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이 꿈을 이뤘다.
일산병원은 지난 5월 보건복지부로부터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추가 선정된 이후 법정기준인 시설, 장비, 인력 확충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지난 10월 24일 최종 지정받았다.
일산병원은 오래도록 준비해 온 '완결형 권역응급의료센터'를 보여줄 수 있게 돼 자축했다.
지난 2일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심포지엄에서는 우리나라 응급의료의 현실과 과제가 적나라하게 공개됐다.
우리나라는 29개 응급의료권역을 단위로 나눠 지역별 응급의료기관을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권역응급의료센터는 42개소로 전국적으로 분포돼 있다.
권역응급의료센터는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하는 책임 응급의료기관으로 상급종합병원, 300병상을 초과하는 종합병원 중에서 지정된다. 센터는 중증 응급환자 중심의 진료와 재난 대비·대응 등을 위한 거점병원 역할을 담당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3월 '제4차 응급의료 기본계획' 발표를 통해, 전국 어디서나 최종 치료까지 책임지는 응급의료를 강조한 바 있다. 중증응급환자의 치료 성과를 개선하고 신속하고 적정한 이송을 가능하게 하며, 지역 응급의료 거버넌스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복지부 응급의료과 김현철 사무관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는 중증응급 수술 등 최종 치료가 가능한 전문 인력이 병원별 2~3명에 불과해 모든 병원에서 전 분야 24시간 응급대응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아울러 응급의료기관 지정 기준에는 최종 치료 역량이 반영되지 않아 중증응급환자를 수술 불가능 등의 이유로 수용 거부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왔다.
응급의료기관 종별 간 기능도 불분명해 대형병원 응급실로 모든 중증도 환자 쏠림이 심화됐고, 적정 종별로의 전원에 대한 지원은 부족했다.
비용 대비 수입이 낮은 응급의료의 특성상, 응급환자 관련 시설, 인력에 대한 의료기관의 투자 유인이 부족하다는 문제도 있었다.
복지부는 응급의료에 대한 전반적인 손질을 예고할 정도로 이 문제를 극복하려는 의지가 강한 편이다.
먼저 복지부는 이송 및 수용의 경우 지역 맞춤형 이송지침을 마련하고, 이송 중인 응급환자에 대한 병원의 수용 책임을 강화하고 있다. 그리고 이송과 수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의 통합 관리를 시작한다.
응급의료기관의 경우 수술, 시술, 입원 등 후속 진료과의 최종 치료 역량까지 포괄하도록 전면 개선했으며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 의료질평가 항목에 중증응급환자를 포함시켰다.
지역 내 병원 간 협력 네트워크도 제고했다. 최종 치료 제공이 어렵거나 부적정한 경우 적정한 타기관으로 전원할 수 있도록 관련 보상을 확대한다.
이와 관련 경기 서북에서는 일산병원이 새롭게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되면서 기대감이 높은 편이다.
복지부 응급의료과 김현철 사무관은 "응급의료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과도기가 될 것 같다. 경기 서북에서 일산병원이 제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일산병원 한창훈 진료기획실장은 일산병원이 '완결형 권역응급의료센터'의 본보기가 되기를 소망했다.
경기도의 경우 동북부의 응급의료시설 수가 적고 접근성이 낮은 편이다. 권역센터 경증환자 수용으로 병상이 부족했고, 전원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응급의료 전문 의료진이 부족하다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일산병원이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추가 지정되면서, 중증 응급환자 최종 치료 제공률 향상과 응급의료 지역 격차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일산병원은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받기 위해 오래도록 준비를 해 왔다.
한 진료기획실장은 "일산병원은 효율적이고 혁신적인 응급의료센터를 지속 구축 중이다. 권역 내 최고의 완결헌 진료 제공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과 지역책임의료기관 운영 경험이 발판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완결형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성공 열쇠로 ▲응급의료 전문 인력(시스템, 인력) ▲응급의료 인프라(시설, 장비) ▲응급의료 체계(의료 전달, 보상)을 꼽았다.
그런 점에서 한 진료기획실장은 일산병원이 이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고 자신했다.
일산병원 응급의료센터는 1층 응급의료센터, 감염대응 음압소생실 및 격리실, 2층 응급전용 응급중환자실, 응급전용 입원병실, 3층 하이브리드 시술/수술실, 응급전용 수술실을 구비하고 있다.
여기에 배후 진료가 가능한 인프라와 인력이 있다.
5명의 중환자 세부전문의로 구성된 '중증 입원 외상 중환자팀'이 대표적. 심뇌혈관질환 진료에서도 하이브리드 수술센터, 심부전과 이식 전문의 상주, 재관류치료 뇌졸중 센터, ER-SAVE/In-SAVE 팀이 만들어져 있다.
일차의료기관, 지역 2차병원, 권역 책임의료기관 간 지역 네트워크도 강점이다.
일산병원은 진료 권역 내 유일한 소아외과 전문의를 보유한 병원이다. 이에 고양시 소재 의료기관과 협력해 소아응급진료체계를 주도적으로 구축했다.
일산병원은 경기 서북부 공공의료기관과 'AI 기반 응급의료 네트워크'에도 나서고 있다.
일산병원은 경기도 서북부 지역 주민(약 217만 명) 절반 이상이 고양시로 원정 진료를 받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의정부병원, 파주병원, 포천병원 등 서북부 지역을 연결하는 인공지능 기반 응급의료 네트워크(AI 핫라인)를 운영하고 있다.
이 핫라인은 ▲AI 응급서비스 ▲의료 AI 솔루션 ▲클라우드 병원정보시스템으로 정리할 수 있다.
'AI 응급 서비스'는 경기 서북부를 아우르는 응급환자 전원 시스템을 총괄할 수 있다. ER 키오스크 설치 연결로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고, EMS 적용 모바일 키오스크로 이송 중인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의료 AI 솔루션'은 심뇌혈관질환 관련 응급환자의 영상 분석 및 중증도 예측 알고리즘을 포함하는 AI 솔루션을 활용하는 것이다.
흉부엑스레이 영상 분석솔루션(LUNIT Insight CXR), AI Brain CT/MRI 영상 분석 솔루션(JLK JBS-01K, JBS-04K등)을 4개 의료기관에 도입했으며, 응급환자의 이상 발생에 대한 빠른 대처 및 이송 결정에 도움이 되고 있다.
심뇌혈관 응급질환자 전원에 대비해 일산병원은 중환자실 병상 자원 최적화를 위한 AI 중증도 예측 솔루션(AI TRICS MORS)도 마련했다. 같은 맥락에서 AI 알람 시스템은 즉각적인 자원 동원이 가능하다.
지역책임의료기관 응급실을 연결하는 '클라우드 병원정보시스템'도 인상적이다.
일산병원은 전원 예정인 응급환자 현황, 검사 결과, 활력징후, 영상 AI 분석 결과 등 조회 가능한 모바일 의료진용 앱을 사용 중이다. 의료진용 앱을 통한 통합뷰어 구축 및 데이터 연계로 전원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의사결정 지원의 최적화를 도모한다.
일산병원 오성진 보험자병원정책실장은 "AI 핫라인은 진료 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만들 것이다. 전문의의 부족으로 신속한 진단과 치료 대응에 어려움이 있었다면, 이 인공지능은 24시간 응급실 대응 문제를 완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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