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 R&D 비용 가중…AI 신약개발로 개발 효율성↑

R&D 비용 증가, 생산성 저하 및 산업 전반에 부담 가중
AI 통한 신약개발 개념 변화…개발 효율성 높일 대안으로 부상
기술적 가능성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어 
글로벌 AI 신약개발 시장, 2023~2030 연평균 43% 성장 전망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5-04-08 12:00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글로벌 제약사들의 R&D 비용 지속 증가로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글로벌 AI 신약개발 시장이 기술혁신에 힘입어 개발 효율성을 높이며 획기적인 성과를 내놓고 있어 향후 발전이 기대된다. 

IBK투자증권 정이수 CFA는 8일 발표한 제약·바이오 산업 보고서를 통해 AI를 통해 신약개발의 개념이 바뀌어 가고 있으며, 고난도 신약개발이 이뤄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통적 신약개발은 오랜 시간과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지만, 성공 확률이 극히 낮은 한계를 가진다. 후보물질 발굴부터 시장 출시까지 평균 10~15년이 소요되는데, 개발 마지막 단계인 임상 3상에서 실패 시 막대한 비용 손실을 초래해 제약사들에게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 9년간 글로벌 제약사들의 R&D 비용은 지속적으로 늘어나, 수익성 확보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2023년 글로벌 제약사 15개의 합산 R&D 비용은 1630억 달러로 2014년 대비 87% 이상 늘었다. 
반면 임상시험의 생산성은 13년 전보다 오히려 낮아졌다. 임상시험 생산성 지수는 임상시험의 복잡성이 높아지고 임상 성공확률이 전반적으로 낮아지면서 2010년부터 2021년까지 구조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2022년과 2023년 생산성 지수가 반등했지만, 일시적인 효과로 분석된다. 

이처럼 R&D 비용 증가와 생산성 저하는 제약·바이오 산업 전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임상시험 생산성이 다시 하락할 우려가 있는 가운데 개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대안으로 AI가 부상 중이다. 

AI는 임상시험 설계, 환자 선별, 데이터 분석 등 여러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며, 임상 진행기간을 단축하고 개발 성공 확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정이수 CFA는 보고서에서 AI를 신약개발의 혁신 수단으로 활용함으로써 ▲AI 신약개발 후보물질 발굴 단계 최대 80% 기간 단축 ▲AI 발굴 신약 임상 2상 결과 새로운 치료 가능성 입증 ▲독점 판매기간 확대로 바이오 산업 이익의 질 획기적 도약 등 이미 뛰어난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일례로 알파벳이 설립한 AI 신약개발 스타트업 아이소모픽랩은 AI로 설계한 신약의 임상을 올해 안에 시작할 예정이며, 엔비디아와 오픈AI도 제약사들과 협력하며 기술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지난 2월 AI 신약개발기업 리커전이 자동화된 실험실(Wet Lab)과 컴퓨팅(Dry Lab)을 통합한 리커전 OS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발굴한 희귀 뇌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REC-994'의 긍정적인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해 AI로 발굴한 후보물질의 실질적인 성과를 입증한 사례도 있다.  

딥러닝 기반의 드 노보 신약 설계 기술의 진보는 AI 신약개발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시뮬레이션 기반 컴퓨터 설계가 일부 적용됐으나, 개별 분자의 특성 예측에 한정됐었다. 

그러나 드 노보 신약 설계 기술은 다양한 인공 신경망을 활용해 질병 관련 타깃 단백질 구조를 예측, 새로운 단백질을 설계함으로써 바이오의약품 개발의 가능성을 크게 넓혔다. 

미국 AI 신약개발 기업 앱사이는 드 노보 신약 설계 기술을 원하는 약리 작용에 맞게하는 최적화 모델을 보유해 AI 신약 후보물질 발굴 전 과정에 적용하고 있다. 올해 자체 개발한 TL1A 타겟 염증성장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인 ABS-101이 임상 1상에 진입해 하반기 중 중간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처럼 AI 신약개발의 적용 범위가 약물의 재창출에서 항체의약품 설계까지 확대되며 기술적 가능성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정이수 CFA는 "AI 신약개발은 신약의 출시 시점을 앞당겨 실질적인 독점 판매기간을 연장해 오리지널 신약 매출을 극대화한다"면서 "특허기간이 신약 후보물질 확정 후 20년으로 고정된 만큼, 신약의 개발기간이 짧아질수록 독점 판매기간을 최대화하게 되며, 궁극적으로 제약·바이오 산업의 '이익의 질'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는 폭발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켓앤마켓츠의 2023년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AI 신약개발 시장이 기술혁신과 획기적인 성과에 힘입어 2023~2030년 연 평균 43% 성장이 전망된다"며 "AI가 신약개발에서 더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아 향후 기업들의 경쟁력 격차는 AI 활용 역량에 따라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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