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시대, 검증 안 된 정보 확산‥'건강문해력' 강화 필요성

유튜브·릴스·숏츠 등 디지털 플랫폼에서 전해지는 거짓 건강정보
가짜 정보 확산으로 불필요한 의료이용 증가‥대응 필요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5-02-25 11:56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어디서 그런 정보를 얻었냐고 하면 유튜브에서 봤다고 해요."

강서구에 위치한 E내과 원장은 SNS에서 얻은 정보를 믿고 스스로 약을 구매해 복용하다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SNS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건강 정보가 때로는 검증 안 된 내용일 수도 있다"라며, 소비자들이 스스로 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음을 강조했다.

SNS의 발달로 누구나 손쉽게 건강 정보를 접할 수 있게 됐지만,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 층에서도 전문가 검증 없이 단순 영상 콘텐츠에 의존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SNS가 정보 전달의 장벽을 허물어 많은 이들에게 건강 관련 팁과 조언을 제공하는 동시에, 허위 정보도 빠르게 퍼질 수 있는 '양날의 검'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검증 안 된 정보에 의존한 결과, 자가 치료에 실패하거나 불필요한 의료서비스 이용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곳곳에서 보고되고 있다.

SNS 건강 정보의 주요 문제점은 전문성 부족에 있다. 의료 전문가가 아닌 일반 사용자가 주로 정보를 생산하다 보니, 정보의 신뢰성과 정확성이 떨어질 위험이 크다.

또한 조회수와 관심을 끌기 위해 자극적이고 과장된 내용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아 실제 효과나 부작용이 왜곡돼 전달될 수 있다. 게다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용자들이 이런 영상을 공유하면서, 검증 안 된 내용이 사실처럼 받아들여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SNS에서 제공되는 일부 건강 정보는 전문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부정확하거나 편향된 경우가 많다. 이런 정보에 의존해 자신의 증상을 자가진단하고 잘못된 치료 방법을 시도하면 심각한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여기엔 병의 초기 진단과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는 위험도 내포돼 있다.

SNS를 통해 유통되는 검증 안 된 건강 보조제나 의약품도 문제다. 소비자는 제품 구매 전 반드시 전문가 의견을 구하고, 공신력 있는 기관의 검증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
 

인스타그램에서 다이어트를 검색하면 뜨는 영상들


이와 관련해 유튜브는 2023년부터 '유튜브 헬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이용자가 건강 관련 주제를 검색할 때, 공신력을 인정받은 기관이 제작한 콘텐츠를 우선 추천해 주는 기능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적법한 면허 보유를 증명하고, 의학전문학회협의회(CMSS), 미국의학한림원(NAM),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건강 정보 공유 표준을 따라야 한다.

한국에서는 대형 병원 및 기관을 대상으로 인증 서비스를 제공해왔는데, 지난해부터 의료 전문가가 운영하는 채널에도 인증 라벨을 부여하고 있다. 서비스 대상 채널에는 '보건 정보 출처에 대한 정보 패널'이 부착되고, 관련 검색에서 우선 추천된다.

하지만 여전히 범람하는 SNS의 거짓 의료 및 건강 정보들을 걸러내기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강문해력(Health Literacy)'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건강문해력은 올바른 건강 관련 결정을 내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얻고 처리하며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동으로 실시한 '건강문해력의 영향요인 파악 및 의료이용에 미치는 영향 분석'에 따르면, 올바른 건강 정보를 해석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응급실 방문이나 외래 진료 횟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고령, 낮은 교육 및 소득 수준, 민간보험 미가입, 만성질환 등이 낮은 건강문해력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이 드러났다.

해외에서도 미국 보건복지부와 OECD 등은 건강문해력의 범위를 단순한 정보 이해를 넘어 의료 이용 선택 능력까지 확장하는 전략적 요소로 인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정부와 관련 기관이 SNS 시대에 맞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및 맞춤형 건강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소비자들이 검증된 건강 정보에 기반한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사회적·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관계자는 "건강문해력은 단순히 개인의 건강관리 능력 강화를 넘어, 불필요한 의료 이용을 줄여 전체 보건의료 체계의 효율성을 높이는 핵심 열쇠"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정부와 사회 전반의 노력이 모여 건강문해력 증진 정책이 추진되면, 잘못된 건강 정보로 인한 의료비 낭비와 환자 안전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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