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 부담' 줄일 대안은 어디에?‥정부 정책 방향에 의문

간병 부담 감소가 아닌, 더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에만 초점
건보 노조 "서비스 아무리 확대해도 현 간병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11-27 11:45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이 건강보험의 '사회안전망'이 무너지고 있다고 직언했다.

그 중에서도 더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도입에만 힘을 기울이며, 정작 부족한 간병인과 치솟는 간병비 부담은 신경쓰지 않는 정부에 비판의 화살을 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란 입원환자가 보호자나 개인 고용 간병인이 필요 없이 전문 간호 인력으로부터 24시간 간호서비스를 받는 제도다. 병원에서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간병지원인력이 팀을 구성해야 한다.

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비싼 간병비의 부담을 덜고 전문 의료진이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시행 8년째를 맞았지만 해당 서비스 병상 운영 비율은 2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3월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실시한 조사 결과, 31개 조사 대상 의료기관 중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상을 운영하고 있다고 응답한 29개 의료기관의 병상 1만6832개 가운데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상은 4786개에 그쳤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상 운영 비율은 28.43% 수준이었다.

인력 부족, 시설 개선비용 부담, 인력 추가에 따른 인건비 부담, 서비스 제공자인 병원에 대한 유인 부족 등 해당 제도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는 이유는 명백히 드러나 있다.

게다가 간병은 중증질환 환자에게 절실한 수단이다. 그런데 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경증 또는 중등도 환자 위주로 돌아가고 있었다.

국회에서도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 등이 간호 인력을 확충해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중증환자 중심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동의한 바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해 12월 "간병의 사회적 책임 확대를 위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보편적 의료서비스로 전면 확대하라"고 복지부 장관에 권고한 바 있다.

이를 놓고 건강보험노동조합은 정부가 정말 필요한 것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노조는 "정부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외에는 간병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제도적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를 위해 2018년 이후 5년간 동결된 통합병동 수가를 손봤다. '제3차 상대가치점수 개편'과 관련해 일반 병동과의 비교를 통해 현행 수가의 적정 여부 및 가산 개선 등을 진행하고 있는 것.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는 단순히 수가 인상으로 단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노조 역시 서비스를 아무리 확대하더라도 현재 및 앞으로의 간병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지난 6월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의하면 전년도에 비해 간병 도우미료가 11.4% 상승했다. 최근 5년으로 따지면 상승률은 37.7%다.

일반적으로 간병비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하루 기준 13~15만 원, 한 달 기준 400~500만 원가량 소요된다.

극심한 고령화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간병 수요가 급격히 올라가고 있고, 물가 상승과 인력 부족 등의 문제로 간병인을 구하는 것이 하늘에 별 따기 수준으로 힘들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오히려 최근의 2024년 예산 편성 관련해 요양병원 간병비 시범사업 예산은 전액 삭감된 상태다.

노조는 "간병 파산과 간병 실직이 너무 흔한 현실임에도 정부는 간병 부담을 줄일 대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더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은 최근 건강보험의 변화에 우려스러움을 표하며, 제도의 전환과 개선 과정에서 놓칠 수 있는 사각지대를 지속적으로 찾아내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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