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드디어 채워진 건보공단 이사장‥'의사' 출신 정기석 교수의 과제

2개월 넘는 길어진 임명 절차‥하반기 건보공단 여러 현안 해결 시급
건보 노조, 의사 출신 이사장 임명에 경계‥노조 공개 질의 답변 필요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7-10 11:27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드디어 10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이사장 공백이 채워졌다.

많은 이들이 예상했듯 가장 유력했던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정기석 교수가 차기 이사장이다.

지난 3월 강도태 전(前) 이사장의 갑작스러운 사임 이후 4개월 만이다.

4월 정식 공고가 있었지만, 통상적으로 1차 서류심사와 2차 면접심사, 공식 임명까지 약 2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늦어진 결정이다.

늦어진 임명 만큼 신임 정 이사장은 건보공단의 여러 현안을 해결하는 데 주력해야 할 듯 보인다.

보건복지부도 정 이사장의 임명을 알리면서 "의료 전문지식과 행정 경험을 갖춘 신임 이사장이 건강보험 재정 관리 및 필수의료 중심의 건강보험 보장 강화 등 공단 현안 과제들을 차질 없이 수행하고 공단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건보공단을 둘러싼 경영 환경은 불안정과 불확실성으로 인해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또한 지난해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건강보험재정 안정화와 공공기관 혁신이 사회적 이슈가 된 상황.

따라서 건보공단은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재정 지출 증가, 기금화 등의 외부통제 강화 요구, 지속적인 건강보험의 개혁과 관리체계 혁신 요구 등 시급한 현안을 갖고 있다.

더불어 필수의료에 대한 보장성 강화와 본인부담상한제와 재난적의료비 등 의료비 부담 경감을 지속 추진하면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에 포함된 재정누수 요인 점검, 비급여 관리, 불법행위 엄단, 재정지킴이 운영 등을 이끌어 가야 한다.

그런 점에서 신임 정기석 이사장은 다양한 경험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1958년생인 정기석 교수는 감염병 대응 및 보건의료 분야 전문가다. 그는 서울의대를 거쳐 질병관리본부장, 한림대성심병원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국가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메르스 유행 직후인 2016년에는 질병관리본부장을 맡아 메르스 대응을 주도하기도 했다.

다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의사 출신 강중구 원장이 지난 3월 취임한 상태에서, 건보공단도 의사 출신 이사장이 임명됐다는 것에 노조의 시선이 날카롭다.

건보공단은 과거 2014년 성상철 전 이사장 임명 당시 의사 출신이라는 이유로 노조의 큰 반대에 부딪친 바 있다. 성 전 이사장은 분당서울대병원장, 서울대병원장, 대한병원협회장, 복지부 보건의료미래위원회 위원, 대한정형외과학회장 등을 지냈다. 그리고 박정희 대통령 기념 재단 이사 출신이다.

공단 노조는 정문에 텐트를 치고 노숙 농성을 하며 성 전 이사장의 출근 저지 등 강경투쟁을 진행한 바 있다.

이에 성 전 이사장은 노조와의 협상 자리에서 의료영리화가 아닌 현재 건강보험 제도가 유지 및 강화를 약속했고, 이후 이들의 갈등이 봉합됐다.

이번에도 노조는 신임 정 이사장에게 ▲불평등 양극화·저출산 고령화 사회, 포스트 코로나 사회 환경적 변화에 따른 건강보험 제도의 사회적 역할과 기능에 대한 철학과 소신 ▲현 건강보험 정책에 대한 소신과 입장 ▲정부 지원 확대 및 개인정보 개방 관련 데이터 3법에 대한 보험재정 안정화 및 공단 역할 ▲감염병 관련 비용을 건강보험 재정에서 지출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에 대한 견해 ▲국가의 감염병 전문가로 책임 있는 자리를 두루 거친 이사장 후보자로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공급자들의 부당청구 사례에 대한 조치와 대책 방안 등을 공개적으로 질의했다.

그러나 아직 뚜렷한 답변은 받지 못한 상태다.

노조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가입자인 국민을 대신하는 보험자의 수장이다. 그런데 의료영리화·민영화 정책에 동조하며 비젼 없는 무리한 정책들을 밀어붙이는 공급자 의사가 공단 이사장으로 선임된다면 건강보험 공적 기능은 무너지고 제도의 근간이 흔들릴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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