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성 부재 의협…임현택 회장 불신임론 다시 고개

전공의·의대생, 여야의정 협의체 의협 대표성 사전 차단
불신임 청원 회원 민의, 12일 공개…트리거 가능성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4-09-12 05:58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 불신임론이 다시 고개를 들 전망이다. 전공의·의대생과 간극을 좁히지 못하며 의대정원 등 사태 해결에 역할이 불분명해지자 '이대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모습이다.

11일 조병욱 의협 대의원은 임현택 회장 불신임 청원에서 모인 의견을 이번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조 대의원은 지난달 28일 온라인으로 임 회장 불신임 청원을 추진한 바 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 청원은 회원 4분의 1 이상 또는 재적대의원 3분의 1 이상이 발의해야 성립한다. 결정에는 재적대의원 3분의 2 이상 출석과 출석대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애초부터 조 대의원이 추진한 방식은 사실상 통과보단 회원 민의 수렴에 가깝다. 회원 4분의 1 이상 동의로 불신임안이 발의되더라도 결국 결정은 대의원회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실제 조 대의원은 청원안에서부터 의견수렴 목적의 청원이라는 점을 밝히고 있다.

조 대의원은 오는 12일 그동안 모인 불신임 찬반 의견을 공개, 회원 민의를 대의원들에게 알린다는 방침이다. 단 불신임안을 직접 발의하진 않을 계획이다.

조 대의원은 "공개 목적은 대의원회에 회원 의견을 전달하기 위함"이라며 "트리거가 될 순 있겠지만 직접 불신임안을 발의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임 회장이 당면한 지적은 전공의·의대생과 대립으로 인한 의협 대표성 부재다. 국회와 정부가 의료대란 출구로 마련하는 여야의정 협의체가 구성되더라도 임현택 회장 집행부는 의료 정상화를 위한 핵심 요건인 전공의와 의대생 복귀를 논의할 수 없기 때문.

실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여야의정 협의체 논의가 급물살을 타자 임 회장 집행부와 미리 선을 그어 대표성을 부인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지난 10일 SNS를 통해 "임현택 회장은 사직한 전공의와 의대생을 대표하지 않는다. 그 어떤 테이블에서도 같이 앉을 생각이 없다"며 "임현택 회장과 집행부는 전공의와 의대생을 삼가시길 바라며, 임현택 회장의 조속한 사퇴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 입장문에는 손정호, 김서영, 조주신 등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비상대책위원장 3인도 함께 이름을 올렸다.

박 비대위원장은 지난달 의협 비대위 구성 임시대의원총회에서도 등장해 대의원회에 임 회장과 함께할 수 없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당시 박 비대위원장은 "회장과 집행부는 그 역할이 있다. 감당하지 못하면 물러나야 하고, 물러나지 않으면 끌어내야 한다"며 "대의원 여러분께서 이제는 결단을 내리셔야 할 것 같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본인 면피에 급급한 무능한 회장과 함께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역의사회에서도 '누군가 대신해야 하지 않겠나'란 목소리가 나온다. A 지역의사회장은 "정부와 대화 창구가 있어야 하는데 의협은 전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 같은 상황에선 대내외적으로 신뢰받지 못한다면 누군가 대신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언급했다.

불신임안이 발의되면 통과 가능성도 충분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우리 지역은 임 회장을 지지하는 비율이 15%도 되지 않는다"며 "불신임안이 통과되려면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한데, 우리 지역만 놓고 보면 이미 넘은 분위기다. 자리만 만들어지면 통과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불신임이 의결될 경우 이후 대안으로는 의약분업 당시와 같은 공동위원장 체제도 거론된다. 사태가 해결될 때까진 보궐선거보다 회장이 없는 체제로 모두가 사태 해결에 주력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단 주장이다.

B 대의원은 "만약 불신임이 추진되고 결정된다면, 사태가 해결될 때까진 의약분업 때처럼 공동위원장 체제로 가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사태 해결을 위해선 집행부가 구성되고 나머진 빠지는 식이 아닌, 의료계 모든 리더격 인물이 다같이 일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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