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정윤식 기자] "저희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인공지능 신약 개발의 선도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향후 해당 분야의 대표적인 키워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17일 남기엽 파로스아이바이오 CTO는 메디파나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목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2016년 4월에 설립된 AI 플랫폼 기반 희귀난치성 혁신신약 개발 전문기업으로서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 'PHI-101' ▲차세대 흑색종 표적 치료제 'PHI-501' ▲KRAS 표적항암제 'PHI-201' 등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신약 개발의 전반적 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남기엽 CTO와 인공지능 플랫폼 부분을 전문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채종철 CSO 겸 전무 이사에게 파로스아이바이오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Q>자기소개와 파로스아이바이오 합류 과정을 말해달라.
남기엽 CTO(이하 남) - 우리 주요 임원진들처럼 계산 화학을 전공했다. 저 같은 경우 숭실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마치고, 이후 미국 메릴랜드 대학교 분자설계 연구소에서 컴퓨터를 이용한 3차원 단백질 구조 기반의 신약 개발 연구를 진행해 왔다. 그리고 약물 최적화 과정에 필요한 ADME(Absorption, Distribution, Metabolism, Excretion) 예측 및 계산 시스템 생물학 관련 분야를 연구했다.
2011년부터 바이오벤처에서 후보물질 도출과 전임상연구를 비롯한 신약 개발 관련 업무를 진행했으며, 약리 활성과 평가 등 미진한 부분에 대한 보완을 위해 가천대학교 약학대학, 서울아산병원에서 항암제 개발 중개연구를 했다. 또한 2015년 이큐스앤자루(전 이큐스팜) 연구소장을 거쳐 2016년 파로스아이바이오 공동설립자로 참여했다.
Q>파로스아이바이오의 정체성과 특성은 무엇인가?
남 -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우수한 IT/BT(Information Technology/Bio Technology) 역량을 갖춘 인재들이 함께하는 신약 개발기업으로서, 첨단 알고리즘과 시스템 등을 갖춘 케미버스(Chemiverse) 플랫폼을 활용해 혁신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그렇기에 회사 인력 구성의 80%가 연구진으로 이뤄져 있으며, 그중 80%가 석박사 출신으로 우수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
더불어 윤정혁 대표를 포함한 임원진들 역시 2000년부터 분자설계, 화학정보학, 인공지능 분야를 신약 개발에 활용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창업 이후 인공지능 신약 개발 기술을 통한 신약후보물질의 임상 단계 진입을 최우선 목표로 했으며, 2019년부터 급성골수성백혈 후보물질 PHI-101의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창업 초기 인공지능 신약 개발 기술을 통해 국내 바이오벤처, 대학, 연구소 등과 신규 표적 단백질에 대한 유효 물질을 찾는 연구들을 다수 진행했다. 이런 과정을 지나 현재는 저희 케미버스 플랫폼을 이용해 자체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Q>앞선 케미버스 플랫폼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채종철 CSO(이하 채) - 파로스아이바이오의 경우 신약 개발을 중점에 두고, 그 효용·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AI를 활용하고 있다. 기존 AI 플랫폼들이 가진 알고리즘 파편화, 미진한 성과 등 문제점 극복을 위해, 개별 과정들을 통합하고 최적화하는 일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본적인 생성 모델과 '거대 LM 모델(Large Language Model)'의 도입, 개선 작업에 나서고 있다.
다음으로 화합물 데이터베이스의 기하급수적 증가에 따른, 선택과 집중을 위해 ▲파운데이션 모델 도입을 통한 생성 모델 정확도 향상 ▲자동화·직접화를 통한 AI 신약 개발 효율화 ▲대용량 초고속 데이터 처리 기술 향상을 목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언드러거블 타겟(Undruggable target)'이었던 KRAS 단백질 발굴에 이어, 지난 2022년 유한양행과 공동 연구를 도출했다는 점에서 신약개발 기업의 본격적인 면모를 갖췄다고 생각한다.
Q>요즘 AI를 활용한 다양한 플랫폼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른 파로스아이바이오와 케미버스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채 - 아무래도 대용량 초고속 화합물 탐색 기술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나를 포함한 임원진들이 90년대부터 크레이(Cray)의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단백질 시뮬레이션 연구와 CADD(Computer-Aided Drug Design) 기술, AIDD(AI-Driven Drug Design)에 이르는 오랜 경력·노하우을 가지고 있다는 점 역시 파로스아이바이오만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Q>현재 파로스아이바이오가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 소개를 부탁드린다.
