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중독 치료 수가, 또 오를까…정부 "검토 중"

권역별 치료보호기관 상당수, 월평균 환자 수 '0명'에 가까워
국감서 "무용지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는 지적 나와
치료보호기관 관계자, "마약류 중독 치료에 뛰어들 유인 없어"
"마약류 사범 줄이기 위해 치료 중심 근본적 대책 필요한 상태"
정부, 최근에 마약류대책협의회서 치료 수가 인상 밝힌 바 있어

문근영 기자 (mgy@medipana.com)2024-10-17 05:56

[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 마약류 중독 치료 수가에 재차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지원 부족으로 마약류 중독 치료보호기관이 제 역할을 못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가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어서다.

16일 국정감사 서면질의 답변서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마약류 중독 치료보호기관 지원 규모 개선 계획에 대해 "향후 치료보호기관의 적극적인 마약류 중독 치료를 유도하기 위해 치료 수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답변이 나온 배경엔 맡은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마약류 중독 치료보호기관이 있다. 최근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복지부에서 받은 정보를 재구성한 '권역별 치료보호기관 현황'은 관련 내용을 보여준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지정한 마약류 중독 치료보호기관 32개 중 상당수는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월평균 이용 환자 수가 0명에 가까웠다. 월평균 이용 환자 수가 두 자릿수 이상인 병원은 2곳에 불과했다.

권역별로 구분 시, 마약류 중독 치료보호기관 월평균 이용 환자 수가 전무한 지역도 있다. 해당 지역은 경기도, 강원도, 충청북도, 경상북도, 제주도, 광주광역시, 울산광역시다.

장 의원은 이와 관련해 지난 9일 국정감사에서 "치료보호기관으로 지정된 곳을 살펴보니 인천에 있는 인천참사랑병원, 경남 창녕군 국립부곡병원 2개 말고는 월평균 이용자 환자 수가 거의 평균 한 명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32개 기관에서 치료보호를 하고 있는데도, 한 기관에 한 명 정도가 한 달에 치료를 올까 말까 하는 상황이라면, 이 제도 자체가 무용지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 일선 병원 "마약 중독 치료 나설 이유 없어"

마약류 중독 치료보호기관 관계자는 이같은 상황이 발생한 이유 중 하나로 '지원 부족'을 꼽았다. 김재성 인천 참사랑병원 진료과장은 최근 국정감사에 출석해 "고된 진료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뒤따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한지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사실상 치료보호를 진행하는 병원이 2곳밖에 없다"고 지적한 것에는 "민간의료기관들이 적극적으로 마약 중독 치료에 뛰어들 유인이 없도록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보호기관에서 마약류 중독 환자를 받는 경우 일반 환자 진료에서 얻는 수익이 감소하기에, 정부가 지원을 통해 민간의료기관이 마약류 중독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장종태 의원은 같은 맥락에서 "중독자들은 난민 신세고, 병원에선 마약 치료에 손대지 않는 게 합리적 경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마약류 사범을 줄이고 재범률 등을 낮추기 위해선, 치료 중심의 근본적 대책이 필요한 상태"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간 마약류 중독 치료 수가 인상 논의가 없었던 건 아니다. 지난해 복지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 대상자 치료비를 건강보험 급여목록에 넣었다.

당시 정부는 의료기관에 치료비 지급, 수가 개선 등 보상을 통해 치료 기피 현상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면서 치료보호기관 확충 및 운영 활성화를 위한 예산 마련 등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마약류 치료보호 대상자 치료비 건강보험 적용은 지난 8월부터 실시됐다. 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마약류대책협의회는 지난 6월에 마약류 관리 방향을 점검하며, 이같이 발표했다.

해당 자료에서 정부는 치료비 지원을 통해 지방자치단체 치료비 미지급으로 인한 마약류 중독치료기관 폐업 우려, 이로 인한 치료 공백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관련기사보기

식약처, '마약류 관리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식약처, '마약류 관리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11일 입법예고했다. 같은 날 식약처는 해당 법안에 '부토니타젠' 등 33종 물질을 마약·향정신성의약품·원료물질로 신규 지정하는 내용을 담았다며, 내달 20일까지 의견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 주요 내용은 마약 등 신규지정을 비롯해 마약류통합정보센터에서 관계 기관에 요청할 수 있는 정보 범위 확대, 하수역학 마약류 사용 행태조사 내용 등이다.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국제 연합(UN)에서 통제물질 등으로 분류하거나, 임시마약류 중 신체적 또

[국감] DUR 중복처방 사각지대에 마약류 과다처방 심각

[국감] DUR 중복처방 사각지대에 마약류 과다처방 심각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마약류 과다처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DUR 중복처방 사각지대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다. 16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마약류인 펜타닐 패취제와 부프레노르핀 패취제를 과다처방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는 수백, 수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 의원이 제출받은 마약류 패취제 초과사용 현황을 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 년간 펜타닐 패취제를 연간 122매(1매당 3일)를 초과해 사용한 수진자는 755명이었다.

[국감] 병원 돌면서 마약류 쇼핑…1인당 평균 5658개 약 처방

[국감] 병원 돌면서 마약류 쇼핑…1인당 평균 5658개 약 처방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식욕억제제, ADHD 치료제, 수면진정제 등 주요 마약류 의약품을 2023 년 가장 많이 처방받은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며 이른바 '마약류 쇼핑' 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ADHD 치료제(성분명 메틸페니데이트)는 상위 20명이 52곳 의료기관을 방문해 1인당 평균 5658개 약을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3 년 ADHD 치료제를 처방받은 전체 환자의 평균 처방량 (260

[국감] 마약류 중독 진료 1년간 3천여 명 "사후관리 개선 시급"

[국감] 마약류 중독 진료 1년간 3천여 명 "사후관리 개선 시급"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지난 한 해 마약류 사범이 2만7000명에 달하는 등 마약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마약류 중독자 사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국에서 마약류 중독으로 진료 받은 사람은 입원·외래 환자 각각 3155명·3226명에 달한다. 마약류 중독자들이 개인정보 노출을 꺼려 비급여 진료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마약류

마약류 오남용 예방 교육, 행동·인식 변화 끌어내

마약류 오남용 예방 교육, 행동·인식 변화 끌어내

마약류 오남용 예방 교육이 초등학생을 비롯해 중·고등학생 행동·인식 변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마약류 오남용 예방 교육 효과 점검 및 사업 추진 전략 수립을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며, 전체 응답자 90%가 행동·인식 변화와 동기를 보이는 등 유의미한 결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는 학교에서 마약류 오남용 예방 교육을 받은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 4만727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식약처는 정보 무늬(QR 코드)를 활용해 교육 내용 이해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등 식약처 소관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등 식약처 소관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등 식품의약품안전처 소관 법률 개정안이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같은 날 식약처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국가에서 마약류 중독으로 치료 보호나 치료 감호를 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사회 복귀 및 재활을 위한 사후 관리체계를 마련하도록 명문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개정에 대해 마약류 사범이 건전한 사회 구성원으로 복귀해 범죄를 다시 저지르지 않도록, 정부가 사회 재활 등 사후관리 진행하도록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의료기기법', '화장품법',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