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임현택 회장 변호사비 유용 논란…대의원회 예의주시

임현택 회장 변호사비 유용 논란, 해명 불구 지속
대의원회 운영위, 17일 회의서 논의 예정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4-08-07 05:57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해명하고 나섰지만, 변호사비 유용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임 회장을 둘러싼 논란이 반복적으로 이어지자 대의원회에서도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6일 의협은 임 회장 변호사비 지원 관련 설명자료를 내고 변호사비 셀프 의결 논란 해명에 나섰다. 지난 5일 명예훼손 고소 대응 변호사비 관련 설명자료에 이은 두 번째다.

6일 언론을 통해 제기된 논란은 지난 2월 27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업무개시명령 위반, 업무방해 교사 및 방조 혐의 등으로 고발당한 데 대한 건이다. 해당 사건 법적 대응 비용 3000만원을 취임 후 임 회장이 최고결정권자인 상임이사회에서 셀프 의결했다는 지적이다.

의협은 이에 대해 의대정원 증원 저지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의결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비대위에서 김택우 위원장, 박명하 조직위원장, 주수호 언론홍보위원장, 임현택 위원, 노환규 전 의협 회장 등 5인에 대해 동일하게 3000만원 지원을 결정했고, 의협 대의원회에도 보고된 사항이라는 것이다. 다만 인수인계 없이 비대위 해산과 임 회장 취임이 이뤄져 당시 의결된 금액으로 지원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지난 4일 제기된 논란이다. 임 회장이 자생한방병원과 시민단체로부터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고발당한 2개 사건 변호사 선임 비용을 의협에서 지원키로 한 건이다. 

임 회장은 지난 4월 당선인 시절 인수위원회 차원 입장문을 통해 한방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필수의료 위기 상황에서 과학적 근거와 유효성이 없는 첩약 시범사업에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한다며 비판한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임 회장은 '국민 호주머니를 털어 항간에 소문이 도는 이원모씨와 관련된 자생한방병원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조치가 아닌지 보건복지부는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신중식 자생의료재단 명예회장 사위인 이원모 대통령비서실 인사비서관과 정책 추진 관계에 의문을 표한 것. 이에 대해 자생한방병원이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했다.

시민단체 고발 건의 경우 지난 6월 맥페란 판결에 분개한 임 회장이 SNS에 '환자 치료한 의사한테 결과 나쁘다고 금고 10개월에 집유 2년? 이 여자 제정신인가'라는 게시글을 올려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당한 건이다.

의협은 자생한방병원 건은 회장 부재 상황에서 당선인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고, 시민단체 고발 건은 따로 해명하지 않았다.

반면 의료계 안팎에선 다른 해석도 제기된다.

과거 의협 임원을 지낸 관계자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지원 정당성을 따져봐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의협 정관에 회원 소송을 지원할 수 있는 규정은 있지만, 실제 적용된 건 대부분 민사소송이었다. 실손보험 관련 소송 등 판례로 남아 의료계 전반에 영향을 몰고 올 수 있는, 회원 전체 권익 저해에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경우만 해당됐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자생한방병원 건은 그야말로 뇌피셜을 언급해 고소당했는데, 이런 형사소송을 지원한 사례는 없던 걸로 기억한다"며 "과연 협회가 도와줄 일인지 따져볼 문제"라고 언급했다.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서도 반복되는 논란에 우려 목소리가 나왔다.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관계자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지원 정당성도 논란 소지가 있지만, 정당성 여부를 떠나 아쉽다는 평가를 내놨다. 의정갈등 국면으로 의협을 향한 주목도가 높은 상황에서 경솔한 결정이었다는 지적이다.

대의원회 운영위 관계자는 "의료계 일거수일투족에 언론이 주목하는 상황이고, 당연히 말이 나올 수 있는 사안이었다. 경솔하지 않았나 싶다"며 "짊어질 필요 없는 부담을 짊어졌다. 자꾸 이런 부담이 생기는 것은 좋지 않다"고 우려했다.

대의원회 운영위는 오는 17일 회의에서 이 문제를 짚고 넘어갈 예정이다. 다만 김교웅 의장은 더 큰 논란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 의장에 따르면 임 회장은 당시 비대위가 의대정원 문제만 다루고, 협회는 회장이 부재해 당선인으로서 현안 대응을 위해 나섰다며 앞으로 유의하겠다고 해명했다. 운영위원들도 집행부 설명을 듣는다면 특별히 문제를 키울 것 같진 않다는 시각이다.

김 의장은 "해당 사안에 대해 보고를 받고 재발 방지를 논의하는 정도로 넘어가지, 특별히 논란이 커질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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