남 - 현재 파로스아이바이오의 파이프라인은 희귀질환을 위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먼저 임상 1상 진행 중인 PHI-101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Acute Myeloid Leukemia, AML)과 재발성 난소암을 적응증으로 하고 있으며, 이는 용량을 증가하는 단계인 1a상과 용량 확정 단계인 1b상으로 나뉘어 있다. 약효에 관한 부분은 매년 미국 혈액학회(American Society of Hematology, ASH)에서 발표하고 있다.
작년에는 평가 가능한 환자의 60%가 종합 완전관해(Composite Complete Response)를 기록한 성과를 거두는 등 임상에서 계속 효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국내외적으로 많은 교수들이 관심을 가지고 임상에 참여하고 있다. PHI-501의 경우에는 난치성 대장암, 악성 흑색종을 적응증으로 전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중개연구에 있어서도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도널드 스몰 교수와 PHI-101 관련 환자 유래 동물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신촌세브란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신상준 교수와 PHI-501 공동 중개연구를 통해 작년 '미국암연구학회(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 AACR)' 연구 결과 발표에 이어, 오는 2월 개최될 '유럽종양학회 주최 암요법학술대회(ESMO Targeted Anticancer Therapies, ESMO TAT)'에서도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후보물질 도출 과정에 있는 담관암 치료제 PHI-401, 지난 2022년 유한양행과 공동 연구 및 기술 이전 계약을 맺은 PHI-201 등이 후발주자로 나설 계획이다.
Q>파로스아이바이오의 파이프라인이 희귀질환에 집중된 이유를 알고 싶다.
남 -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ext Generation Sequencing) 발전에 따른 매년 신규 희귀질환 발생 수가 250개에 이르고 있다. 더불어 아직 92%의 희귀질환 치료제가 부재한 상황이다. 아울러 지난해 FDA 전체 승인 의약품 55개 중 17개가 희귀질환 치료제인 만큼,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사협회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JAMA) 역시 2008년에서 2016년 사이 처방약 시장 규모에서도 희귀질환 치료제로 지정받은 약물이 일반 질환에 비해 적지 않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미국 생명공학산업협회(Biotechnology Innovation Organization) 자료에 따르면 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했을 때 최종 승인까지 성공률이 3배 정도 높다고 추산하고 있다.
이어 희귀질환의 특성상 식약처의 조건부 승인 제도와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Q>신약 개발을 위한 파로스아이바이오의 자금 상황은 어떤지 궁금하다.
남 - 현재 수익 모델에 있어서는 국내외 오픈이노베이션과 조건부 승인을 통한 시장 진입을 목적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시기는 내부적으로 2025년이나 2026년을 예상하고 있으며, 향후 임상 현황에 따라 조금씩 변동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자금적 측면에서 기존에 보유한 자금과 상장 이후 확보한 공모 자금을 합쳐서 2023년 말 기준 260억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했다. 2025년까지 연구개발 및 운영자금이 확보된 상태다.
Q>지난해 파로스아이바이오의 가장 의미 있었던 성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남 - 연구 부분에서는 PHI-101의 완전관해 사례와 그에 따른 해당 환자의 조혈모세포이식 단계 이행이 굉장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치료목적 사용 승인을 통해 치료 옵션이 없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었던 부분도 의미 있는 성과가 아니었나 싶다.
또한 지난해 상장을 통한 회사 포지셔닝 강화와 실험실 확장, 20%에 달하는 연구인력 확보도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Q>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개최된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 궁금하다.
남 -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글로벌 기업들과 파트너 미팅을 진행했다. 우리는 이번 행사를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의 연구 실적을 업데이트하는 기회로서 삼고 있으며, 새로운 표적의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해 다양한 기업들과의 접촉을 늘리고 있다.
Q>향후 파로스아이바이오의 계획과 목표는 무엇인가?
남 - 신약 개발 부분에서는 올해 PHI-101의 임상 1상을 마무리하고, 임상 2상에 진입하는 것이다. 더불어 PHI-501을 임상 단계로 끌어올리는 것이 단기적인 계획이다. 중장기적인 부분에서는 케미버스 플랫폼의 고도화가 있으며,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새로운 타겟 및 파이프라인 확보를 준비하고 있다.
이 외에도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인공지능 신약 개발의 선도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향후 해당 분야의 대표적인 키워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