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表 긴급치료센터·외과전담병원…의료계, 긍정 속 우려

서울형 긴급치료센터, 지속 유지 위한 수가지원 뒷받침돼야
질환별 전담병원, 명칭부터 재검토해 현장혼란 줄여야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4-11-26 05:56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서울시(시장 오세훈)가 경증 환자의 응급실 과밀화를 해소하면서 급성기 질환 환자가 제때 치료받을 수 있도록 '서울형 긴급치료센터(UCC, Urgent Care Clinic, 어전트 케어 클리닉)'와 외상질환에 특화된 '서울형 질환별 전담병원' 운영을 시작해 주목된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긍정과 우려를 나타냈다. 긴급치료센터의 경우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운영하는 의원에서 응급실을 운영해 비용을 낮추면서 경증환자의 접근성은 높인 부분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적절한 수가 지원 없이는 일시적으로 끝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외상환자를 주력으로 보는 질환별 전담병원의 경우 명칭과 중증도 기준을 명확히 해야 현장 혼선을 줄일 수 있다는 시각도 제시됐다.

25일 서울시는 전국 최초로 의료기관, 119구급대와 협력체계를 구축해 야간‧휴일 경증환자가 응급진료를 받을 수 있는 ▲서울형 긴급치료센터 2곳과 ▲서울형 질환별 전담병원 4곳의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서울형 긴급치료센터 2곳은 의사 상주 하에 매일 아침 9시부터 24시까지 운영하며, 경증환자질환인 외상, 급성기 질환(복통, 기침, 고열, 구토 등) 등을 중심으로 진료한다. 올해는 '더 건강한365의원'(양천), '서울석병원'(송파) 2곳 시작으로 매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서울형 질환별 전담병원은 외상환자 대상 24시간 진료 병원으로 원탑병원(강서), 서울연세병원(마포), 서울프라임병원(광진), 리더스병원(강동) 등 외과 계열 질환 전담병원 4곳이다. 이들 병원은 365일 24시간 의사 1명 이상이 상주하며 외상 응급환자 진료 및 응급수술을 위한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내원 환자나 119구급대 이송환자도 진료하게 된다. 

이날 서울시 함현진 응급의료팀장은 메디파나뉴스와의 통화에서 "긴급치료센터의 경우에는 달빛어린이병원 정도의 수가로 인정해줄 수 있도록 지금 건의해 놓은 상태로, 아직 확정된 상태는 아니다. 현재는 인건비 등 운영비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이형민 회장은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서울형 긴급치료센터’의 경우 의사회에서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던 UCC와 기본적인 맥락은 동일하다"며 "UCC 모델을 공식적인 행정에서 언급하고 시행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선택할 수 없기 때문에 응급실을 방문하는데 이러한 환자에게 본인부담률 등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이것보다는 급성기 경증환자도 갈 수 있는 의료기관이 있어야 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본다. 이에 UCC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고 말했다.

UCC는 쉽게 말해 동네 의원급 응급실로, 미국, 호주, 캐나다 등에서는 성공한 모델이지만 그동안 국내에는 적절한 수가가 뒷받침되지 못해 도입되지 못했다.

이형민 회장은 "의원이라고 하는 곳은 환자 진료를 통해서 수익을 내야 유지가 가능하다. 경증 응급환자만 봐서는 유지가 불가능하다"며 "UCC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응급의료기관에 준하는 수준의 응급의료관리료, 또는 달빛어린이병원 정도에 해당하는 수가지원이 없다면, 유지나 확대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119로 환자 이송시 중증도 파악이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긴급치료센터로 이송 후 중증으로 판정된 경우의 대안도 분명히 있어야 되며, 그 외에 세부적인 사안들을 보완해나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 질환별 전담병원, 명칭부터 재검토해 현장혼란 줄여야

서울시가 시행한 ‘서울형 질환별 전담병원’이 명칭에서부터 환자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시의 취지가 경증 외상환자 치료라면 그에 맞는 명칭으로 불릴 수 있도록 해야 환자 및 보호자의 혼란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주대병원 경기남부 권역외상센터 정경원 센터장은 "2차 병원에서 외상 환자를 24시간 365일 커버하겠다면, 대부분 가벼운 외상 환자일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전담병원이라는 명칭이 어느 정도의 환자까지 받는지 환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전담병원이라는 용어보다는 가벼운 외상 응급실 정도로 하는 것이 현장 혼란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며 명칭의 재검토를 시사했다.

또 "질환별로 나누는 것보다는 중증도에 따라 나누는 것이 우선돼야 현장 혼란을 경감할 수 있다. 단순히 외상, 심혈관 질환, 뇌혈관 질환 등 질환별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중증도별로, 응급도별로 나눠야 한다. 외상 환자 중에도 진짜 중증이 있을 것이고, 경증이 있을 텐데, 이 부분에 대한 기준이 먼저 정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함현진 응급의료팀장은 이와 관련해 "전담병원의 경우, 위급도를 기준으로 했을 때 케이타스(KTAS : Korean Triage and Acuity Scale.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도구) 1~5까지 중에서 전담병원은 3~5정도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위급도 3인 경우 구급대원이, 예를 들어서 3이라고 판단을 해서 갔는데 조금 더 중증일 경우에는 전원을 하게 된다. 현재 이들 외상전담병원 4곳은 권역외상센터와 핫라인을 가동 중으로, 만약의 사태 발생 시에는 바로 이송이 가능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일단 1명 이상의 의사는 무조건 24시간 당직을 서면서 상황에 따라 온콜 대기 의사들이 함께 환자 상태에 대응할 예정이다. 현재 선정된 병원들은 응급 수술이 가능한 병원들이고, 그동안에도 전문적으로 수술해오던 병원이다. 하지만 서울형 질환별 전담병원 운영은 이제 막 시작한 만큼 해당 병원들과 긴밀하게, 거의 하루에도 몇 번씩 연락하면서 제대로 가동이 되는지 확인하고 있다. 소방하고도 계속 보완점 등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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