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엔허투 이을 제2, 3호 ICER 탄력 적용 신약 나올까

ICER 임계값 5000만원 초과 적용 신약 대기 주목 
ADC 항암제·ATTR-CM 치료제 등 약평위 통과 여부 관심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4-07-22 11:59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ADC 항암제 '엔허투(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에 이어 ICER 탄력 적용을 받는 혁신신약이 탄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개선이 입증된 약임에도 경제성평가에 가로막혀 건강보험 급여권 진입이 힘든 신약에 대해 정부가 엔허투를 시작으로 혁신신약 적정가치 인정에 나섰기 때문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CER 탄력 적용을 기다리는 치료제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ICER란 점증적 비용-효과비(Incremental Cost-Effective Ratio)의 준말로 급여 여부를 가리는 경제성평가 지표로 사용된다. 

국내 급여 여부가 적용되는 ICER의 공식적인 임계값은 없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의약품 선별등재제도 도입 이후 15년간(2007년~2021년) ICER 중앙값을 살펴보면, 일반 치료제 28개 성분의 ICER 1597만원이다. 항암제 32개는 4516만원, 희귀질환 치료제 12개의 중앙값은 3232만원이다. 

특히 ICER 임계값은 5000만원 이하인 경우에만 비용효과성에서 ‘합격’을 받아 왔다. 사실상 5000만원 이하여야만 신약이 기존치료제에 비해 효과적이란 의미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ICER 임계값인 5000만원이 10년 전 기준에 맞춰져 있다는 비판이 있어 왔다. ICER 값의 근거가 되는 국내 1인당 GDP가 2013년 기준으로 상계돼왔기 때문이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을 통해 '혁신성 인정 신약'은 ICER이 일정 수준을 초과해도 경제성을 인정하고 건강보험에 신속하게 등재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혁신성 인정을 받은 첫 신약이 엔허투다. 업계에 따르면 당시 엔허투의 ICER 임계값은 5500만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엔허투는 신약으로서 처음으로 ICER 탄력 적용을 받으며 지난 4월 급여가 적용됐다.    

업계로선 제2, 제3의 엔허투 사례를 기대하는 상황. ICER 탄력 적용을 기다리고 있는 신약은 삼중음성 유방암 치료제 '트로델비(사시투주맙 고비테칸)' 방광암 치료제 '파드셉(성분명 엔포투맙 베도틴)', ATTR-CM(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 심근병증) 치료제 '빈다맥스(타파미디스)' 등이다.  

트로델비와 파드셉은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해 약평위 소위 단계에 진입한 상황이다. 빈다맥스도 지난해 4월 약평위에 상정됐으나 한 차례 불발됐다. 

이들은 정부가 내건 혁신신약 우대조건인 ▲대체 가능하거나 치료적 위치가 동등한 제품 또는 치료법이 없는 경우 ▲생존기간의 상당 기간 연장 등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개선이 입증된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신속심사로 허가된 신약(GIFT) 또는 미국 FDA의 획기적의약품지정(BTD), 유럽 EMA의 신속심사(PRIME)로 허가된 경우 등에 모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의료계는 ATTR-CM의 경우 2020년 8월 빈다맥스가 국내 유일하게 관련 허가를 받았지만, 약 4년이 지난 지금까지 비급여 상태로 머물러 있어 급여가 필요하다고 했다. 

윤종찬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메디파나뉴스와의 서면질의에서 "희귀질환 치료제의 경우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기존 치료제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존 치료제와 비교하는 일반적인 경제성평가 분석에 제한이 있다"면서 "정부가 혁신적인 희귀난치질환 신약에 대한 경제성평가 우대의 의지를 밝힌 만큼 ATTR-CM환자들도 이에 대한 혜택을 신속히 받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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