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수업출석자 '블랙리스트'化…'전체주의적 압박' 우려

'메디스태프' 통해 신상 유출과 조롱…복귀 가능성 제동
익명 커뮤니티 악용…사칭과 허위 발언 가능성 제기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5-01-22 05:56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서울의대 3·4학년 수업 참여 학생들의 신상 정보가 의료계 익명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 유포되고, 이들을 비난하는 글이 게시되면서 복귀를 고려하는 학생들의 결정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부 교수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메디스태프에서의 행위가 전체주의적 압박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학생 신분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신상정보를 쉽게 얻기 힘든 만큼 커뮤니티의 익명성을 악용해 학생이나 전공의를 가장해 악의적인 말들을 퍼트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개강을 맞은 서울의대 3·4학년생들 중 수업에 참여한 70여명의 학생 신상이 익명소통 온라인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최근 공개됐다. 이후 이들을 악의적으로 비난 및 조롱하는 글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진다.

이로 인해 앞으로 복귀해 학업을 이어갈 의지를 가지고 있던 학생들에게도 부정적 영향이 작용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서울의대 하은진 교수는 메디파나뉴스와의 통화에서 "블랙리스트 배포로, 학생들이 두려워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복귀를 고려하는 학생들도 주춤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블랙리스트 작성과 공유에 참여한 이들은 특별히 악의적이거나 비도덕적인 의도를 가졌다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집단의 압력과 분위기에 개인의 도덕적 판단을 잠시 유보한 채 이러한 행위에 가담하게 된 것으로 생각한다. 이는 사유의 부재와 무비판적 순응이 어떻게 사회적 악을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메디스태프는)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생각과 말할 권리를 박탈하는 방식을 통해 전체주의적 행위에 동조하게 하는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의대 교수도 휴학생들이 이번 블랙리스트 배포로 인해 복귀 움직임에 더 조심스러울 것으로 예측했다. 

일각에서는 커뮤니티의 익명성을 악용해 학생이나 전공의를 사칭해 다른 누군가 악의적인 발언을 퍼뜨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는 상황도 확인된다.

B의대 교수는 "학교에 복귀한 학생들은 자유의지로 결정했을 것이고, 복귀하지 않은 학생들도 자유의지로 결정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메디스태프에 배포된 수업참여 학생들의 명단이 어떤 경로를 통해서 유출됐는지 그 경로가 궁금하다. 학생들은 그런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없다. 그런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사람들이 학생 또는 전공의인 것처럼 사칭해서 일을 만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지 않냐"며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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