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강남구약사회(회장 김형지)가 약국 ATC(자동조제기) 불용 카트리지 문제를 지적하며, ATC 제조 기업들이 함께 효과적인 재활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김형지 강남구약사회장과 김원섭 강남구약사회 약국위원장은 19일 초도이사회 이후 전문지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약국 ATC 불용 카트리지 문제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이에 대한 해결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김형지 회장은 "ATC 불용 카트리지 문제는 강남구약사회만의 문제가 아니고 전국적인 문제다. 56개 약국만 해도 많은 여러 이유로 사용할 수 없게 된 카트리지가 약국에 잔류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본다면 엄청난 양일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약사들은 불용 카트리지를 버리기도 난감하다보니 보관만 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해결하려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약국 내 방치된 ATC 불용 카트리지. 사진=강남구약사회
약국 내 ATC 불용 카트리지는 ▲병원처방 중단 및 변경 ▲제약회사의 약 모양 및 용량 변경 ▲약 생산 중단 ▲사용량 감소 ▲약 급여 삭제 등의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다.
약 품목별로 각기 다른 카트리지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위의 요인들로 인해 약이 바뀌면 기존 카트리지는 사용하기 어려워 바뀐 약에 맞는 카트리지를 새로 구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혹여 기존 처방을 내리던 병원이 문을 닫고, 다른 분야의 병원이 들어오게 되면, 약국은 가지고 있던 대부분의 약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갑자기 많은 양의 카트리지를 바꿔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김원섭 약국위원장은 "약국에 새로운 카트리지를 가져오면 기존 카트리지를 보관하게 되는데, 공간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보관하는 것도 약국에는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카트리지가 플라스틱인 만큼 새로 만들거나 폐기할 때 환경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멀쩡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인데 단순 폐기하는 것은 환경에 좋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약사들도 공감하고 있다"며 "이에 회원들은 불용 카트리지를 재활용 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며, 재활용 측면에서 제조회사가 책임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앞서 강남구약사회는 지난 3월 20일부터 28일까지 강남구 약사 회원들을 대상으로 ATC 불용 카트리지 현황 조사를 실시했다. 400여명의 회원 중 56명이 응답했다.
사진=강남구약사회 ATC 불용 카트리지 현황 설문조사 결과 캡처
조사 결과, ATC 제조 회사는 89%가 JVM, 11%가 유팜오토팩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약국별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ATC 불용 카트리지는 많은 경우 124개를 보관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56개 약국이 보관 중인 ATC 불용 카트리지 수를 평균을 내보면, 약국당 11.6개의 ATC 불용 카트리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계산된다.
약국에서 불용 카트리지를 활용하고 있는 방법은 ▲모양이 비슷한 약에 재활용 한다(57%) ▲약국에 보관한다(42%) ▲폐기한다(1%)였다.
다른 약국의 불용 카트리지를 본인 약국의 불용 카트리지와 교환 혹은 실비 구매 생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교환 의사가 있다(58%) ▲구매 의사가 있다(35%) ▲교환 또는 구매 의사가 없다(7%)였다.
불용 카트리지 판매 또는 구매 시 적정한 가격에 대한 질문에는 ▲1만원 이하(14%) ▲1만1000원~1만5000원(41%) ▲1만6000원~2만원(16%) ▲2만원~3만원(27%) ▲3만1000원 이상(2%) 등으로 집계됐다.
불용 카트리지 활용방안에 대한 의견으로는 ▲제조 업체에서 수선 및 교환 ▲제조업체에 반납 ▲불용 카트리지 반납 시 포인트 적립 ▲저렴한 가격으로 교품 ▲약사회 주도 불용 카트리지 교환 및 호환 약정보 공유 활성화 ▲일괄 매입 일괄 판매 등의 의견들이 나왔다.
김원섭 약국위원장은 "해결 방안 중 하나로 언급된 회원간 교품 활성화는 이미 시도를 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활성화가 이뤄지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약이 워낙 다양하다보니 필요한 약국과 판매하려는 약국의 매칭이 이뤄지기 힘들고, 교품을 하더라도 카트리지의 오류 등이 발생했을 때 책임 여부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생각만큼 교품이 활성화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약사회 차원 외에도 ATC 제조기업에서도 교품방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알고 있는 약사들이 적은 상황이다.
이처럼 교품으로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은 만큼, ATC 불용 카트리지 문제에 대해 강남구약사회는 ATC 제조기업이 함께 효율적인 처리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사진=강남구약사회
강남구약사회가 우선적으로 제안하는 해결방안은 ATC 제조업체에서 불용 카트리지를 적정 가격에 매입해 재활용 카트리지나 소모품을 구입할 수 있는 포인트 형태로 적립해주거나, 매입한 카트리지를 세척 및 점검 후 필요한 약국에 새 카트리지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 혹은 교품을 도와주는 방법 등이다.
이를 위해 강남구약사회는 ATC 제조기업인 JVM과 유팜오토팩 측에 불용 카트리지의 효율적인 처리 방안을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김형지 회장은 "ATC 불용 카트리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서울시약사회에도 말씀을 전달했고, 서울시약사회 또한 해당 기업과 논의를 해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했다"면서 "강남구약사회 이번 집행부의 목표는 약국 경영 활성화다. 약국의 매출을 직접적으로 올려줄 수는 없지만, 조금씩 새어나가는 비용들을 줄일 수 있도록 개인 약국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해준다면 약국 경영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부분들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약사회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