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력(略歷)은 사전적 의미로 '간략하게 적은 이력'을 뜻합니다. 하지만 이 글을 보시는 독자들께선 약력(藥力)으로도 해석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제약·바이오에 관심이 많으신 독자 여러분들이니까요. 실제 오랜 시간과 비용이 투입돼 개발된 약은 유효성·안전성, 임상연구, 마케팅 전략 등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힘(力)'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너의 약력(藥力)은' 코너에서는 스테디셀러 약부터 신약까지 국내외 시장에서 주목 받은 치료제들의 약력(略歷)을 쉽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영어로도 약력은 'Resume'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죠. 그러한 의미를 살려 자기소개 형식으로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저는 화이자 성장호르몬 치료제 '엔젤라(소마트로곤)'입니다. 성장호르몬 치료제는 말 그대로 성장호르몬 결핍이나 다양한 원인에 의해 생긴 저신장증을 치료하는 약물이에요.
저의 특징은 주 1회 투여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충분한 용량으로 가급적 오랜 기간, 빠짐없이 치료를 유지하는 것이 효과적인데요. 대부분 성장호르몬 주사는 매일 투여해야 하므로 성장기 아동들에게 육체적, 심리적 부담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죠.
낮은 순응도는 충분한 치료 효과를 얻지 못하고 의료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어요. 그래서 치료 순응도를 개선하는 전략이 필요해요.
저는 C-말단 펩타이드(C-terminal peptide, CTP) 기술로 성장호르몬의 반감기를 연장했답니다.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인간 융모성 생식선 자극호르몬(hCG)에서 파생된 3개의 CTP와 인간성장호르몬이 융합된 형태로 구성, 성장호르몬 수용체에 결합해 성장과 신진대사에 변화를 일으키는 단계적인 반응을 일으킨답니다.
◆ 약력 하나, 주 1회 투여로 1년에 10.10cm 성장
저는 임상 연구를 통해 매일 투여하는 성장호르몬 제제 대비 비열등한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했습니다.
한국을 포함한 21개 국가에서 사춘기 이전의 소아 성장호르몬 결핍 환자 22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다기관, 무작위배정, 공개라벨 3상 임상을 통해서인데요.
결과에 따르면, 12개월 시점 엔젤라 투여군의 연간 키 성장 속도는 10.10cm/year, 매일 투여하는 성장호르몬(소마트로핀) 투여군은 9.78cm/year로 연간 평균 키 성장 속도 차이가 0.33cm(95% CI: -0.24, 0.89)였어요.
엔젤라 투여군의 6개월 및 12개월 표준편차점수(Standard Deviation Score, SDS) 변화는 대조군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답니다. 사전 지정된 하위그룹 분석(prespecified subgroup analysis)에서도 엔젤라 투여군과 대조군의 키 성장 속도는 연령, 성별, 성장호르몬 분비 수치와 상관없이 유사했으며, 엔젤라 투여군과 대조군은 유사한 안전성 및 내약성 프로파일을 보였어요.
◆ 약력 둘, 연간 키 성장 속도 최대 5년 유지
또 저는 연간 키 성장 속도에서도 좋은 유지 효과를 보였어요. 바로 성장호르몬 결핍증 소아 환자 대상으로 한 최대 5년 오픈라벨 연장 연구를 통해서죠.
이 연장 연구 중간보고 결과 엔젤라 0.66 mg/kg/주 용량 투여군의 연간 평균 신장 속도는 저용량 투여군보다 높았답니다 0.66 mg/kg/주 투여군의 평균 신장 표준편차점수(Mean height SDS)는 연장 연구 3~5년까지 각 연도 동안 일관되게 저용량 투여군 보다 높았어요.
또한, 최대 5년 오픈라벨 연장연구 기간 동안 엔젤라는 안전성과 내약성 프로파일 모두 이전 연구와 일관됨을 확인했어요. 대부분의 치료 관련 이상반응은 경증 또는 중등증이었고, 연구 약물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약력 셋, 환자와 보호자에게 높은 선호도 보이는 치료제
이러한 장점들로 저는 환자와 보호자에게도 높은 선호도를 보였어요. 실제 이를 증명한 연구도 있었답니다. 성장호르몬 치료 부담을 평가하는 교차 임상연구였죠.
연구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은 임상시험 시작 시점, 첫 12주가 종료된 후 투여 방식을 변경하기 전, 연구가 끝나는 24주 시점에 양자 임상결과 평가(Dyad Clinical Outcome Assessment, DCOA)와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 및 정도 조사(Patient Global Impression Severity Scale-Impact on Daily Activities, PGIS-IDA) 설문지를 작성했어요.
연구 결과 대부분의 환자·보호자들은 주 1회 주사 일정이 매일 투여하는 주사보다 일상활동, 사회활동, 오락/여가, 외박, 여행 등 가족생활과 환자 생활에도 간섭이 덜하다고 보고했습니다.
엔젤라의 전체 생활 간섭 점수는 8.63(95% CI 5.05, 12.22)인 반면 매일 투여 성장호르몬의 경우 24.13(95% CI 20.61, 27.65)으로, 엔젤라의 환자 생활 간섭 접수가 15점 이상 감소된 것으로 나타나 치료 부담이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확인됐어요(p<0.0001).
특히 DCOA2 영역에서 주사 일정의 편의성 측면에서는 95.2%가 주 1회 제제를 더 선호했어요. 86.9%의 환자와 보호자는 주사를 덜 맞는 것이 매우 유익하다고 답변했습니다.
또한 매일 투여 주사제 대비 주사 펜의 선택 (88.1% vs 11.9%), 선호하는 주사 일정 (91.7% vs 7.1%), 주사 일정을 따르는 용이성 (85.7% vs 9.5%) 측면에서 환자/보호자가 엔젤라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 성장호르몬 치료 순응도 개선 기대
성장호르몬 치료에 있어 치료 순응도는 매우 중요합니다. 키 성장 속도와 선형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에요.
실제 성장호르몬 치료 순응에 따른 키 성장 속도 표준편차 점수(HVSDS, Height Velocity Standard Deviation Scores) 연구에 따르면, 치료 순응도가 높은 환자(투여를 놓친 횟수가 주 1회 이하)는 치료 순응도가 낮은 환자(투여를 놓친 횟수가 주 3일 이상) 대비 좋은 HVSDS 점수를 보였어요. 즉, 치료 순응도가 낮으면 환자의 선형 성장이 저해되는 것이죠.
성장호르몬 치료의 낮은 순응도는 치료 효과를 감소시키고, 의료비용을 증가시키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요. 따라서 임상적으로 환자에게 도움을 주려면 치료 순응도를 개선하는 전략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주 1회 투여하는 지속형 성장호르몬 제제는 순응도와 지속성을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치료 순응도를 높이는 저의 활약을 많이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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