약물안전카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디지털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미 유럽, 대만 및 홍콩, 호주 등에서는 디지털 솔루션을 통해 환자의 처방정보, 의료기록 등을 기록하고 조회할 수 있다.
디지털 약물안전카드 체계를 구축하면, 실물카드뿐만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에 약물이상반응 정보에 접속할 수 있는 QR코드를 제공해 정보를 상세히 확인할 수 있고, 이 과정을 통해 의심약물명, 이상사례 증상 징후 표기 등 형식 및 발급기준 등의 부문에서 표준화를 이룰 수 있어 신뢰성 또한 높일 수 있다. 이는 식약처 연구과제를 통해 시범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응답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약물안전카드에 대한 환자들의 선호도 또한 휴대폰을 통해 휴대할 수 있는 형태를 92%가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4%가 스마트폰 내 앱이나 전자문서 형태를 선택했다.
아 교수는 "고령인 환자들의 경우 사용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60대 이상에서도 디지털 약물안전카드에 대한 수요가 컸다"고 부연했다.
발표 후 한 약사는 디지털 약물안전카드 대신 DUR에서 바로 환자 기록을 바로 조회하는 방식에 대한 연구는 없었는지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아 교수는 "약물이상반응 정보 공유를 하려면 약사법상 환자의 개인정보를 붙여서 가야하는데, 지금 이 정보를 개인정보에 붙일 수 없도록 막혀져 있다"며 "이에 관련 법을 개정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식약처 또한 DUR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향후 방향성은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답했다.
◆ 디지털 플랫폼, AI 기술을 통한 지역사회 건강관리 활용
'디지털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지역사회 건강관리 활용 실례와 약료관리 적용 가능성'을 주제로 발표한 박정우 휴레이포지티브 이사
<사진>는 "디지털 기술은 사람들에게 더 진보된 건강관리를 가능하게 한다. 전통적인 의료 서비스 간의 간극을 메우고, 격차를 해소해 모든 개인이 최적의 건강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박 이사는 "플랫폼이 건강관리에 효과가 있느냐라는 질문이 많은데, 이에 답하기 위해 많은 연구를 했다. 그리고 건강관리 프로그램은 근거가 있다고 주장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면서 디지털 기반 RPM(Remote Patient Monitoring), 원격 환자 모니터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휴레이포지티브는 2007년부터 정부의 각종 시범사업을 통해 원격 환자 모니터링이 가능한 플랫폼을 제공했다. 그러나 일차의원에서 늘어나는 업무와 인건비에 대한 부담과 구인난, 여건 상 단방향 문자 위주의 관리 등이 한계로 지적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 모니터링에서 비용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하지 않아, 결국은 디지털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 이사는 "사실 모바일 서비스를 만드는 입장에서 헬스케어 부문은 가시밭길이다. 본능에 반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전적인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서비스를 잘 이용하신 분들이 실질적으로 의료서비스나 약의 도움없이도 많이 개선되는 케이스를 볼 때, 생활습관 관리를 같이 하는 것이 더 치료에 효과가 있다"며 "다만 기업은 개발한 것이 연구에서 끝나면 안 되기 때문에 임직원 건강 관리 서비스, 지역사회 스마트 건강관리서비스 모델 개발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AI 전화를 통해 돌봄 업무 효율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약국의 지역사회 만성질환자, 노약자 원격케어 활용 가능성'을 주제로 발표한 이상우 네이버클라우드 이사
<사진>는 "AI 전화 서비스인 '클로바 케어콜(CareCall)' 서비스를 전국 100여 시군구에서 사용하고 있다"면서 "이 중 85%가 취약계층 대상 고독사 예방 목적으로 안부를 확인하는 사업인데, 점차 치매나 우울증, 격오지 주민건강 등으로 사업범위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AI는 환자의 안부 확인 및 정서 케어 시범 서비스를 제공하던 1단계를 지나 생활 및 건강 상태를 파악하며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한 2단계, 그리고 과거 통화 내용을 기억하며 지속적인 대화 유지가 가능한 3단계까지 진화했다. 정서케어 시범 서비스를 시작으로 점차 개인화된 케어로 확장하고 있다.
AI 통화를 활용하고 있는 부산 해운대구 베타테스트 100명을 대상으로 자체 만족도 조사 결과, 독거노인 90% 이상이 만족하고, 정서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답변했다. 대구의 중장년 1인가구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만족도 결과에서는 89%가 정서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답변했다.
이상우 이사는 "AI 서비스들이 발전하고 있지만, 약사법과 현실적인 요소들이 맞물려 한계가 나타나기도 한다"면서 "법을 어떻게 개정해야 할 지 이런 부분을 한 번 생각해본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약국은 편의점처럼 가까이 있다. 이런 공간을 복약지도 형태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 헬스를 할 수 있는 매개체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약국이 지역주민의 건강을 관리하고, 지자체와 건강앱 플랫폼 등을 연계하는 공간이 된다면 새로운 돌봄 서비스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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