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미제공으로 RWE 연구 도돌이표…가이드라인 제정 필요"

업계 "데이터심의 단계서 RWD 미제공으로 연구 중단 사례 많아" 
기획 단계에 '데이터 사전심사제도' 둬 데이터 이용 여부 결정해야
공통데이터모델 프로세스 간소화 및 접근 용이성도 재고해야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2-09-15 06:08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제약업계가 ‘RWE(Real-World Evidence, 실제임상근거)’의 연구 활성화를 위해 연구데이터 승인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보건의료빅데이터 확보 과정에서 건강보험공단이나 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심의위원회의 심의 여부에 따라 제약사들의 RWE 연구에 제동이 걸린다는 이유에서다. 

보령 왕승호 RWE 연구팀장은 지난 14일 열린 ‘제약현장에서의 RWD/RWE 활용 실제와 규제혁신 온라인 심포지엄’에서 “RWE 연구과제를 수행하면서 가장 불확실성이 높은 게 연구데이터 확보인데, 이를 명확하게 하는 규정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왕 팀장은 보령의 경우 주로 건보공단이나 심평원의 'RWD(real-world data, 실제임상자료)'인 보건의료빅데이터를 활용 중이라 밝혔다. 

이들 기관의 빅데이터를 연구하면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정보 분석이 가능해지는데, 이러한 빅데이터 활용으로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약제를 사용한 환자가 데이터로 축적돼있어 분석만 잘해도 연구결과가 나와 기간이 단축된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무 과정을 진행하다 보면 ‘기획-연구계획서-IRB심의-데이터심의-분석-결과보고서-논문작성’으로 이어지는 RWE 빅데이터 연구 프로세스 중 ‘데이터심의’ 단계에서 막혀버리는 경우가 상당수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건보공단이나 심평원이 데이터 제공에 대한 구체적인 내부 조건을 제약사에 밝히지 않는다는 점을 꼽았다. 

왕 팀장은 “이들 기관의 심사위원회 결정에 따라 연구과제가 중단될 수도 있는데, 데이터 제공 규정이 구체적으로 표시돼 있지 않다”면서 “기관 내부적으로 정해놓은 기준이 있음에도 심의 단계까지 가야지만 제약 조건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 이유로 기획 단계에서 데이터 추출이 가능한지를 알 수 있게 된다면, 제약사 입장에서는 기획에서 RWD 연구 진행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획 단계부터 데이터 심의까지 통상적으로 5개월 정도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피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왕 팀장은 “의료기관의 경우 먼저 병원의 데이터 심의위원회를 거치고, 그 다음 IRB 심의를 받도록 되어 있다”며 “연구 프로토콜을 하는 입장에서는 데이터 심의가 우선이기 때문에 사전심사제도를 둬 데이터 심사를 먼저 받고, 다음 단계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연구 불확실성을 먼저 제거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한국얀센 의학부 최금지 부장도 자사의 건보공단 데이터를 이용한 ‘B-cell non-Hodkin lymphoma의 10년 추적 발병률 및 생존율 관찰 연구’를 소개하면서 같은 부분을 지적했다. 

적응증 추가에 따른 역학 정보를 바탕으로 어떤 환자군에서 치료제가 필요한지 정보를 확인하는 연구다. 

최 부장은 “전국민 데이터로 비교적 빠르게 연구 수행이 가능했고, 사망데이터를 포함해 정확한 연구 결과가 도출됐다”면서도 “그러나 공단 데이터에 회사가 접근하기 위해 연구의 과학적인 목적을 입증해야 하는 부분에서 시간 소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통데이터모델의 적극적인 활용을 위해 프로세스 간소화 및 접근 용이성에 대해 재고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한편 국내 대부분의 제약사들은 'RWD(real-world data, 실제임상자료)' 연구 수행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RWD 연구 경험이 있는 제약사는 5곳(31.2%)이었고, RWD 연구 수행 계획이 있는 제약사는 11곳(68.8%)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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