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가 오는 25일 종감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번 국감에서는 정책질의 과정에서 질문에 웃음이 새어 나오는 상황도, 답변이 정회로 이어지는 상황도 연출되며 이목을 모았다.
◆살려 주세요
복지위 국감이 시작된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 질의는 국감장에 웃음을 퍼트렸다.
인 의원은 바이오헬스 분야 창업기업과 의료인을 잇는 개방형 실험실 구축 사업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성과도 좋고 기업 만족도도 높은 사업을 평가도 제대로 하지 않고 사장시킨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도 성과가 좋았던 점에 공감하며 예산 심의 과정에서 잘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인 의원이 "기재부에서 그렇게 오래 계셨는데 뭐 하고 계셨냐. 다 자른 것 알고 계셨냐"고 묻자 조 장관은 웃으며 "그런데 이번에 복지부 예산이 되게 많이 늘었다"며 "설명을 잘 못했던 것 같다. 보완해서 설명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인 의원은 "이것 살려 주세요"라고 재차 직접적으로 요청하자 웃음이 새어 나왔고, 조 장관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관님이 의사 면허 취득한다면?
같은 날 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인기과 쏠림 원인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조 장관에게 의사 면허를 취득한다면 어떤 과를 지원하겠냐 묻기도 했다.
신 의원은 대표적 인기과인 '피안성(피부과·안과·성형외과)·정재영(정신과·재활의학과·영상의학과)'을 언급하며 "장관님이 의사면허 취득한다면 무슨 과목 지원할까 생각해 보신 적 있나"라고 물었다.
조 장관은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근무여건도 좋고 소득도 올릴 수 있는 쪽으로 몰리지 않겠나"라고 답했고, 신 의원은 웃으며 "역시 기재부 출신 장관님이라 수익을 고려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이어 인기과 쏠림과 필수의료 양극화 현상을 유발하는 의료체계 문제점을 짚으며 "이런 선택을 젊은 의사들 개인으로만 비난할 수 있겠나"라고 물었고, 조 장관은 "그럴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강요는 강한 요청이라는 뜻이었다
웃음을 퍼트린 발언이 있었던 반면 예상 밖 지점에서 나온 발언이 논란을 빚어 정회로 이어지기도 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정기석 이사장은 18일 야당 의원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보인 태도와 발언으로 여야 의원에게 뭇매를 맞았다.
이날 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건보공단이 제출한 뇌·뇌혈관 MRI 급여확대에 따른 효과 검토 자료를 토대로 초음파나 MRI 급여확대 전후를 비교할 때 촬영 환자 수는 증가했지만 허혈성뇌졸중 조기발견 비율이 증가했다는 점을 들어 '문재인 케어'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먼저 해당 자료에서 언급된 '일시적 허혈 상태'라는 개념이 조기발견이라는 개념과 임상적으로 다르나 연구원에 의사가 없어 개념을 잘못 잡은 부분이라며 양해를 구했다. 그러면서 급여 확대로 병이 많이 발견된 것처럼 나오지만 비급여를 포함하면 유의미한 증가는 없었다고 답했다.
강 의원이 "개념이 잘못된 자료를 바탕으로 국정감사 하라고 제출했다는 거냐"며 따져 묻자 정 이사장이 "자료를 급하게 요청하셔서 보완을 지시했음에도 그 상태로 금요일 밤에 늦게 나갈 수밖에 없었다"고 답하며 문제가 커졌다.
민주당 신동근 보건복지위원장은 강 의원 문제제기에도 오후까지 자료를 보완해 제출해달라며 원활한 진행을 유도했으나, 정 이사장이 웃으며 분석에 오랜 기간이 걸리는 자료라고 답하자 답변 태도 지적까지 나왔다.
해석에 문제가 있는 자료를 왜 제출하냐는 신 위원장 질타에 정 이사장은 "자료제출을 상당히 강요받았기 때문"이라고 답했고, 야당 성토가 쏟아지며 결국 정회로 이어졌다.
정회 후 사과하는 과정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정 이사장은 "강요하는 것은 강한 요청이었다는 뜻이었는데 다르게 해석될 줄 정말 몰랐고 강선우 위원님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민주당 고영인 간사는 "강요라는 게 강한 요청을 한다는 긍정적 의미냐. 평상시 건보공단 운영하면서 직원들에게 사안을 강요하시나"라면서 "다시 사과하라"고 지적했다.
정 이사장은 "모든 위원님들께 사과드린다"고 재차 사과하며 상황이 마무리됐다.
◆강요가 무슨 뜻인지 아세요
강요라는 단어로 인한 논란은 다음날 보건 산하기관에서도 불거졌다.
이날 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이재태 한국보건의료연구원장이 과거 정호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 작성한 SNS 글을 조명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뒤 '신현영, 고민정, 강선우 등 젊은 여성 의원들이 돌격대가 되어 각종 의혹을 제기했고, 대답하기 어려운 요상한 질문을 하고, 답을 머뭇거리면 답을 강요했다. 의혹을 부풀리고 시비성인 질문들이 많다'는 글을 게재했다.
강 의원은 여성의원, 돌격대, 답을 강요했다, 의혹을 부풀리거나 시비성인 질문이 많았다는 등 표현을 지적하며 유감을 표했다.
이 과정에서 강 의원은 "강요가 무슨 뜻인지 아세요"라고 물었고장내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이 원장은 "어제도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런 뜻은 아니었다"며 "개인적인 생각을 쓰는 SNS가 이렇게 나중에 문제가 될 줄 몰랐다. 과도한 표현으로 여러 의원님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